할인율 4%..국내외 투자자몰리며 조기마감..중간지주사 전환수순 해석도
이 기사는 04월22일(18:00)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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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기 삼성정밀화학 등 삼성그룹의 제조 계열사들이 삼성생명 보유지분 1.63%를 전량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삼성그룹내 금융 및 비금융 계열사간 교차출자 및 순환출자 구조를 해소하는 동시에 중장기적으로 삼성생명을 그룹의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한 수순으로 투자은행(IB) 업계는 해석하고 있다.
2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기(지분율 0.6%)와 삼성정밀화학(0.47%), 삼성SDS(0.35%), 제일기획(0.21%) 등 삼성그룹 계열사들은 이날 장 마감 이후 삼성생명 지분 1.63%를 블록딜(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국내외 투자자에 매각했다.
주당 매각가격은 이날 종가(9만8900원)보다 4% 할인한 가격으로 총 3118억원 규모다. 씨티글로벌마켓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CS)가 매각주관사를 맡았다. IB업계 관계자는 “국내외 투자자들로부터 매각하려는 물량의 두배 반에 달하는 주문이 몰리면서 거래가 조기마감됐다" 고 말했다.
삼성그룹이 삼성생명 지배구조에 손을 댄 건 삼성전기 등이 1999년말 ‘경영참여’ 목적으로 삼성생명 주식을 사들인 지 15년 만이다. 블록딜이 마무리되면 삼성생명의 주요 주주는 이건희 삼성 회장(20.76%) 삼성에버랜드(19.34%) 삼성문화재단(4.68%) 삼성생명공익재단(4.68%) 등으로 간소화된다. 삼성그룹 계열사 가운데 삼성생명 주식을 보유한 곳도 삼성에버랜드 한 곳으로 줄어든다. 상법상 회사가 아닌 삼성문화재단과 삼성생명공익재단이 갖고 있는 지분 9.36%는 계열사 지분에 포함되지 않는다.
이번 지분 매각으로 삼성그룹의 금융·비금융 계열사간 실태래처럼 얽힌 교차출자 및 순환출자 고리도 일부 끊어진다. 삼성전자의 자회사 또는 손자회사인 삼성전기·정밀화학·SDS가 삼성생명 보유주식을 팔면서 ‘생명-전자-제조 계열사-생명’으로 이어지는 순환출자 구조가 해소되기 때문이다.
삼성생명은 또 이날 삼성카드가 보유하고 있던 삼성화재 지분 0.63%(약 711억원)도 취득, 삼성화재 지분율을 10.98%로 끌어올렸다. 이에따라 생명-화재-카드간 얽혀있던 지분 구조가 생명이 카드와 화재를 거느리는 형태로 단순화됐다.
IB업계에선 삼성이 ‘그룹 지배구조 개편’ 속도를 내고 있는 만큼 계열사간 지분 거래가 추가로 나올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앞서 작년 12월 삼성전기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6.38%를 매입해 지분율을 34.41%로 끌어올렸고, 삼성물산은 삼성엔지니어링 지분율을 2.3%에서 7.8%로 3배 가량 늘렸다. 또 제일모직에서 패션사업 부문을 떼어내 삼성에버랜드에 붙인 뒤 전자소재·화학 등 나머지 사업부는 삼성SDI와 합치는 ‘계열사 리모델링 작업’도 벌였다.
IB업계 관계자는 “증권가에선 삼성그룹이 중장기적으로 삼성생명을 ‘중간 금융지주회사’로 만들기 위해 금융·산업간 연결고리를 끊은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며 “삼성생명이 중간 금융지주사가 되기 위해선 상장 금융자회사 지분율을 30%(비금융 자회사는 20%) 이상으로 맞추거나 아예 매각해야 하는 만큼 추가적인 계열사간 지분 정리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유정/정영효 기자 yj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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