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산업] 국내 전시산업 "이제 '질적(質的) 성장모델' 찾아야 할때…"

입력 2014-04-28 03:03  

25日, 한국무역전시학회 춘계 정기학술대회
제2차 전시산업발전 기본계획 위한 정책심포지움 동시에 열려
'전시등급제' 등 다양한 전시산업 발전방안 제시



[이선우 기자] 국내 전시산업이 이제는 '질적(質的) 성장'을 통해 본격적인 글로벌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 25일 삼성동 코엑스(COEX)에서 열린 한국무역전시학회 춘계 정기학술대회(회장 박진성 교수·고려대)에 참가한 관련 업계와 학계 관계자들은 지금까지 국내 전시산업이 전시컨벤션센터 추가 건립 등 하드웨어 투자를 통해 일정 수준의 산업 인프라를 갖췄다고 보고 "이제는 질적인 성장모델을 통해 글로벌화를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국내 전시관련 학계와 업계 관계자 1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이날 행사는 현재 정부가 준비 중인 '제2차 전시산업발전 기본계획' 수립에 앞서 관련 업계와 학계의 의견을 모으는 자리로 마련됐다.

○ 유사·중복 행사 난립… 국내 전시산업 발전 막아

국내 전시산업 발전을 위한 다양한 방안이 제시된 이번 학술대회의 최대 화두는 '질적(質的) 성장'이었다. 산업통상자원부 황병수 과장(무역진흥과)의 기조강연에 이어 진행된 패널토론에서 참가자들은 이구동성으로 국내 전시산업 발전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유사·중복 행사의 난립을 꼽았다.

김형보 코엑스 전무는 한국전시산업진흥회의 연도별 전시산업 통계를 예로 들며 "지난 5년간 유사·중복 행사들이 난립하면서 행사개최 건수는 증가했지만 관람객 수는 5년간 5.6%로 연 평균 약 1% 증가하는데 그쳤다"며 "특히 같은 기간에 국내 행사를 찾은 해외 관람객 수는 3% 수준으로 연평균 증가율이 1%에도 못 미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를 토대로 국내 전시산업이 외형적으로는 성장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 질적인 측면에서는 정체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김 전무는 이에 대한 해결방안으로 "유사·중복 행사 간 M&A나 통폐합이 이뤄질 경우 해당 행사에 대한 지원혜택을 늘리는 등 유사·중복 행사를 줄이기 위한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 '전시회 등급제' 도입으로 객관적 평가기준 마련해야

일부에서는 유사·중복 행사 난립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전시회 등급제' 도입을 주장했다. 전시회 등급제는 행사 규모, 개최횟수, 관람객 수 등 객관적인 지표에 따라 전시회에 등급을 부여하는 것으로 현재 국내 호텔업계에서 운영하고 있는 호텔등급제와 유사한 방식이다.

행사의 질적인 수준을 반영한 전시회 등급제가 도입될 경우 소규모 유사·중복 행사의 난립으로 인해 국내 전시회 참가를 꺼려하던 국내·외 기업과 바이어들이 경쟁력을 갖춘 국내 전시회를 선별할 수 있는 객관적인 근거로 활용될 수 있어 국내 전시회의 신뢰도 제고와 국제화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주장이다.

홍성권 케이페어스 대표는 "유사·중복 행사도 전시산업 발전의 한 부분으로 볼 때 반드시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다"며 "다만 이들이 시장에서 자연스럽게 경쟁하고 평가받을 수 있는 관리시스템으로 전시회 등급제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김봉석 경희대 교수(전시컨벤션경영)는 "전시회 등급제를 운영함에 있어 제일 중요한 것은 객관적인 기준에 의한 평가와 관리 시스템을 갖추는 것"이라며 "업계는 물론 기업과 바이어 모두가 신뢰할 수 있도록 어떤 기준과 시스템에서 제도를 투명하고 효율적으로 운영할 것인지 고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전시주최자 창의성 독려할 수 있는 환경 조성해야

유사중복 행사 난립을 방지하기 위해 국내 전시주최자(PEO. Professional Exhibition Organiser)가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임택 킨텍스 팀장은 "경영여건이 좋지 않은 전시 주최자는 결국 당장의 이익을 쫓을 수 밖에 없고 이런 것들이 유사·중복 행사의 난립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임 팀장은 이어 "전시주최자들이 새로운 전시아이템을 발굴하는 등 창의력을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홍성권 대표도 신규 아이템 전시회에 대한 지원을 통해 유사·중복 행사의 난립을 줄일 수 있다고 봤다. 홍 대표는 "현재 정부는 일정 수준에 도달한 행사에 대해서만 지원하고 있지만 앞으로 창의적인 아이템으로 신시장을 개척하는 행사에 대해서도 행정적, 재정적인 지원을 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신규 전시회를 위한 지원제도가 마련될 경우 창의력 중심의 '도전정신' '벤처정신'이 업계의 새로운 문화로 자리잡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

○ 공급자·수요자 모두 고려한 발전방안 마련해야

전시산업 발전방안 마련에 있어 수요자인 참가기업(Exhibitor)과 관람객(Visitor)을 적극 배려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었다.

그 동안 국내 전시산업 육성을 위한 정책이나 제도가 공급자인 주최자에게만 집중돼 있어 상대적으로 실제 행사의 질적 성장에 기여할 수 있는 영향력 있는 국내·외 기업과 바이어 유치 등 수요자를 대상으로 하는 지원정책은 부족했다는 이유에서다.

임택 팀장은 "그 동안 참가기업이나 관람객 등과 같은 수요자에 대한 정책적, 제도적인 배려가 부족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성공적인 전시회는 결국 참가기업과 관람객이 만들어 나가는 것인 만큼 제2차 전시산업발전 기본계획은 공급자와 수요자 모두를 감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홍성권 대표는 전시산업 내 빅데이터 생성과 연구에 대한 필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정부가 매년 50∼6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전시산업을 지원해 오고 있지만 전시산업의 다양한 효과나 가능성을 제시할 수 있는 데이터는 부족한 것 같다"며 "이제부터라도 정부와 관련 업계가 전시산업 내 빅데이터 생성과 이를 이용한 다양한 연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고 주문했다.

황병소 산업통상자원부 과장은 "국내 전시산업이 이제 질적 성장을 추구해야 할 때라는 의견에 전적으로 동의한다"며 "현재 준비 중인 제2차 전시산업발전 기본계획도 이 점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전시산업이 그 자체로서의 기능 이 외에 새로운 가치를 창출해 나갈 수 있도록 마이스(MICE) 산업과의 융·복합 방안도 적극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선우 기자 seonwoo_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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