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만 찾던 유커들, 'K-스타일'에 꽂혔다

입력 2014-05-08 21:59   수정 2014-05-09 03:46

노동절 연휴, 중국인 쇼핑 패턴 들여다 보니

2030 관광객 비중 늘고
한류 영향 … 트렌드 동조화

구매건수 기준 분석해보니
스타일난다, MCM 꺾어



[ 유승호 기자 ]
8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영플라자 2층 ‘스타일난다’ 매장. 평일 오후인데도 원피스 블라우스 등을 고르는 중국인 여성들로 붐볐다. 스타일난다는 원피스 한 벌이 5만~8만원으로 비교적 저렴한 데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10~20대 여성에게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브랜드다.

해외 명품에 집중됐던 중국인 관광객(유커)의 쇼핑 수요가 국산 중저가 브랜드로 옮겨가고 있다. 유커 중 20~30대 비중이 높아지면서 나타나는 현상 중 하나다. 한류 영향을 받은 중국 젊은 층에서 한국의 젊은 층이 즐기는 브랜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백화점은 지난달 25일부터 이달 6일까지 본점의 중국인 대상 매출을 분석한 결과, 구매 건수 기준으로 스타일난다가 1위를 차지했다고 8일 밝혔다. 이 기간 롯데백화점의 중국인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23.1% 증가했다. 이 기간은 중국 노동절 연휴(4월30일~5월4일)를 전후해 중국인 관광객이 많이 방문한 시기다.

스타일난다가 노동절 국경절 등 중국 연휴 기간에 중국인 구매 건수 1위를 차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 노동절에는 패션잡화 MCM이 1위였고 스타일난다는 2위였다. 스타일난다는 구매 금액 기준으로도 루이비통 프라다 등 명품 브랜드를 제치고 6위에 올랐다.

스타일난다는 온라인 쇼핑몰에서만 판매하다가 2012년 9월 롯데백화점 영플라자에 입점하면서 처음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낸 여성 의류 브랜드다. 화려한 색상과 파격적인 디자인이 특징이다. 고성한 롯데백화점 영패션 상품기획자는 “스타일난다는 가격이 저렴할 뿐만 아니라 화려하고 독특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과도 잘 맞는다”며 “20~30대 중국인 사이에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이 급증하고 있다”고 말했다.

스타일난다에 이어 투쿨포스쿨, 원더플레이스, SM타운, 티디에프, 레드아이 등 국내 브랜드가 중국인이 선호하는 10대 브랜드에 이름을 올렸다. 대부분 젊은 층이 선호하는 중저가 브랜드다. 투쿨포스쿨은 ‘학교에 가기엔 너무 예쁘다’는 이름 그대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을 타깃으로 한 화장품 브랜드다. 원더플레이스는 중저가 의류를 중심으로 여러 브랜드를 모아 판매하는 패션 편집매장이다.

롯데백화점은 중국 젊은 층의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국산 브랜드의 인기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예전보다 소득 수준이 비교적 낮은 계층까지 해외여행을 하면서 중저가 상품을 구매하는 관광객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한국관광공사에 따르면 지난 1~3월 한국에 온 중국인 관광객 중 53.4%가 40세 이하였다.

한류도 중국인 관광객의 브랜드 선호도에 큰 영향을 미쳤다. SM타운은 엑소 슈퍼주니어 등 한류스타를 캐릭터로 활용한 의류를 판매해 중국인 관광객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액세서리 브랜드 레드아이는 드라마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착용한 반지와 헤어밴드로 주목받았다.

반면 명품 등 고가 브랜드의 힘은 약해졌다. 성주DND의 패션잡화 MCM은 지난해 노동절 연휴 기간 중국인들의 구매 건수 1위였으나 올해는 2위로 밀려났다. 샤넬도 7위에서 9위로 두 계단 하락했다.

구매 금액 기준으로는 MCM이 1위를 차지했다. MCM의 금색 로고와 원색 디자인이 크고 화려한 것을 좋아하는 중국인의 취향에 맞는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MCM에 이어 까르띠에, 샤넬, 바쉐론콘스탄틴, 티파니가 중국인 구매 금액 기준 상위권에 올랐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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