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회장 뇌손상 막기 위해 진정치료 중"

입력 2014-05-13 21:26  

심장 기능·뇌파 안정적
며칠 더 수면상태 유지 후 의식 회복 유도할 듯



[ 이준혁 기자 ] 급성 심근경색으로 심장 스텐트(stent·금속 그물망) 시술을 받고 입원 중인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이 진정제 등을 투입해 당분간 깊은 수면 상태를 유지하는 진정 치료를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 의료진은 13일 “저체온 치료 결과 심장 기능과 뇌파는 대단히 안정적”이라며 “상태가 안정기에 들어갔기 때문에 서두르지 않고, 안전하고 완벽한 의식 회복을 위해 당분간 진정 치료를 계속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산소호흡기 달고 진정 치료

이 회장에 대한 치료는 매우 정상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는 게 병원 측 설명이다. 삼성은 이날 오후 2시께 이 회장의 저체온 치료를 종료했다고 공식 발표하는 등 치료 상황을 공개하고 있다.

지난 10일 밤 심근경색을 일으켜 순천향병원에서 심폐소생술(CPR)을 받고 11일 새벽 삼성서울병원으로 옮겨와 입원한 이 회장은 11일 오전 2시7분께 스텐트 시술을 받았고 그 이후 계속 32~33도 정도의 저체온 상태를 유지해왔다. 의료진에 따르면 이 회장은 현재 정상 체온을 유지하면서 산소호흡기를 부착, 깊은 수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의료진은 이 회장의 심장 기능이 회복돼 전날 심폐보조기인 에크모(ECMO)를 제거했다. 현재 의료진은 이 회장이 고령이고 폐암 등 지병이 있었던 점 등을 고려해 일반적인 경우보다 천천히 의식 회복을 유도하는 방식의 진정 치료를 진행 중이다.

오갑성 삼성서울병원 커뮤니케이션실장은 “현재는 의식을 깨우는 게 중요한 게 아니라 뇌 조직에 혹시라도 있을 수 있는 미세한 손상을 최소화하는 조치가 가장 중요하다는 게 의료진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그는 진정 치료 기간에 대해 “단정할 수 없지만 며칠 더 걸릴 것으로 보인다”며 “의료진이 환자의 의식을 회복시킬 시점을 최종 판단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뇌 손상 막는 치료에 주력

의료계에서는 서둘러 의식 회복을 꾀하기보다는 뇌 조직 손상을 막는 데 중점을 둔 치료를 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보고 있다.

나상훈 서울대병원 응급의료센터 교수는 “보통 호흡곤란과 심근경색(심정지)이 발생하면 뇌뿐 아니라 전신으로의 혈액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뇌 손상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며 “심근경색이 오고 심폐소생술을 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제일 중요한데, 뇌에 피가 흐르지 않는 상태가 얼마나 지속됐는지 여부가 뇌 손상 정도를 가늠하는 기준이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측은 이 회장이 순천향병원에 도착한 뒤 심정지 상황이 발생했고 곧바로 심폐소생술을 시행해 최선의 응급 조치가 이뤄졌다고 밝혔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는 “현재 뇌파가 안정적이어서 뇌 손상이 클 것으로 보지 않는다”고 말해 정상 회복에 무게를 두고 치료를 진행 중이라는 점을 시사했다.

고영국 세브란스병원 심장내과 교수는 “에크모를 제거한다는 것은 어느 정도 혈압이 유지됐기 때문에 가능한 조치”라면서도 “하지만 진정제 투약을 중단하지 않고 계속 수면 상태를 유지토록 한 것은 호흡과 혈압을 좀 더 안정화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심근경색에서 심폐소생술까지 걸린 시간이 5분 이내라면 약간의 기억 상실 정도에 그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료 전문가들에 따르면 진정제를 투입하는 진정 치료가 끝난 뒤 통상 하루 이틀이 지나야 환자가 깨어난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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