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일가스에 弗·弗·弗…사모펀드, 에너지 투자 불 붙었다

입력 2014-05-16 20:59   수정 2014-05-17 05:43

기업 인수…인프라 투자…1분기에만 59억弗
세계최대 사모펀드 블랙스톤, 평균 6배 수익



[ 뉴욕=유창재 기자 ]
미국 텍사스주 전력회사 에너지퓨처홀딩스(옛 TXU)는 사모펀드 업계에선 ‘재앙’으로 통한다. 미국의 대표적 사모펀드 KKR과 TPG는 2007년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와 함께 TXU를 450억달러에 사들였다. 사모펀드 업계 사상 최대 규모의 차입매수(LBO·leverage buyout)였다. 사모펀드들은 천연가스 가격에 연동되는 전기값이 계속 오를 것으로 판단했지만 셰일가스 혁명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전기값도 떨어졌고, 에너지퓨처홀딩스는 결국 지난달 파산보호를 신청했다.

KKR과 TPG에 막대한 손실을 안겨준 ‘셰일가스 혁명’이 역설적으로 사모펀드 업계에 또 다른 투자기회가 되고 있다. 사모펀드들은 셰일가스 관련 기업과 인프라가 돈이 될 것으로 보고 원유, 가스, 파이프라인 등 에너지 분야 투자를 늘리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12년 193억달러에서 지난해 131억달러로 줄었던 사모펀드 에너지 투자가 다시 늘어나 올해는 1분기에만 59억달러에 달했다고 1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세계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블랙스톤은 2010년부터 에너지 분야에 공격적으로 투자해 평균 6배에 달하는 투자 수익을 거두고 있다. 일례로 2011년 14억달러를 주고 사들인 셰일 원유 및 가스 생산업체 지오서던을 지난해 디본 에너지에 60억달러에 팔았다. 블랙스톤의 투자 성공사례는 다른 사모펀드들이 에너지 분야에 눈을 돌리는 데 일조했다.

2010년 처음 에너지투자팀을 꾸리기 전까지 이 분야에 별 관심이 없었던 사모펀드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도 에너지를 가장 핵심 전략으로 삼아 투자를 늘리고 있다. 칼라일은 앞으로 2년 동안 에너지 투자 펀드에 70억달러를 조달할 계획이다.

KKR은 에너지퓨처홀딩스 투자실패의 경험을 새로운 투자에 활용하고 있다. 최근엔 에너지 전문 투자회사 퍼스트리저브가 보유하던 발전회사 롱뷰를 6억5000만달러에 인수했다. 롱뷰가 건설회사들과의 소송 등으로 어려움에 처한 상태였기 때문에 퍼스트리저브가 투자했던 금액의 25%에 불과한 가격에 인수할 수 있었다. 에너지퓨처홀딩스 채권을 부실채권 헤지펀드에 헐값에 팔아넘겨야 했던 아픈 기억을 역으로 활용한 셈이다.

사모펀드의 에너지 투자붐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셰일 원유 및 가스 사업은 시추와 파이프라인, 정제설비, 액화설비 등에 대규모 자본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사모펀드 업계에는 놓칠 수 없는 투자 기회다.

지금까지 사모펀드 업계가 에너지 분야에 투자한 금액은 560억달러. 칼라일은 2035년까지 셰일가스 업계가 37조달러의 돈을 필요로 할 것으로 추정했다. 글렌 영킨 칼라일 최고운용책임자(COO)는 “과거 에너지 업계의 최대 과제가 새 에너지원을 찾는 것이었다면 지금은 자본을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선 사모펀드들 간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자산의 가격이 과도하게 오르고 있다고 우려한다. 싼 가격에 자산을 사들여 비싸게 되파는 것이 본업인 사모펀드의 입장에선 투자 리스크가 전보다 커지고 있는 것이다.

뉴욕=유창재 특파원 yooco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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