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인 눈에 비친 인간 부처의 삶…이승하 씨 '불의 설법' 출간

입력 2014-05-19 20:44   수정 2014-05-20 05:15

이승하 씨 '불의 설법' 출간


[ 박상익 기자 ] 진솔하고 쉬운 글로 시적 진정성을 탐구해 온 이승하 시인(중앙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사진)이 열한 번째 시집 《불의 설법》(서정시학 펴냄)을 발표했다.

1부는 부처의 생애를 그린 36편의 시로 구성돼 있다. 그는 지난해 인도를 찾아 부처가 법을 구하러 걸었던 길을 더듬어 시에 담았다. 그가 본 부처의 삶은 ‘길’에 있다. 서른 무렵 출가의 길에 나선 부처는 길에서 제자를 만나고, 길을 가다 멈춰 도를 깨우치고, 길에서 생을 마친다.

‘마부 차익아/생로병사 그 비밀을 모른 채 살아간다면/살아도 산 것이라 할 수가 없고/죽어도 살아보았던 것이라 할 수 없겠다/나 이제 궁중으로 가지 않으련다/세상의 모든 길을 내 집으로 삼겠다고 전하여라’(‘집과 길’ 부분)

수행자로 살던 시절 인간적 면모(‘수자타한테서 공양을 받다’), 자신을 낳고 이레 만에 세상을 떠난 어머니 마야부인을 향한 담담한 그리움도 인상적이다.

‘그저 같이 있다는 것, 얼굴 마주보고/두런두런 이야기 나누고 어깨 주무르고 머리 쓰다듬고/업어보고 업혀보고……/어머니 젖 이레만 빨아본 불쌍한 나를 위해/ 세상 사람들이 그런 이야기 만들어낸 거지요’(‘도리천에서의 3개월’ 부분)

2부에선 ‘삼국유사’ 설화에 나오는 향가 14수와 ‘화랑세기’에 나온 향가 1편을 시인의 눈으로 재해석했다. 재물에 눈이 먼 중생에게 인생의 참뜻과 바른 길을 제시한 ‘우적가(遇賊歌)’는 옛 노래에서 영감을 얻어 현실 세계의 부조리를 풍자한다. ‘우적우적 씹어 삼킨 재물이/지옥으로 떨어지는 근본임을 모른 채/내 배 채우기 위하여 남의 등을 치는’.

박상익 기자 dir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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