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스타일리스트 신우식 "대기업 그만두고 일본行…뭐든지 10년은 해봐야"

입력 2014-05-25 09:36  


국내에서 최고의 평가를 받고 있는 스타일리스트 신우식(43·사진). 그와 인터뷰 약속이 잡힌 이후 어떤 옷을 입고 가야 하는지부터 고민이 됐다. 화려한 옷을 찾기 위해 옷장을 뒤졌지만 결국 고르지 못하고 평소 그대로 나갔다.

인터뷰 당일 밝은 톤의 카디건에 바지 밑단을 살짝 접은 후 스니커즈를 신고 온 그를 보고 패션에 대하여 그가 한 말을 바로 이해할 수 있었다. 그는 "패션이란 가장 효과적으로 자신을 표현할 수 있는 도구"라면서 "옷장 안에 화려한 종류의 옷이 즐비한 것보다 가장 편하게 즐겨 입을 수 있는 옷이 패션"이라고 말한다.

옷에 대한 남다른 관심이 비즈니스로 이어져

신우식은 대중들보다는 연예인들에게 먼저 이름을 알렸다. 배우 현빈, 고아라, 황신혜, 김정화 등 약 70여 명의 팀과 개인에게 스타일링을 해줬으며 스타들의 스타일리스트로 더 유명하다.

이 밖에도 그의 경력은 다양하다. 방송인, 대학 강사, 사업가 등으로 활동 중이며 스타일리스트로서는 '삼성 지펠', '드라이D', 'KDB대우증권', '멜론', '현대자동차', '갤럭시 노트3', '미스터 피자', 'GQ', '여성조선', '코스모폴리탄', '인스타일' 등의 수많은 광고와 CJ오쇼핑 '한창서의 뷰티쇼', 홈앤쇼핑 '스타일 애비뉴 시즌1, 2, 3' 등 홈쇼핑에서도 왕성한 활동을 해오고 있다.

패션업계에서 13년 넘게 인정받으며 일하는 신우식에게 숨겨진 비밀이 있다. 그가 대기업 출신이라는 것. 1999년, 그는 임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5년 동안 근무하던 삼성그룹을 명예퇴직하고 미련없이 일본행을 선택했다.

"회사를 다닐 때에도 유별나게 옷 입는 것을 즐겼어요. 회사를 그만두고 어학 공부를 위해 일본에 갔다가, 젊은 사람들의 자유분방한 패션 문화를 접하면서 관심도가 더 커졌죠. 2001년 한국으로 돌아와 서른이 넘은 나이에 어시스트로 출발하게 됐고, 4년 만에 독립을 했습니다. 벌써 13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네요. (웃음)"

사실 신우식의 인생은 대기만성 그 자체다. 그는 여기까지 올라오는데 짧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 한때 암 투병으로 모든 일을 포기할까 하는 생각도 가졌다. 어렵던 시절을 더듬는 그는 담담하게 결코 헛되지 않은 시간이라고 말한다. 또 이 공을 함께 일하고 있는 파트너에게 돌리며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저 혼자 힘으로 여기까지 온 것은 아니에요. 10여 년 동안 제 옆에서 함께 일해준 '나피스타일' 직원들 덕분이죠. 같이 얼마나 고생을 했는지 몰라요. 많은 시행착오를 겪으며 사람을 얻는 것이 성공의 초석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이렇듯 화려해 보이는 생활이지만 힘든 일도 많았다. 변화무쌍한 연예계에서 살아남은 비결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며 '감추지 않는 솔직함'이라고 말한다.

"상처를 받아도 쉽게 잊어버리는 스타일이에요. 때로는 말 한마디에 상처를 받을 때도 있지만, 일이든 사람이든 애정을 가지고 대하면 그쯤은 극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솔직하게 저의 능력을 공개하죠. 상대방에 대한 신뢰감을 쌓고 공감, 수용, 배려, 소통하는 것이 비결이 아닐까 싶네요. (웃음)"


광고계 러브콜, 홈쇼핑 '완판' 비결

신우식은 평소에도 국내외 여행이나 다양한 작품전을 눈여겨보며 스타일에 영감을 얻기도 하고, 매년 유명 아티스트들과 함께 콜래보레이션(합동) 작업을 하기도 했다. 이러한 작업을 통해 그만의 고유한 정체성이 다졌다. 기능적인 면을 살리면서도 따뜻한 감성이 느껴지는 스타일이 바로 그것이다.

자신이 선택한 광고 제품과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이 남다른 만큼 신우식의 고집도 남다른 편이다. 이에 홈쇼핑 완판은 물론, 해당 업체 매출과 순이익도 크게 증가한 것은 당연한 귀결이다. 그 덕에 그를 찾는 전화도 부쩍 늘고 있다.

"일할 때만큼은 소비자의 깐깐한 안목으로 보려고 해요. 최고의 스타일링을 위해서는 소품 하나까지 완벽하게 바뀌어야 소비자들의 눈높이를 만족하게 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오지랖이 때론 주위 스태프들이 고생시키지만, 이 또한 열정이니까요. (웃음)"

그의 사업도 마찬가지다. 1, 2년의 단기 승부가 아니라 5년 앞, 10년 앞을 염두에 두고 묵묵히 앞으로 나아갈 뿐이다. 지금이 신우식의 전성기라고 볼 수도 있지만, 그의 머릿속은 여전히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구상들로 꽉 차있다.

글 = 김현진 기자 sjhjso1234@hankyung.com / 사진 = 변성현 기자 byun84@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newsinfo@hankyung.com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