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우는 남자’ 용서와 속죄, 영원한 딜레마

입력 2014-06-04 07:50  


[최송희 기자] 기묘한 위치. 피해자인 동시에 가해자고, 용서와 속죄라는 아이러니를 겪으며, 살기 위해서는 누군가를 죽여야만 한다.

‘우는 남자’ 곤(장동건)은 늘 그런 ‘기묘한 위치’에 놓여있는 남자다. 한 인물이 감당하기엔 너무도 극명한 감정. 그리고 그것으로 발생되는 감정의 간격은 곤이 가진 영원한 딜레마기도 하다.

영화 ‘우는 남자’(감독 이정범)는 단 한 번의 실수로 모든 것을 포기하며 살아가던 킬러 곤(장동건)이 조직의 마지막 명령으로 표적 모경(김민희)을 만나, 임무와 죄책감 사이에서 갈등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어머니에게 버림받고,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홀로 살아남으며 킬러로 성장한 곤. 온몸에 어머니에 대한 욕을 문신으로 새길 만큼, 그에 대한 분노와 증오로 점철되어 있는 인물이다. 그런 곤이 실수로 모경의 아이를 죽이게 되고, 그것에서 비롯되는 감정의 기복은 돌이킬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낸다.

‘우는 남자’가 가진 서정성은 영화 곳곳에 묻어있다. 냅킨으로 종이학을 접는 곤의 손길이나, 텅 빈 목욕탕을 둘러보는 그의 시선. 누군가 버리고 간 매실주를 맛보는 곤의 입술 등에서 영화가 가진 감성이 드러난다. 이는 ‘우는 남자’가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닌 드라마를 가진 감성 영화라는 것을 알리는 대목이기도 하다.

이렇듯 영화는 담담한 어투로 곤의 딜레마나 속죄에 대해 말한다. 특히 곤이 ‘사막에서 죽은 여자’를 이야기 하는 부분은 이정범 감독 특유의 어조와 잘 맞아떨어지는 장면이다. 곤은 마치 남의 이야길 하듯 담담하고 투박하게 자신의 어머니에 대한 이야길 하고, 자신의 비참한 생에 대해 이야길 한다. 그리고 그것을 고백함과 동시에 스스로에 대한 구원, 혹은 속죄를 결심한다.

확실히 곤은 이정범 감독의 전작 ‘아저씨’ 차태식(원빈)과는 다른 인물이다. 그는 끊임없이 고민하며, 다양한 감정의 폭을 가지고 있다. 때문에 차태식보다 더 입체적이고 다양한 서정을 가졌다.


특히 곤이 모경에게 갖는 감정 역시 눈여겨 볼 부분이다. 흥미로운 점은 그가 모경에게 느끼는 감정이 단순히 그의 아이를 죽였다는 죄책감이 아니라, 자신의 어머니의 흔적을 쫓고 있다는 것이다. 곤은 모경이 가진 모성을 지켜보며, 자신의 어머니를 대입하고 그를 용서하는 과정을 밟는다. 또한 자신을 희생함으로써 스스로가 살아온 삶에 대해 속죄하고 있는 것이다.

장동건, 김민희, 김희원, 브라이언 티 등 배우들의 호연과 흠잡을 데 없는 액션 역시 눈길이 간다.

장동건은 감정의 굴곡이 많은 곤의 캐릭터를 세심하게 드러냈으며, 김민희 역시 더할 나위 없는 모성 연기로 관객들의 마음을 흔든다. ‘아저씨’보다 업그레이드된 악역 연기를 선보이는 김희원이나, 마지막 장면까지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묘한 여운을 남기는 브라이언 티까지. 느와르 장르라고 소개하는 것이 아깝지 않을 정도의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모두가 기대하는 액션 장면 또한 마찬가지. 여러 차례 장동건이 언급한 대로 “감정이 깃든 액션”을 원했다는 ‘우는 남자’의 액션은 종합선물세트를 연상케 하는 맨몸 액션, 총격전, 폭탄 신 등으로 더욱 강렬하고 시원한 재미를 안겨줄 것 같다. 6월4일 개봉. (사진제공: 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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