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황제를 위하여’ 날것에 가까운 폭력에 대하여

입력 2014-06-05 07:55  


[최송희 기자] “돼지에게 동정심을 느끼면 고기를 어떻게 먹겠어.”

오로지 포식자와 피식자만이 존재하는 세계. 돈과 명예, 그리고 욕망이 팽배한 지하 밑바닥의 세계에는 아이러니하게도 ‘동정’은 없지만 ‘동경’만큼은 있었다.

동경을 얻기 위해서 동정을 버리라고 말하는 정성하(박성웅)와, 그런 그의 말을 착실하게 이행해나가는 이환(이민기). 두 남자가 꿈꾸는 황제는 어떤 모습이었을까.

영화 ‘황제를 위하여’(감독 박상준)는 촉망받는 야구선수였지만 승부조작에 연루된 후 모든 것을 잃게 된 이환(이민기)가 사채업과 도박판을 주름잡는 부산 최대 규모의 조직, 황제 캐피탈 대표 정상하(박성웅)을 만나게 되며 벌어지는 돈과 야망, 욕망의 감정을 그리고 있다.

영화는 ‘정통 액션 느와르’라는 장르를 장기로 내놓은 만큼 꽤나 착실하게 액션과 두 남자의 의리, 욕망과 야망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황제를 위하여’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날것에 가까운 두 남자의 액션이다. 이 영화의 기본 바탕에는 폭력과 피비린내 나는 날것의 성질이 깔려있다. 특히 강렬한 첫 장면은 ‘황제를 위하여’의 전체적인 이미지를 축약하는 이미지다.

박상준 감독이 앞서 말한 것처럼 휴대용 전등을 사용한 격렬한 액션은 야만에 가까운, 하지만 그것으로 인해 유추할 수 있는 수컷들의 전쟁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공포 영화에서나 느낄 수 있는 불안감. 모텔 복도에서 벌어지는 액션 신은, 보이지 않는 상대로 하여금 불러일으키는 불안과 공포를 거칠지만 본질에 가깝게 완성했다. 이어 교차 편집되는 차연수(이태임)과의 정사신은 이환이라는 캐릭터를 더욱 폭력적이고 강렬한 포식자처럼 보이게 한다.


최근 액션 느와르 영화들이 대거 개봉하는 가운데 ‘황제를 위하여’가 그리는 느와르는 여타 개봉작들과는 다른 성질을 띤다.

박상준 감독은 ‘황제를 위하여’를 두고 “가장 느와르에 가까운” 영화라고 소개했다. 남자들의 욕망과 야망, 그리고 끈끈한 우정을 표현하는 것에 있어서 기존 조폭 영화들이 그렇듯 순탄한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평이다.

하지만 유일한 홍일점인 차연수를 바라보는 시선이나 각 캐릭터들의 관계가 미흡한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차연수는 남성적인 시선으로 그저 상황의 도구로밖에 쓰이지 않았으며, 응당 그 정도의 인물이라는 것처럼 거칠고 폭력적으로 대해진다. 이환이 모든 걸 내던질 정도로 사랑한 인물이라는 점에서 폭력적인 남성의 시선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부분.

또한 정성하가 이환을 그토록 아꼈던 이유에 대해 설명하는 것도 재미를 반감하는 요소다. 정직하면서도 설명적인 어조로 이환과 정성하의 과거에 대해 풀어나가는 것은 분명 개연성에 있어서는 선명해질 수 있으나 영화적인 부분에서는 상상력이나 이미지를 그릴 여유 없이 단정적이라는 것이다.

확실히 ‘황제를 위하여’는 여성 관객보다 남성 관객들의 입맛에 맞을 영화다. 남자들 간의 뜨거운 의리, 그리고 밑바닥에서부터 시작되는 한 인물에 대한 포커스, 적나라한 욕망과 날것에 가까운 액션은 남성 관객들의 기대를 만족시킬 수 있을 것 같다. 6월12일 개봉. (사진제공: 유나이티드픽처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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