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7만원 vs 59만원…철강업계 존폐 기로"

입력 2014-06-08 21:19   수정 2014-06-09 03:39

중국산 H형강 반덤핑 제소 왜

덤핑 인정시 고율의 관세부과
한·중 FTA타결 앞두고 양국 통상관계 급랭 가능성



[ 심성미 기자 ] 현대제철 동국제강 등 국내 H형강업체들이 반덤핑 제소라는 ‘최후의 카드’를 꺼내든 것은 더 이상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를 견뎌낼 수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중국이 한국의 최대 수출국이라는 점, 중국에 현대자동차를 비롯해 많은 한국 기업들이 생산거점을 두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해 지난 수년간 고통을 감내해왔지만 이제 사업의 존폐를 걱정할 지경에 이르렀다는 하소연이다.

○동국제강 적자 전환

지난해 6월 소형 규격기준 t당 68만~69만원(말일 기준) 선이던 중국산 H형강의 국내 유통가격은 이달 초 59만원으로 1년 새 14.4% 떨어졌다. 올 들어 중국산 H형강은 지난 1월 말 t당 66만원에서 2~4월 62만원, 5월 60만원으로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반면 국내산 H형강의 이달 유통가격은 t당 77만원으로 중국산보다 당 30.5% 높은 수준이다.

이 같은 격차로 중국산 수입량은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수입량은 총 62만1988으로, 부동산경기 침체로 전년(58만8873)보다 5.6%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5년 전인 2009년(36만3083)과 비교하면 62.1%나 폭증했다.

국내 업체들은 점유율 하락과 채산성 악화에 시달리고 있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동국제강의 점유율은 25%대에서 20%대로, 현대제철은 50%대에서 40%대로 하락했다”고 말했다.

특히 H형강이 주력 제품인 동국제강은 직격탄을 맞았다. 지난 1분기 동국제강은 매출 1조4912억원, 영업손실 13억원을 기록해 5분기 만에 적자를 기록했다. 동국제강은 중국산 저가 제품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손실을 무릅쓰고 가격을 당 73만원에서 63만원으로 낮췄지만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한·중 FTA에 영향 줄까

산업통상자원부 산하 무역위원회는 오는 7월 말까지 반덤핑 조사 개시 여부를 결정한다. 조사가 확정되면 예비조사와 본조사를 각각 3~5개월 진행한다. 덤핑 혐의가 인정되면 기획재정부는 중국산 제품에 ‘반덤핑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 중국 내 유통가격과 한국에서 수입하는 가격이 비슷해지도록 관세를 올리게 된다.

중국 기업에 대한 국내 업계의 반덤핑 제소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무역위원회는 중국산 합판에도 최대 27.21%의 반덤핑 관세를 부과한 바 있다.

하지만 다른 품목과 달리 H형강이 조(兆)단위의 대규모 시장이라는 점, 철강이 양국의 주력 산업이라는 점 등에 비춰볼 때 향후 양국 통상관계에 적잖은 파장이 예상된다.

특히 양국 정부가 연내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도 일정 부분 영향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정부도 조심스러워하는 분위기다.

산업부 관계자는 “군사적 경제적 측면에서 양국 간 공조가 깨지지 않도록 이번 사안을 신중하게 다뤄야 하겠지만 중국 정부가 어떻게 나올지는 속단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번 제소에 따른 중국 철강업체들의 반발을 중국 정부가 고스란히 끌어안을 경우 양국 간 통상관계가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세종=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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