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2B기업, 이젠 시장도 잘 만들어야

입력 2014-06-13 15:53  

LGERI 경영노트

시장 판세 읽어 상품아이디어화
단순히 부품공급 수준 뛰어넘어
고객사의 비전 달성에 기여해야



2009년 3월 인도의 타타자동차가 나노 모델을 출시했을 때 시장의 관심은 ‘과연 이 자동차가 팔릴 것인가?’였다. 가격이 동급 모델의 30%에 불과한 나노에 제대로 된 부품이 사용됐을 리가 없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세계 최고의 자동차 부품기업 보쉬의 제품이 쓰인다는 얘기에 세간의 시각은 바뀌기 시작했다. 보쉬가 인도 시장에 적합한 자동차 부품을 내놓으면서 나노는 인도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다.

지금까지 B2B(기업 간 거래) 기업의 성공 방정식은 특별하지 않았다. 고객사가 원하는 대로 성실하게 제품을 만들어주면 됐다. 그런데 수요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쟁 대상이 늘어나면서 공식이 바뀌고 있다. B2B 기업이 시장을 형성해 고객사를 주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바로 상품기획을 통해서다.

상품기획이란 시장성이 있는 상품 아이디어를 발굴해 상품화하는 과정이다. 미국의 로버트 쿠퍼 교수가 개발한 스테이지 게이트(Stage Gate) 모델이 대표적이다. 개발과정의 효용성과 성공 확률을 높이는 데 집중한 상품기획 프로세스(과정)이다. 아이디어를 도출한 뒤 제품개발, 성능검증으로 이어지는 ‘스테이지’ 과정, 진행 여부를 결정하는 ‘ 게이트’ 과정으로 이뤄진다.

단계별로 성공 여부를 엄격하게 관리하는 ‘의사결정 게이트’가 특징이다. 다양한 부문의 구성원이 관여해 실수를 줄일 수 있다. 1986년 소개된 이래 미국 기업의 70%가 이 모델을 사용하고 있다.

제너럴일렉트릭(GE)이 고안한 신제품 개발 방법론은 CECOR 모델이다. 고객이 제품·서비스에 대해 느끼는 것을 측정(Calibrate) - 고객 공략을 위한 아이디어 탐구(Explore) -가치제안을 고민해 창조(Create) - 제품을 출시하고 평가하는 조직화(Organize)·현실화(Realize) 단계로 이뤄진다.

CECOR 모델은 새로운 기술에 마케팅을 결합한 점이 주목할 만하다. GE는 이를 통해 비교적 짧은 기간에 에너지저장시스템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았다.

도요타가 렉서스와 관련 부품을 개발할 때 적용한 순환형 개발 모델도 있다. 제품을 일단 만든 뒤 시장 반응과 작동 문제점을 반복적으로 개선하는 방식이다. 빠른 사업화가 특징이다.

B2B 기업은 고객사의 완성품을 만드는 데 필요한 부품을 공급한다. 품질, 가격, 공급 대응력이 핵심이다. 하지만 산업이 성숙되면서 이들 기본 요소만으로는 차별화하기 어려워지고 있다.

고객사가 놓치고 있던 부분을 일깨워주고, 궁극적으로는 고객사의 비전을 달성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

B2B 기업이 상품기획을 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없어서 주저할 수도 있다. 하지만 고객사를 이끌고 시장을 만들어가는 상품기획 역량은 천재적인 아이디어에서 나오는 것만은 아니다.

시장의 판세를 정확히 읽고 적절한 시점에 제품화하는 역량을 쌓는다면 시장을 선도할 수 있다.

신장환 <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 jshin@lgeri.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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