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기술 프런티어] 이창준 KIST 신경과학연구단장 "해파리 빛 이용해 인간 뇌 지도 그린다"

입력 2014-06-15 21:56  

빛에 반응하는 뇌세포 분석
뇌 부위별 담당 기능 연구
파킨슨병·치매 치료길 열려



[ 박병종 기자 ]
“여러 가지 정신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뇌의 기능지도를 완성하는 것이 우선입니다. 아무리 좋은 치료약이 있어도 뇌의 어느 부위에 적용할지 모르면 말짱 도루묵이죠.”

15일 서울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만난 이창준 신경과학연구단장은 현재 진행 중인 뇌 지도 프로젝트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이 단장의 연구팀은 뇌세포에 빛을 쏘여 반응을 분석하는 방식으로 뇌의 특정 부위가 어떤 기능을 담당하는지 연구하고 있다. 자기공명영상(MRI) 촬영장치 등을 이용했던 기존 연구가 넓은 부위의 대략적인 기능밖에 알 수 없었던 반면 빛을 이용한 방식은 뇌의 특정 세포 수준까지 확인이 가능하다. 뇌의 기능지도가 완성되면 여러 신경성 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해파리의 형광 유전자 이용

빛을 이용한 뇌 연구에는 해파리의 도움이 필요하다. 몇몇 종류의 해파리는 빛을 쏘이면 다시 형광색 빛을 내뿜는데 이는 해파리가 가지고 있는 녹색형광단백질(GFP) 때문이다. 해파리에서 추출한 GFP 유전자를 바이러스에 이식한 뒤 이 바이러스를 쥐나 원숭이 등의 뇌에 감염시킨다. 바이러스는 연구진이 목표로 삼은 뇌세포를 형광세포로 만든다. 빛을 받은 형광세포가 활성화되면 녹색 빛을 내뿜는데 이를 통해 뇌세포가 활성화됐는지를 알아낼 수 있다. 이 단장은 “쥐의 두개골을 열고 뇌에 빛을 쏘이면서 특정 행동을 시키면 연관 뇌세포가 활성화되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며 “활성화된 세포와 특정 행동 간의 상관관계를 찾아내는 것이 기본”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뇌의 각 부위가 어떤 기능을 하는지 규명해 전체적인 뇌 지도를 만들 수 있다. 특히 인간과 뇌 구조가 비슷한 원숭이는 인간 뇌 연구에 직접적인 도움을 준다.

뇌의 각 부분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알면 신경성 질환의 정확한 진단과 처방이 가능해진다. 이 단장은 “뇌의 특정 부위가 과도하게 활성화돼 발생하는 질환의 경우 그 부위의 활동을 억제하는 물질을 투여해 스위치를 끄는 것처럼 질병을 치료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파킨슨병 치매 자폐증 우울증 등 신경성 질환을 치료할 수 있게 된다.

◆비신경세포 연구 신기원

이 단장의 또 다른 연구 분야는 뇌의 비신경세포 연구다. 그는 2010년 제자였던 윤보은 단국대 교수와 함께 비신경세포도 신경세포와 마찬가지로 신경전달물질을 분비한다는 사실을 세계 최초로 발견했다. 지금껏 신경세포는 도파민 엔도르핀 등 신경전달물질을 만들고 분비하는 반면 비신경세포는 신경전달물질을 청소하고 신경세포에 영양분을 제공한다고만 알려졌었다. 이 단장은 “신경세포는 즉각적인 자극을 전달하지만 비신경세포는 느리고 지속적인 자극을 전달한다”고 했다. 이 연구는 세계적 과학잡지인 ‘사이언스’에 실리며 주목받았다.

비신경세포는 지능과도 관계가 깊다. 그는 “아인슈타인의 뇌를 분석한 결과 신경세포는 일반인과 별 차이가 없는 반면 비신경세포는 일반인보다 30%가량 많았다”며 “지능의 차이는 비신경세포량의 차이와 관계가 깊다”고 설명했다.

이 단장은 “비신경세포는 뇌의 80%가량을 차지하면서도 20% 정도에 불과한 신경세포에 가려 지금껏 주목받지 못했다”며 “아직도 비신경세포의 많은 부분이 베일에 싸여있는 만큼 심층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병종 기자 dda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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