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시 입성 쉬워진다…거래소, 진입요건·상장심사 전면 손질

입력 2014-06-18 16:08  

[ 정현영 기자 ] 증시 상장 문턱이 대폭 낮아진다.

우량 기업의 상장심사 기간을 크게 줄이고, 시장형성에 불필요한 규제 부분도 과감히 철폐된다. 진입 규제 중 하나인 일반주주수도 기존 1000명에서 700명으로 30% 줄인다.

또 코넥스 기업에 대한 '신속 이전 상장 요건'을 도입, 코스닥 시장과 연계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최대주주 지분 매각 제한 역시 합리적인 방향으로 완화될 예정이다.

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한 상장 규제 합리화 관련 거래소 상장규정 등 개정안이 금융위원회에서 승인, 오는 30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지난 4월 15일 금융위와 거래소가 공동으로 발표한 '기업 상장 활성화를 위한 규제 합리화 방안'의 후속 조치다. 이를 위해 금융위 등은 1년 전 상장활성화를 위한 민관협업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시작으로, 상장기업·희망기업 그리고 학계전문가 등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이기도 했다.

거래소는 "이번 개정안은 상장(IPO)을 통한 기업 자금조달 여건을 개선하고, 자본시장의 활력을 높이기 위해 시장별 특성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 유가증권시장, 진입요건 낮추고 우량기업 상장심사 기간 확 줄여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시대에 뒤처지거나 건전한 시장형성에 불필요한 규제 부분을 과감히 철폐해 우량 기업의 상장유인을 높이는데 초점을 뒀다.

개정안에 따르면 먼저 진입요건 중 주식 분산요건인 일반주주수 1000명이 700명으로 줄어든다. 이는 해외 주요 거래소 기준(500명) 등을 감안할 때 비교적 엄격한 수준이었다.

또 우량기업 상장심사 간소화(fast track) 시스템이 도입된다.

현재 기업 규모와 경영실적 등에 관계없이 모든 기업에 대해 획일적으로 동일한 상장요건과 절차가 적용돼 왔지만, 앞으로는 우량기업의 경우 '기업 계속성' 심사를 면제하고 상장심사 기간도 45영업일에서 20영업일 이내로 대폭 단축된다.

우량기업이란 ▲ 자기자본 4000억 원 이상 ▲ 매출액 최근 7000억 원, 3년 평균 5000억 원 이상 ▲ 이익액 최근 300억 원과 3년 합계 600억 원 이상 등 요건을 충족한 곳이다.

최대주주 지분매각 제한 허들도 낮아진다.

상장직후 대량물량 출회 방지와 최대주주 등의 차익실현 제한으로 책임경영 구축을 위해 지분 매각 제한(보호예수)을 두던 현행 규제를 보유목적, 주주간 관계 등을 고려해 제외가 불가피한 경우 개별 심사를 통해 대상에서 제외해주기로 했다.

특수관계인 소유지분이 5% 이하로 그 소재가 파악되지 않는 경우나 최대주주와 적대 관계에 있는 경우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거래소는 "이 규제의 경우 특수관계인의 범위가 지나치게 넓고 상황에 따른 탄력적 적용이 이뤄지지 못해 기업의 상장부담을 가중시켜왔다"고 지적했다.

이 밖에 상장폐지 대상기업에 경영 정상화 기회가 부여되고, 회생법인에 대한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도 합리화적으로 바뀐다. 구조조정기업에 대한 출자전환 시 보호예수 의무와 합병 시 상장제한 요건 허들도 낮아진다.

◆ 리츠·PEF·SPAC 상장요건 규제 등도 모두 개선

부동산투자회사(리츠) 상장 요건도 완화된다.

지금까지 공모 이전에 부동산 취득을 완료(상장예비심사 신청 시 총자산의 70% 이상 실물부동산 보유)할 것을 요구해 상장이 사실상 제한돼 왔다는 것. 이를 총자산의 20%까지 간주부동산(사모·공모자금, 부동산매각대금, 다른 리츠 주식 등)을 인정해 사실상 실물부동산 비율을 50%까지 낮추기로 했다.

인수·합병(M&A) 활성화를 위해 사모투자전문회사(PEF)가 최대주주인 곳과 스팩(SPAC) 상장요건도 개선된다.

PEF가 최대주주인 법인의 신규 상장 시 경영안정성 확보와 투자자 보호 등에 대해 엄격한 잣대로 세운 기준(최대주주 보호예수기간, 2대주주 보호예수 의무 부과 등)을 낮춰 원칙적으로 일반기업 상장요건과 동일하게 적용하기로 했다. 단, PEF 최대주주의 보호예수 기간을 1년으로 연장하되 경영안정성이 확보되면 보호예수 의무가 완화될 예정이다.

최소 자기자본 200억 원 이상이던 현행 스팩 규제는 100억 원으로 낮아진다. 반대로 피합병법인의 자기자본 요건(200억 원)이 신설된다.

주식워런트증권(ELW)과 합성 상장지수펀드(ETF) 모두 상장기준은 영업용순자본비율(NCR) 250%, 상장폐지 기준은 200%. 30일부터는 상장 200%, 150%로 낮아진다.

1인주주 회사는 즉시 상장이 폐지되고, 종류주권 신규 상장 시 매각 제한도 보통주와 동일하게 적용, 보호예수 의무가 면제된다.

◆ 코스닥시장,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 9년 만에 '손질'

코스닥시장의 경우 우수한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2005년 3월 도입한 '기술평가 상장특례' 제도가 손질된다.

이 제도는 거래소가 지정한 복수의 외부 기술전문평가기관으로부터 기술력과 성장성을 인정받은 기업들에 대해 '자기자본(15억 원)', '자본잠식 없을 것' 외에 경상이익 등 대부분 외형적인 재무요건 적용을 면제해 주는 특례제도다.

거래소는 "기술평가 상장특례기업의 진입과 상장유지 부담을 완화해 우수한 기술력과 성장잠재력을 보유한 기업의 상장을 도울 계획"이라고 전했다.

우선 업종제한이 폐지된다. 업종이나 기업 규모에 상관없이 기술력과 미래 성장잠재력이 충분한 것으로 평가되는 기업에 대해서는 원칙적으로 상장특례를 적용한다. 자기자본 요건도 10억 원으로 종전보다 5억 원 낮아지고, 자본상태요건도 '자본잠식 없을 것'에서 '자본잠식율 10% 미만'으로 바뀐다.

투자자보호를 위해 소속부를 일반기업과 달리해 투자자에게 정보를 제공하고, 반기 단위 사업진행 공시는 내용을 간소화해 사업보고서 등 정기공시에 포함해야 한다.

상장심사 질적심사기준도 합리화, 현행 55개 심사 항목을 25개로 대폭 줄어든다.

최대주주 등에 대한 보호예수기간은 현재 1년에서 6개월로 단축된다. 기술성장기업은 2년에서 1년으로 줄어든다. 시행시기는 6월 30일 이후 상장일이 도래하는 기업부터 적용된다.

◆ '코넥스 시장 보안방안' 코스닥 신속 이전 상장제도 전면 정비

코넥스 상장법인에 대한 코스닥 신속 이전 상장 제도도 전면 정비된다.

거래소는 "신속 이전 상장 외형요건 중 매출액 요건을 합리화하고 뛰어난 경영성과 시현 기업에 대한 신속 이전 기준을 신설했다"며 "아울러 상장주선인 역할과 책임을 강화해 투자자 보호장치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외형요건 기준의 경우 코스닥 외형요건(이익·재무 등)을 기본적으로 충족하면서 코넥스 상장 후 1년 경과 그리고 직전년도 영업이익 발생·매출액 100억원 이상·시가총액 300억원 이상 등에 모두 해당되면 된다. 기존보다 매출액 요건이 200억 원에서 100억 원으로 낮아졌다.

또 코넥스 상장 후 2개 사업연도가 경과하기 이전에 당기순이익 40억원이상, 자기자본이익률(ROE) 20% 이상을 충족하고 지정자문인의 추천을 받은 경우 즉시 이전 상장이 가능해졌다.

코넥스 시장 매매방식은 현재 단일가 매매방식(30분 동안 호가를 받아 일괄 매매 처리)을 접속매매(유가증권·코스닥시장과 동일)로 변경된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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