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방침 어긴 '육군 방산展'…혼란만 초래

입력 2014-06-26 21:19   수정 2014-06-27 03:49

최승욱 선임기자의 방위산업 리포트

2008년 통합개최 결정 무시
육군본부 "반드시 참가" 압박
방산업체 "외압에 죽을 지경"

野 "軍피아 챙기기 아니냐"



[ 최승욱 기자 ] “전시회에 나가려면 비용 마련과 부스 작업으로 힘든데 육군 전시회까지 신설된다니 죽을 지경입니다.”(A 방산업체 관계자)

역대 육군 참모총장이 부회장이나 고문으로 활동 중인 육군협회(회장 백선엽)가 부활시킨 방위산업전시회에 대해 방산기업들의 불만이 커지고 있다. 협회가 오는 9월24~27일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처음 주최하는 ‘2014 대한민국 방위산업전(DX Korea)’ 참가 업체 모집 마감(6월30일)을 앞두고 “반드시 나와달라”는 압력이 점증되고 있기 때문이다.

협회는 20개국 육군 참모총장을 초청한 뒤 육군의 군사외교 지원을 통해 탱크 등 지상무기 수출에 기여하겠다지만 기업들은 협회가 수익을 노리고 전시회를 만들었다는 반응이다. 주관사 측은 당초 400개사, 800부스 규모로 개최한다고 밝혔지만 26일까지 30여개사가 140부스로 참가한다는 계약을 맺는 데 그쳤다. 기업들이 신설 전시회 참여를 꺼리는 것은 효과가 낮기 때문이다. 참가비용은 3억~4억원이 넘는다.

기업들은 무엇보다 기존 정부 결정 취지에 어긋나게 전시회 후원에 나선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육군본부 등을 못마땅하게 여기고 있다. 국무총리실은 업체의 참가 부담 경감과 한국국방연구원의 연구용역 결과에 따라 2008년 5월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 방위사업청 등과 회의를 열고 육군과 공군의 방산전시회를 2009년부터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전시회’(서울ADEX)로 통합하기로 합의했다. 규모 확대로 마케팅 효과를 높이고 해외 방산 관련 고위 관계자의 방한을 유도하기 위해 홀수 해에 열기로 결정했다.

DX코리아 참여가 저조할 것으로 예상되자 육군본부가 지원에 나선 것도 논란거리다. 육본은 지난 4월28일 이진원 기획관리참모부장(소장) 명의로 방산기업 대표에게 보낸 서신에서 “육군은 DX코리아를 국익 차원에서 적극 후원해 방위산업 육성과 수출 활성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며 “성공적으로 개최되도록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 방산업체 관계자는 “예정에 없던 민군기술협력박람회가 5월 말 국방부와 방위사업청 주도로 열린 지 몇 달도 안 돼 9월 말 방산전시회에도 참여해달라는 육본의 편지는 결국 갑으로서 압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방산업체 관계자도 “국방부와 육본은 마지못해 후원을 결정한 것으로 안다”며 “현역 후배들에게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협회에 불참을 통보하기도 어렵다”고 하소연했다.

김광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최근 육본 이 부장에게 육군협회를 배불리기 위한 ‘군피아’ 행사를 하는 것에 반대하며 이에 따른 책임도 져야 할 것이라고 통보했다”며 “방산기업들이 필요 없다는 전시회를 굳이 후원하는 것은 업체의 희생으로 협회를 먹여살려주려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이와 관련, 임창택 DX코리아 조직위원회 사무국장은 “총리실은 특정 군 또는 특정 분야에 편중되지 않도록 통합전시회를 진행하라고 했지만 운영 과정에서 육군과 지상무기 분야는 소홀히 취급됐다”며 “정부가 전시회 신설을 금지한 바도 없다”고 했다.

최승욱 선임기자 swch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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