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산업 리포트] 스포츠산업 강국, 무엇이 걸림 돌 인가

입력 2014-07-01 20:17  

관련 산업체 90%이상, 영세성에 허덕여… 선순환 생태계 절실
용구·용품, 수입 의존도 지나치게 높아… 토종브랜드 '무덤'
숨은 일자리 45만개… 전문인력 부족하고 국민적 인식 변화 '해결과제'



[유정우 기자] "스포츠 자체가 돈 입니다. 세계적으로 헬스 아웃도어스포츠 요가 등 레저스포츠 분야는 생활의 만족도를 높이는 행복 증대의 수단이자 미래형 유망 산업으로 주목 받고 있습니다. 스포츠를 단순히 소비지향적인 오락, 흥미 활동으로만 여기던 시각에서 벗어나야 합니다(박영옥 실장/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 스포츠산업실)"

글로벌 컨설팅사 프라이스워터하우스쿠퍼스에 따르면 지난 2008년 1143억달러(약 115조 8430억원)였던 세계 스포츠시장 규모는 4년뒤인 2012년 1406억달러(약 142조 4981억원)로 연평균 6.5% 성장했다. 세계적인 경기불황과 같은 기간 미국의 연평균 경제 성장률이 1% 포인트 대에 불과했다는 점 등으로 볼 때 열악한 환경에서도 두드러진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욱이 제조·유통과 소비 등 단편적인 수준에 머물던 시장흐름이 관람, 참여, 체험 등 생활 밀착형 실용산업으로 산업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ICT(정보통신기술)나 의료, 헬스케어, M.I.C.E, 관광, 서비스 등 다른 산업 분야와의 융·복합 상품에 대한 사업적 가치와 기대치도 높아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스포츠산업이 대한민국의 장점을 살려 '월드 베스트'에 등극 할 수 있는 충분한 가능성을 지녔다고 입을 모은다. 하지만 선결 과제가 녹록치 않은 모양새다. 스포츠의 산업적 가치를 살펴보고 스포츠 선진국에서 산업 선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풀어야 할 과제 등에 대해 알아봤다.

▷영세성 벗어날 산업적 생태계 조성해야

정부는 지난해 12월 문화체육관광부 체육국내 스포츠산업과를 신설하고 스포츠산업을 키우고 양질의 일자리를 늘리는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정부 스포츠산업의 수장을 맡고 있는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제2차관은 "올해가 대한민국 스포츠산업의 기반을 닦는 원년"이라고 강조했다.

산업의 토양은 기업과 시장이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국내 스포츠 관련 업체의 90% 이상은 10인 미만의 영세업체다. 기업의 영세성은 시장의 파이를 키우고, 돈을 버는 기업이 생겨나 새로운 일 자리를 창출하는 등 재투자로 이어지는 선순환 시장 구조를 저해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손꼽힌다.

더욱이 우수한 제조 기술과 반짝이는 아이디어를 지녔음에도 불구하고 글로벌 전문성과 부족한 자금력 등으로 해외 시장에 대한 정보 수집과 네트워크 구축, 창의적 마케팅 전략 등을 펼칠 수 없다는 점이 아쉬운 대목이다. 세계적 수준의 경기력과 '한류'에 대한 매력적인 국가브랜드 인지도 등을 갖췄음에도 세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기 조차 쉽지 않은 실정이다.

신재휴 서울산업대 교수는 "스포츠산업체들이 대부분 소규모 영세 기업인 국내 현실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정부의 R&D와 글로벌 마케팅 지원 등 투자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며 "타 분야와의 비즈니스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벤처기업 간의 협업 체계를 강화해 누구나 창업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의류, 용구, 용품 등 수입 브랜드 의존도 낮춰야

스포츠의 산업적 발전을 가로 막는 중요한 요인 가운데 하나는 소비자의 구매 성향이다. 스포츠 의류나 용품, 용구의 경우, 질 좋고 합리적인 가격의 토종 제품을 찾으려는 노력보다는 무조건 해외 유명 브랜드에만 열광하는 경향이 지나치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쯤 되니 자전거나 스포츠용품 등 스포츠 소비재의 무역수지 적자는 당연한 일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스포츠산업 중 스포츠 용품 분야의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 2001년 1억8022만달러 규모에서 2011년 4억8072만달러로 급증했다. 이는 10년 새 2.7배 이상 증가한 결과로 외국 브랜드가 국내 내수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최근 정부도 스포츠 용품의 품질을 비교하고 질 좋고 저렴한 토종브랜드에 대한 올바른 제품 정보를 제공하겠다는 취지에서 '스포슈머리포트(Sposumer Report)'를 분기별로 발간하고 있지만, 이미 각인된 브랜드 인지도를 뒤집거나 실 소비자의 인식 변화를 이끌기엔 역부족이다.

조주형 스타스포츠 상무는 "50여년 스포츠 공 하나만 보고 달려온 잔뼈 굵은 기업임에도 불구하고 내수시장이 외면한 탓에 연매출 500억원을 달성하기도 벅 찰 지경"이라며 "한때 미국 NBA나 유럽의 배구리그 등이 '스타 공, 넘버 원'을 외치던 때도 있었지만 막대한 마케팅 비용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의 물량 공세에 당해 낼 재간이 없다"고 하소연 했다.

▷일 자리 창출 등 가능성 높지만... 국민적 인식 부족 심각

스포츠산업이 가장 주목 받는 이유는 새로운 일 자리 창출이 용이하다는 점이다. 현재 우리나라 스포츠산업 고용비중은 노동인구의 1-1.5% 수준. 만약 유럽 수준인 5.5%까지 키운다고 가정했을 때 연간 약 45-50만개의 신규 일자리가 생겨난다. 청년 실업과 저성장 문제를 동시에 해결 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스포츠산업을 육성해야 하는 중요한 이유다.

높은 취업유발 계수도 설득력을 높인다. 국민체육진흥공단 한국스포츠개발원에 따르면 10억 원을 투자했을 때 생길 수 있는 일자리 수(취업유발 계수)는 9.8명인 제조업과 모든 산업의 평균치인 12.4명 등과 비교할 때 14.4명으로 높게 나타났다.

문제는 전문인력 부재와 국민적 인식부족이다. 윤영용 아일러브태권도운동본부 대표는 "스포츠는 여전히 세분화된 전문 인력이 대우 받는 분위기가 부족한데, 가령 전자 호구의 메카니즘을 이해하거나 글로벌 라이센스 마케팅을 펼칠 만한 전문 인력을 찾기란 쉽지 않은 게 현실"이라며 "종주 스포츠인 태권도는 중국내 공식적인 도장 수만 10만개, 비공식적으론 30만개가 넘지만 국기원을 통해 단증을 따가는 연간 중국인은 고작 800명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윤 대표는 "최근 스포츠를 통한 '충효 사상'을 강조하는 중국 정부의 정책과 맞물려 중국 전역의 태권도장에서는 종주국에서 온 '마스터(유단자)' 찾기에 열을 올리고 있는 추세"라며 "고등학교만 졸업하고도 국내에서 취득 가능한 태권도 단증과 실기를 지도할 수 있는 중급 수준의 언어능력만 갖춘다면 원하는 나라에 현지 취업은 어렵지 않은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유정우 기자 seeyou@hankyung.com

*자세한 내용은 "스포츠산업 전문 방송 프로그램" 한국경제경TV '머니&스포츠'에서 확인.
[방송 시청 안내= (본방) 매주 토요일 오후 2:00부터, (재방) 일요일 오후 6:30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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