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 증권가 '차이나 셔틀' 유학이 대세

입력 2014-07-01 21:05   수정 2014-07-02 11:03

인사이드 스토리 - 금융투자업계 중국바람

김남구 한국금융 부회장은 칭화대
강방천 에셋플러스 회장, 푸단대 재학

현지 금융 엘리트와 인맥 형성
中 자본시장 진출 첨병 역할



[ 황정수 기자 ]
김남구 한국투자금융지주 부회장(52)의 여권엔 중국 출입국 도장 수십여개가 찍혀 있다. 칭화대가 중국뿐 아니라 해외 고위급 인사를 대상으로 개설한 E-MBA 과정을 수강하기 위해 지난해 6월부터 베이징 서우두공항을 수시로 드나들어서다. 그는 한 달에 한 번 1박2일 또는 2박3일씩 중국에 머물면서 중국 기업 사장, 금융회사 임직원 등으로 구성된 ‘퉁쉐(同學·동기생)’들과 친분을 쌓고 있다.

◆중국 MBA 떠나는 CEO들

김 부회장처럼 중국 명문대 경영학석사(MBA)나 최고경영자 과정에 등록, 한 달에 한 번씩 베이징이나 상하이를 방문해 공부하는 ‘차이나 셔틀’ 유학파가 늘고 있다.

중국의 금융 엘리트들과 두터운 인맥을 형성함과 동시에 현지의 살아 있는 정보를 얻을 수 있어서다. ‘셔틀 동문’들은 금융투자업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들이다.

베이징 인민대에서 최고경영자 과정을 마친 정유신 한국벤처투자 사장, 상하이교통대 E-MBA 출신인 조용준 하나대투증권 전무, 칭화대와 푸단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전병서 전 대우증권 전무 등이 핵심 멤버로 꼽힌다.

강방천 에셋플러스자산운용 회장도 지난 3월부터 상하이 푸단대의 최고경영자 과정에 등록해 한 달에 3~7일씩 상하이에 머물고 있다. 정식 학위 과정은 아니지만 100% 중국어로 수업이 진행되는 제대로 된 과정이다. 강 회장은 이를 위해 2013년부터 틈나는 대로 중국어를 배웠다는 후문이다.

부장 이하급 간부들이 ‘중국 셔틀’에 합류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최근 칭화대의 ‘사모펀드와 고급자본투자전략’ 과정을 수료한 김혜원 한국투자신탁운용 채널영업본부 부장이 대표적인 사례다.

‘차이나 셔틀’ 유학파들은 기존 중국 전문가들과 함께 국내에서 중국 연구모임을 만들고 활발히 활동하며 ‘중국 자본시장 진출의 첨병’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국내 자본시장에서 ‘중국통(通)’이라고 불리는 전문가들은 대부분 중국자본시장연구회 소속이다. 연구회는 중국 사회과학원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은 임병익 금융투자협회 조사연구실장이 주축이 돼 2009년 발족됐다.

금융위원회 출신으로 대표적인 ‘국제통’으로 불린 유재훈 한국예탁결제원 사장이 연구회 회장을 맡고 있으며 회원은 50여명이다. 매달 열리는 조찬 모임엔 꾸준히 20명 이상 참석한다.

최근엔 중국 사회과학원 경제연구소장, 푸단대 교수 등 중국 경제 관련 저명인사들이 한국을 찾으면 중국자본시장연구회가 주최하는 비공개 세미나에 참석할 만큼, 중국 내에서도 전문성을 인정받고 있다. 중국 관련 연구 용역을 의뢰하는 기업도 늘어나는 추세다.

◆“중국 알지 못하면 성공 못 해”

금융투자업계 종사자들이 중국에 관심을 쏟는 이유는 중국의 영향력이 자본시장으로 확대되고 있어서다. 위안화 국제화, 중국 자본시장 개방 등의 조치가 가시화되면 한국과 중국 자본시장의 관계가 지금보다 밀접해질 것이라는 설명이다.

중국 금융 엘리트들과의 인맥 형성도 자본시장 종사자들이 ‘차이나 셔틀 유학’을 결심하게 하는 이유다. 강 회장은 “중국은 한국의 미래에 중대한 영향을 주는 국가”라며 “중국 관련 펀드를 잘 운용하기 위해서라도 현지 전문가들의 ‘관시(關係·관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차이나 셔틀 유학’ 성과는 금융상품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자본시장연구회 주요 멤버인 조용준 전무는 작년 중국 주식시장의 내수업종 1등주에 투자하는 ‘중국 1등주 신탁’을 내놓았다. 한국투자금융지주 계열사인 한국투신운용이 업계 최초로 중국 본토 주식시장에 투자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내놓은 것도 김남구 부회장의 후원 덕분이라는 후문이다.

황정수 기자 hj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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