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 포인트] 이라크 건설사업 늦출 이유 없다

입력 2014-07-09 20:33   수정 2014-07-10 04:26

ISIL 무장봉기 북부 일부 혼란
남부 한국기업 사업장 피해 없어
중동붐 살리기 위한 지원 절실

이주연 < 아주대 정보통신학 교수 jooyeoin325@hanmail.net >



지난달 10일 소수 병력으로 이라크의 300만 대도시인 모술을 전광석화처럼 점령한 수니 근본주의 무장단체 ‘이라크-레반트 이슬람국가(ISIL)’는 불과 3일 만에 330㎞나 남하했다. ISIL은 경보병 정규군이 사용하는 기동 전술을 구사하며 이라크 전역에 연료를 공급하는 정유 도시 바이지, 사담 후세인의 고향 티크리트는 물론 시아파 3대 성지인 사마라까지 점령했다.

지난 몇 년간 기업인으로서 이라크 사업을 추진해온 필자에게 지인들의 안부전화가 이어졌다. 신문지상에는 ‘바그다드 함락은 시간문제’ ‘이라크 붕괴 위기’ 등의 표현이 쏟아졌다. 그러나 ‘바그다드 함락은 시간문제’는 이라크군과 국민의 심리적 동요를 노린 ISIL의 선동이었고, ‘이라크 붕괴 위기’는 군사적 지원을 계속 거절당한 이라크 정부의 절박한 입장이 반영된 과장이었다. 대한민국 외교부가 발행하는 예외적 여권사용허가서 발급이 잠정 보류돼 이라크 출장 길이 막혔고, 현지 신규 사업은 중단 또는 재검토되기 시작했다.

모술 함락 한 달이 지난 지금, 바그다드는 건재하다. 오히려 반군은 100㎞가량 북쪽으로 후퇴해 티크리트에서 정부군과 전선을 형성하고 있다. 이라크에서 25조원 규모의 사업을 수행 중인 한국 기업들의 직접 피해는 전혀 없다. 쿠르드 자치주는 물론 이라크 남부 유전지대는 안전하다. 영국은 자국민들의 쿠르드 지역 여행을 계속 허용하고 있다.

시아-수니 간의 종파 문제, 미국의 이라크 자원에 대한 이해관계, 이라크 시아 정권의 정치적 실패 등이 얽힌 이라크 사태를 정확히 분석하기란 어려운 일이다. 다만 올바른 상황 판단을 위해 반드시 참고해야 할 점들이 있다. 첫째, 미국은 이라크에서 주도권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미 두 차례 대통령 연설을 통해 미국은 이 점을 분명히 했다. 사태 초기 최초의 대규모 군사 조치는 미국의 핵심적 이해관계가 집중된 남부 유전지대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항공모함을 바스라 앞바다에 배치했고 인접 쿠웨이트의 미군 전투기와 5000명의 지상군을 비상대기시켰다. 둘째, 이라크 종파 분쟁에는 종교적 색채가 거의 없다. 정치권력과 오일 달러를 다수 시아파가 독점했기 때문에 생긴 문제다. 따라서 정치적 접근은 유효하다. 셋째, 수니 토착 세력의 지지 없이 소수 ISIL 단독으로 이라크 북부 지역 점령을 지속할 수 없다. 이라크 정치 개혁 결과를 주시하는 수니 지도자들은 “ISIL과의 전투를 보류하고 있을 뿐”이라고 잘라 말한다. 결국 사태는 온건한 대다수 수니파들의 마음을 누가 얼마나 빨리 얻느냐에 달렸다.

이라크는 우리의 관심과 도움이 필요한 기회의 나라다. 민족 특유의 슬기와 성실함으로 짧은 시간 내에 전쟁의 잿더미에서 나라를 재건한 한국의 경험과 노하우가 이라크의 1000조원 규모 재건 사업에 활용되기를 이라크는 바라고 있다.

이라크를 바라보는 시각을 위험보다는 기회 쪽으로 바꿔야 한다. 이라크의 기회와 위험을 정량적으로 정확히 분석할 수 있을 때 기회를 사업으로, 일자리로 바꿀 수 있다. 정부는 이라크 여행을 지역별로 허용해야 한다. 650㎞ 떨어진 북쪽 일부 지역의 산발적 교전 때문에 남부 바스라의 신도시, 플랜트, 항만 등 사업이 지연될 이유는 없다.

이라크 사태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을 떨치고, 지혜를 모아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전략이 필요한 때다.

이주연 < 아주대 정보통신학 교수 jooyeoin325@hanmail.net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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