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 회장 '부재' 두달 … 이재용식 경영 해법 나올까

입력 2014-07-10 07:10  

11일 이 회장 입원 만 두 달째…"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이재용 부회장 '실적 부진' 첫 시험대…위기 돌파 해법은?



[ 김민성 기자 ]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쓰러진 지 두 달이 지났다.

이 회장이 호흡 곤란을 호소하며 서울 한남동 자택에서 쓰러진 건 5월10일 밤 10시께. 긴급 심폐소생술에 이어 막힌 심장 혈관을 뚫는 스텐트 시술을 받은 뒤 60일이 흘러갔다.

이 회장은 여전히 병원복을 벗지 못하고 있다. 9일 삼성그룹은 "(이 회장이) 조금씩 상태가 나아지고 있다"고 전했다. 구체적인 치료 경과에 대해선 "특별히 드릴 말씀이 없다" 며 "서서히 나아지고 있다"고만 확인했다.

◆ 입원 두 달째 이 회장, 현재 상태는

현재 이 회장은 서울 일원동 삼성서울병원 일반병동의 20층 VIP실에서 회복 치료를 하고 있다. 해외 최고 의료진 자문도 함께 받고 있고, 외부 자극에 제한적이지만 분명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게 회사 측의 변함없는 설명이다.

이 회장은 입원 보름만인 5월25일 외부 자극에 첫 반응을 보였다. 병실에 켜놓은 TV에서 삼성라이온즈 이승엽 선수가 홈런을 쳤다는 소리에 이 회장이 눈을 크게 끄는 등 움직임을 나타냈다.

시간이 갈수록 외부 자극에 대한 인지 반응이 보다 명확해지고 있다. 지난달 18일에는 이 회장이 문안 인사에 눈을 맞추는 등 외부 자극에 적극적으로 반응했다. 하루 8~9시간 정도 눈을 뜨는 것은 물론 병세가 전반적으로 크게 호전되고 있는 상황이라는 설명이다.


당시 삼성그룹 고위 관계자는 "최지성 미래전략실장(부회장)이 매일 아침, 저녁 두 차례 이 회장의 병실을 찾아 문안 인사를 드린다" 며 "그 날 주요 업무를 설명하면 이 회장이 눈을 맞추는 등 반응을 보인다"고 전한 바 있다.

다만 사람을 구별해 반응하거나 의사소통하는 단계는 아니다. 정상적인 의식 회복은 아니지만 외부 반응에 차도를 보인다는 점이 삼성에 희망적 소식이다. 고(故) 이병철 선대 회장을 이어 '삼성 세계화'를 일군 이 회장이 사경을 해맸던 입원 초기와 비교하면 상황이 많이 나아졌기 때문이다.

◆ 이재용 부회장에 쏠린 눈 … 위기 돌파 해법은


이 회장이 병환으로 부재(不在)한 두 달 동안 '시스템의 삼성, 관리의 삼성'은 예정된 업무를 차분하게 소화했다. '삼성가(家) 3남매'의 후계 작업도 속도를 냈다.

특히 삼성SDS에 이은 삼성에버랜드의 전격 상장 발표는 3세 경영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지난해 제일모직, 삼성SDI, 삼성석유화학, 삼성자산운영 등의 사업재편에 이어 지난달 삼성SDS 상장 발표까지 숨가쁘게 달려온 '삼성 후계 작업'이 에버랜드 상장으로 정점을 찍었다.

'포스트 이건희'로 불리는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공식 후계자로 위치를 굳히고,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이서현 에버랜드 패션부문 사장 간 사업 영역도 최종 정리 단계에 돌입했다는 분석이 쏟아졌다.

그간 이 부회장은 그룹 콘트롤타워인 미래전략실을 관장하는 최 부회장의 도움을 받아 반도체 공장 근로자의 백혈병 등 직업병 발생 문제, 그룹사 전반적 사업구조 재편, 삼성전자서비스 금속노조 농성 등 굵직한 이슈 대응책을 조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부회장은 최근 방한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삼성 전시관을 찾았을 때도 직접 안내를 맡았다. 국가 차원의 행사에 삼성전자 후계자로서 공식 데뷔한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올 2분기 삼성전자 실적 악화는 이 부회장의 경영 리더십을 검증받을 첫 시험대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8일 발표된 삼성전자의 올 2분기 잠정 영업이익은 7조2000억 원(매출 52조 원)에 그쳤다.

이 회장의 부재 뒤 나온 첫 분기 성적표로 관심을 모았으나 결과는 기대에 못미쳤다. 삼성전자에 효자 노릇을 해왔던 모바일 부문의 수익성 감소가 현실화됐다. 시장에선 '어닝 쇼크(실적 충격)'를 받았다.


이 회장이 '마하 경영', '체질 변화' 등을 강조한 지난해 삼성전자는 사상 최대 연간 영업이익을 냈다. 지난해 3분기엔 10조 원이 넘는 사상 최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세 분기는 연속 내리막이다. 특히 올 2분기 실적은 직전 분기인 1분기(8조4900억 원)보다 15.2%, 지난해 2분기(9조5300억 원)와 비교해 25% 떨어졌다. 실적 악화 전망 속에서 7조 원 대 중반까지 수 차례 눈높이를 낮췄던 시장 전망치도 만족시키지 못했다.

평소 이 회장은 '신상필벌(信賞必罰)'로 대표되는 성과주의를 강조했다. 실적 부진 등 성과가 미흡할 때는 발빠른 조직 재편과 전략 수정, 상시적 구조조정 등을 통해 그룹 전반에 강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 부회장의 발등에 떨어진 불은 당장 3분기 실적 개선이다. 삼성전자는 시장 충격을 감안한 듯 "2분기 실적 악화는 구조적 문제가 아닌 일시적 현상"이라고 이례적으로 설명했다. 모바일 신제품을 통해 올 하반기 무선사업 실적을 중점적으로 개선하겠다고도 밝혔다. 원화 강세나 마케팅비 지출 등 수익 악화 요인이 3분기에 해소될 것으로 기대했다.

삼성의 바람이 희망대로 이뤄질진 미지수다. 최대 경쟁사 애플의 '아이폰6'가 3분기 끝자락인 9월 출시될 예정이다. 충성도 높은 고객을 중심으로 강력한 대기 수요가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도 아이폰 역풍을 피하긴 어렵다

이 부회장은 지난달 전세계 임직원 700여명이 참석한 '글로벌 전략협의회'를 직접 참관했다. 삼성전자의 올 하반기 핵심 전략은 '프리미엄화를 통한 위기 돌파'다. 이 부회장이 부친처럼 신상필벌을 통해 조직에 긴장감을 불어넣을지, 특유의 차분한 리더십으로 묘수를 마련할지 업계는 주목하고 있다.

한경닷컴 김민성 기자 mean@hankyung.com @mean_R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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