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위기의 사모펀드](1)잘 나가던 PEF '10년 깔딱 고개'서 멈칫

입력 2014-07-10 10:38  

대기업에 치이고, 외국계에 밀리는 토종 사모펀드
올 상반기 M&A 시장 롯데,포스코,SK 등 대기업의 '귀환'
금융위 PEF 활성화 방안 '공염불'될라



이 기사는 07월07일(14:53)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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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에는 작년 11월과 올 3월 두 차례에 걸쳐 사모펀드 규제 완화 방침을 내놨다. 한국형 ‘모험 자본’을 육성해 자본 시장에 돈이 돌도록 하겠다는 게 골자였다. 그런데 결과는 금융위 의도와 정반대로 흘러가고 있다. 올 상반기 중대형 M&A(1000억원 이상) 10건 가운데 토종 사모펀드가 인수자로 확정된 것은 단 2건에 불과했다. SK 등 대기업과 칼라일,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사모펀드에 밀린 탓이다.

◆대기업의 귀환
올 상반기 국내 M&A 시장의 가장 큰 특징은 대기업의 귀환이다. 포스코에너지가 지난달 25일 동양파워를 4311억원에 인수하기로 했고, 보고펀드가 노리던 LIG손해보험(6850억원)은 KB금융그룹의 품에 안겼다. 우리투자증권PE의 골칫거리였던 레이크사이드CC를 삼성물산이 지난 4월 3300억원에 가져간 것도 특기할 만한 일이다.

소형 거래이긴 했지만 SK텔레콤아이리버를 보고펀드로부터 인수한 것도 최근 대기업의 변화를 상징할 만한 일이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동양매직 인수전에서 최종 승자는 농협PE이긴 했지만 현대백화점이 예전과 달리 끝까지 경쟁했다”며 “잔뜩 움츠리기만 했던 지난해와 달리 올해는 대기업들이 M&A 시장으로 속속 귀환하고 있다”고 말했다. LIG보험 인수를 놓고 마지막까지 경쟁했던 롯데도 마찬가지 사례다.

사모펀드 업계 내 토종과 외국계의 대결은 외국계 운용사들의 ‘KO’ 승이나 다름없다. 칼라일이 IMM프라이빗에쿼티 등 6개 사모펀드들끼리의 대결에서 최종 승리하며 ADT캡스(2조665억원)를 가져간데 이어 올 상반기에만 효성패키징 사업부(스탠타드차타드PE, 4200억원), 대성합동지주(골드만삭스PIA, 2384억원), 한화 L&C 건자재사업부(모건스탠리PE, 1413억원)가 외국계 차지였다.

올 들어 이달 7일까지 인수자가 확정된 M&A(인수·합병) 거래 상위 10건(금액 기준) 중에서 토종 사모펀드가 가져간 M&A 매물은 현대상선 LNG사업부(IMM PE, 5000억원), 동양매직(농협-클렌우드PE 컨소시엄, 3200억원), 동부익스프레스(KTB PE, 3000억원) 등 3건 뿐이다. 작년 상반기에 상위 5개 M&A 거래에서 4개를 MBK파트너스 등 ‘토종’이 휩쓸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확연한 변화라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토종 사모펀드 '개점 휴업'
여건상 올 상반기는 사모펀드에 여러모로 유리한 시기였다. 연기금 관계자는 “금융위가 제도를 완화해 주면서 손발을 자유롭게 해 준 데다 투자 순환상으로도 작년 하반기에 출자자들로부터 자금을 받은 터라 미리 확보해 둔 ‘파이프 라인’으로 기업 인수 자금이 흘러가야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연금, 정책금융공사, 교직원공제회, 군인공제회, 행정공제회 등 주요 출자 기관들은 지난해 5~9월 ‘토종’ 사모펀드에 1조8000억원을 배정했다. 보통 자금을 받으면 1~2년 내에 투자해 5년께 투자금을 회수하는 게 사모펀드의 정상적인 투자 흐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지난해 돈을 받은 사모펀드들이 올 상반기에 움직였어야 한다는 얘기다.

하지만 MBK파트너스, 스틱인베스트먼트, 스카이레이크, H&Q, 보고펀드, KTB PE, 큐캐피탈, 루터어소시에잇, KDB산업은행PE, 유니슨캐피탈 등 1조8000억원을 받은 운용사 중에 돈을 받은 후에 투자 집행에 나선 곳은 극히 드물다. KTB PE가 동부익스프레스를 인수한 게 유일한 사례다.

사정이 이렇게 된 데엔 복합적인 요인들이 중복돼 있다. 가장 근본적인 문제는 기존 투자 기업을 팔지 못한 채 ‘소화 불량’에 걸린 운용사들이 많다는 점이다. 여기에 더해 국세청이 역외펀드에 과세하려고 하는 등 정책 리스크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대형 사모펀드 운용사 관계자는 “아랍의 국부펀드 등 해외 출자자들 돈을 받아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게 역외펀드의 설립 목적”이라며 “국내 금융당국에 등록한 역내펀드와 동일한 구조로 운영하고 있는데 역외펀드에만 사모펀드 운용사가 받는 관리보수에 세금을 매기겠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처사”라고 우려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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