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동양레저 파산 막았다. 법원-관리인 중재 '결실'

입력 2014-07-11 17:08   수정 2014-07-13 11:35

"포스코, 유안타 덕분에..."CP채권자 변제대금 조기 회수 성공
2023년 종결예정이던 회생 올해말 종결 예정...변제율도 2배이상 올라
이재희 부장판사-최정호 관리인 노력 결실...골프장 회원들 대중제 전환 '통큰 양보'



이 기사는 07월11일(15: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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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진 자산이 2개 골프장 운영권 뿐인 동양레저는 동양그룹의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 5개 기업 가운데 ’파산‘가능성이 가장 높았다. 지난 3월까지 동양시멘트, 동양인터내셔널, 동양네트웍스, ㈜동양 등 4개사는 법원으로부터 모두 회생 인가를 받았지만 동양레저만 절차가 지연돼 왔다. 동양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던 동양레저는 가지고 있던 핵심계열사 ㈜동양의 대주주 지분(36.2%)마저 감자 당해 사실상 골프장 운영회사로 전락했다.

동양레저 조사위원도 작년말 동양레저가 골프장 부지를 소유자인 동양생명으로부터 사오거나 회원제 골프장을 대중제(퍼블릭)로 바꾸는 가정하에서만 파산을 피할 수 있다고 법원에 회생계획안을 보고했다. 조사위원은 개인 기업어음(CP)투자자에게 투자금의 21%만 돌려줄 수 있을 것으로 법원에 보고했다. 이랬던 동양레저가 11일 서울중앙지방법원으로부터 파산을 면하고 회생인가를 받아 ’기적적‘으로 되살아났다.

◆회생 종결 시점 2023년에서 올해말로 앞당겨

서울중앙지법 파산6부(수석부장판사 윤준)는 11일 관계인 집회를 열고 동양레저가 CP투자자 6000여명의 투자금 54.5%를 현금으로 갚는 회생계획안을 통과시켰다. 이날 법원의 결정으로 동양레저의 회생종결 시한은 당초 회생계획 상 예상시점인 2023년에서 올해말로 9년 앞당겨졌다.

투자금의 21%만 현금으로 돌려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 동양레저 CP투자자 6000여명은 무려 54.5%를 현금으로 돌려받게 됐다. 대부분 2000만원 미만으로 투자한 고령층의 개인 투자자들이다. 이들이 받을 수 있는 현금이 당초 350억원에서 910억원으로 2.6배 늘어난 것이다. 동양레저가 채권자에게 진 빚은 총 7200억원 규모다. 동양레저 기업어음(CP)투자자 채권은 1670억원, ㈜동양 등 특수관계자 채권은 3500억원 수준이다. 이중 경기 안성 파인크리크 골프장과 강원 삼척 파인밸리 골프장 등의 회원권 채권은 2000억원이다.

골프장 회원들(개인 및 기업 100여곳)은 채권 100%를 출자전환해 나중에 배당이나 주식 처분으로 투자금의 30%수준을 돌려받을 것으로 보인다. 다만 ㈜동양 등 특수관계자 채권자들은 ‘동양사태’의 책임을 물어 7%만 돌려 받는 ‘차등 변제’를 실시하기로 법원은 결정했다.

◆"포스코 덕분에..." 개인CP채권자 예상밖 이익 2배↑

회생 종결기간을 9년(2023년→2014년)이나 단축하고, 개인CP투자자가 회수할 수 있는 현금이 2.6배가량 늘어난 비결은 동양파워와 동양증권의 매각이 예상외로 비싸게 팔리면서, ’우발 이익‘이 생겼기 때문이다.

조사위원은 당초 동양파워의 매각 예상 가격을 1390억원(100% 기준)으로 산정했다. 2023년까지 10년간 동양레저를 잘 경영해 나오는 수익으로 빚을 서서히 갚아가도록 회생계획안을 만들어 법원에 제출했다. 하지만 지난달 동양파워 지분 100%가 매각주관사 삼정KPMG에 의해 포스코에너지에 4310억원에 매각되면서 이변이 발생했다.

1390억원의 지분율 수준(25%)인 313억원이 동양레저에 유입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다음달 20일 포스코에너지의 최종 인수대금이 납입되면 4310억원의 25%인 1070억원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더구나 포스코에너지가 낸 동양파워 인수 가격(4300억원)은 2위 인수후보인 삼탄-대림 컨소시엄이 제시한 가격보다 1000억원, 3순위인 SK가스-대우건설 컨소시엄보다는 2300억원 정도 높은 것이었다.

우발 이익이 생기게 되면, 변제계획상 마지막 연도부터 먼저 채권자의 빚을 갚게 돼 회생 종결 절차도 앞당겨 지게 된다. 동양레저 내부에도 300억원 정도 내부 유보를 할 자금이 생겨, 회원들에게도 이득이 발생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동양레저와 동양인터내셔널이 보유했던 동양증권 대주주 지분(27.06%)도 딜로이트안진 매각주관 하에 실사가치(900억원)보다 약 39%높은 1250억원에 대만 유안타증권에 매각돼 우발이익이 추가됐다.

투자은행(IB)업계 관계자는 “포스코 등이 비싸게 동양 매물을 사줌으로써 개인 CP투자자들이 크게 이득을 보게 된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포스코는 내부적으로 시너지가 클 것으로 보고 높은 가격을 써냈을 뿐 비싸게 산 것으로 여기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이재희 부장판사-최정호 동양레저 관리인, 골프장 회원 설득해 파산 막아

지난달말까지 동양레저가 운영중인 파인밸리 골프장 회원들의 대중제 전환 동의율은 20%에 불과했다. 대기업 회원이 다수인 파인크리크 회원들도 회원권 투자 손실에 대한 ‘책임론’을 우려해 대중제 전환에 소극적이었다. 법적으로 골프장이 대중제로 전환하려면 회원들의 70%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대중제 전환에 실패하면 동양레저는 파산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법원(이재희 부장판사)과 동양레저 관리인은 동양레저 파산을 막기위해 이달 초까지 총력을 기울였다. 법원은 “대다수 부유층인 골프장 회원들이 생계가 어려운 고령층이 대다수인 동양레저 CP투자자들을 위해 양보해줘야 한다”며 “대중제로 전환하는 것이 파산보다 이득“이라고 압박했다. 최정호 동양레저 관리인 역시 강원도 삼척에 6개월간 상주하며 회원들을 만나 일일이 설득작업에 들어갔다. 결국 풍산, 오리온, LG화학, 종근당 등을 제외한 삼성, 현대차 등 대부분의 대기업들은 동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파인밸리 회원들의 동의률은 20%에서 이날 75%로 막판에 올라와 대중제 전환이 가능해졌다. 최정호 동양레저 관리인은 이날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후 “법원과 골프장 회원들의 협조로 파산위기에 몰렸던 동양레저가 기적처럼 되살아나게 됐다”고 말했다.

안대규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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