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라이프] 품질 문제 생기면 새벽 4시에도 회의 여는 '열정'…"보물 1호는 한샘 고객들이 보내 준 감사편지죠"

입력 2014-07-15 21:50  

CEO 오피스 - 최양하 한샘 회장

현장이 답이다…매주 금요일은 현장방문
제품 설치과정 지켜보고 직원 애로사항 귀담아 들어

매달 고객편지 100통…본사 1층에 편지·선물 전시
회사 오갈때마다 고객감동 중요성 깨달아



[ 민지혜 기자 ] “올해 상반기를 평가한다면, S-A-B등급 중 ‘B’였습니다. 실적이 기대에 못 미친 거죠. 품질서비스 측면에서도 일정 수준 개선되긴 했지만 하반기엔 좀 더 품질과 서비스 향상에 공을 들여야 합니다.”

이달 초 설악산 소공원에서 비선대, 귀면암, 양폭대피소로 이어지는 양폭코스를 찾은 최양하 한샘 회장은 팀장급 이상 간부들 앞에서 이처럼 냉정한 평가를 내렸다. 전사(全社) 팀장회의를 겸한 이날 산행엔 각 사업부장과 팀장 등 120여명이 함께했다.

설악산 오르며 팀장급 회의

상하반기에 한 번씩 산을 찾는 최 회장의 ‘등산 경영’은 이미 업계에선 유명하다. 건강도 챙기면서 편한 복장으로 팀장들과 자연스레 업무 얘기를 한다. 최 회장은 산에 오르기 전에 해당 반기 판매 실적은 어땠는지, 소비자들의 주된 불만은 무엇이었는지, 공장에서 안전사고는 없었는지, 비효율성은 개선됐는지 등을 꼼꼼히 챙긴다.

올해 65세인 최 회장의 산행 실력은 40대 팀장들도 따라잡기 힘들 정도다. 보통 4시간가량 걸린다는 설악산 신흥사 입구에서 양폭까지를 3시간30분 만에 주파한다. 2주에 한 번씩 여는 임원회의 때도 청계산을 오르거나 동작역부터 한남대교 언저리까지 한강 변을 산책하곤 한다. 강승수 사장, 박석준 사장, 이영식 부사장을 포함해 각 사업부 부서장급 임원 12명과 함께 회의 겸 운동을 하는 자리다.

문제 생기면 새벽 4시에도 회의

최 회장은 보통 새벽 3시30분에 기상한다. 아무리 늦어도 새벽 5시를 넘기지 않는다. 전날 제품 품질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겼거나 고객 불만이 들어오면 새벽 4시에 회의를 소집하기도 한다.

올초에도 부엌 수납장 문에 문제가 생기자 어김없이 새벽 4시에 회의를 열었다. 문을 여닫는 연결고리인 ‘힌지’와 여닫을 때 완충작용을 하는 ‘댐핑’ 부품을 공장에서 따로 출고한 뒤 부착하는 형식인데 이게 자꾸 떨어진다는 불만이 제기된 것이다. 최 회장은 그날 새벽회의에서 “힌지와 댐핑을 처음부터 일체형으로 출고하면 되지 않겠느냐”는 개선안을 제안해 곧바로 부품 일체형으로 바꿨다. 그러자 4월부터는 관련 불만이 단 한 건도 들어오지 않았다.

최근 경기도 일산물류센터를 찾은 최 회장은 포장된 선반, 문짝 등을 4단짜리 대형 선반에 무작위로 보관하는 것을 보고 그냥 지나치지 못했다. 최 회장은 “가장 높은 4단 선반에 자주 내리는 물건이 많은데, 출고가 잦은 제품을 1단에 적재하면 특수 지게차를 쓰지 않아도 되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특수 지게차로 물건을 내리다 보면 시간과 비용이 드는데다 안전사고의 위험도 있다는 지적이었다. 그 후론 출고 빈도에 따라 제품 보관 층수를 달리해 효율성을 높였다.

답을 찾아 불쑥 현장을 찾는다

최 회장은 불쑥 현장을 찾는다. 최근엔 새벽 5시께 회사로 출근했다가 곧바로 회사에서 출발하는 시공 기사의 차를 타고 현장에 나간 적도 있다. 제품을 차에서 내리고 현장에 설치하는 전 과정을 직접 지켜보기 위해서다. 그들의 애로사항을 귀담아듣고 개선하기 때문에 현장 직원들의 사기가 높은 편이다. 애프터서비스(AS) 기사 체육대회, 영업사원의 밤 등 현장 직원을 위한 행사를 따로 열어 그들을 독려한다.

최 회장은 늘 “현장에 답이 있다”고 강조한다. 소비자와의 접점이자 모든 장단점이 드러나는 곳이기 때문에 자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매주 금요일을 ‘현장경영의 날’로 정하고 자신은 물론 임원들도 모두 현장에 방문하도록 하고 있다. 월평균 2회씩 ‘CEO 주관 일선 근무자 간담회’를 열고 시공 사원, 물류센터 사원, AS 기사, 고객 상담사, 영업사원들을 모아 건의사항을 듣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최근에도 한 AS 기사가 현장에서 경험한 소비자 불편을 얘기하자, 최 회장이 직접 대책회의를 열기도 했다.

보물 1호는 소비자가 보낸 감사 편지

최 회장이 늘 자랑하는 것 중 하나는 ‘소비자가 보내온 편지와 선물’이다. 현장을 중시하면서 서비스 품질을 올린 덕분에 감동한 고객들이 손수 편지를 써서 회사로 보내온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어지간한 친절에 편지를 보내지는 않는다. 진짜 감동을 받았을 때 자발적으로 그런 마음을 표하는 게 감사 편지 아니냐”며 “그래서 제 보물 1호는 바로 이분들의 선물”이라고 했다.

서울 방배동 한샘 본사 1층에는 시공 기사, AS 기사에게 감동받은 소비자들이 보낸 편지와 30년산 위스키, 해당 기사의 이름을 새긴 와인, 사진액자, 수묵화 등이 전시돼있다. 최 회장이 받은 선물만 해도 벨트, 넥타이, 양말, 운동복, 캐리커처, 화장품, 목도리, 가방, 시계, 팔토시, 향초, 영양제, 꿀 등 각양각색이다.

지난 5월 한 달 동안 받은 선물만 34건. 매달 보통 100여통의 편지가 온다. 최 회장은 늘 직원들에게 “회사를 오갈 때마다 저 편지와 선물을 보고 다시 한번 ‘고객 감동’의 중요성을 깨달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중국 사업으로 ‘10조 기업’ 도약

올해 최 회장이 내세운 경영 방침은 초일류 기업 기반 확립이다. 지난해 국내 가구업계 최초로 매출 1조61억원으로 ‘1조 클럽’에 이름을 올렸지만 여기서 안주하지 않겠다는 각오다. “매출 1조원을 달성했다고 좋아할 때가 아니라, 그다음을 위해 더 바짝 긴장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을 독려하고 있다. 1조원까지는 일반 소비자 대상(B2C) 사업으로 왔지만, 더 성장하기 위해선 품질과 서비스를 확고히 하면서 대형 아파트 계약을 통한 특판(B2B) 사업 등으로 기반을 넓혀야 한다는 판단이다.

최 회장이 중국 사업에 공을 들이는 배경이다. “10조, 100조 기업으로 도약하려면 중국을 잡아야 한다”는 최 회장은 고급 아파트에 들어가는 프리미엄 가구로 시장을 뚫을 계획이다.

최 회장은 또 “한샘은 가구 제조업을 하는 게 아니라 노동집약적 서비스업이자 유통업을 하는 것”이라고 늘 임직원들에게 강조한다. “연매출이 1000억원 성장할 때마다 생산물류, 영업, 시공, AS 등에서 450명씩 추가 고용하는 고용창출 기업”이라는 설명이다. 한샘은 2011년 7128억원에서 지난해 1조69억원으로 성장하는 2년 사이에 총 825명을 신규 채용했다. 지난 6월에는 고용노동부가 선정하는 ‘고용창출 100대 우수기업’에 선정됐다.

최양하 회장 프로필

△1949 년 서울 출생 △서울 보성고 졸업(1968) △서울대 금속공학과 졸업(1973) △대우중공업 입사(1976) △한샘 입사(1979) △한샘 상무이사(1989) △한샘 대표이사 전무(1994) △한샘 부엌가구 사업본부 사장(1997) △한샘 대표이사 사장(1998) △에펙스산업 대표이사 사장(1998) △넥서스상사 대표이사 사장(2003) △한샘 대표이사 부회장(2004) △한샘 대표이사 회장(2009~)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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