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株, 한물간 영웅됐나

입력 2014-07-18 21:31  

'가격 매력'이 안 통한다
가치주 펀드 신영마라톤 수익 1%…저평가 대형주 담고 재미 못 봐

오르는 종목만 오른다
고평가 음식료·건자재株 더 뛰어
휴대폰 부품·해운·화학 등 저PER·저PBR株 여전히 부진



[ 송형석 / 안상미 기자 ] 가치주 투자를 표방하는 운용사들이 휘청거리고 있다. 작년 15% 이상 수익률을 내던 대표 가치주펀드들이 올 들어서는 5% 이하 수익률로 부진하다. 가치주로 볼 수 있을 만큼 가격이 떨어진 삼성전자 등 대형주를 대거 편입, 수익률이 타격을 받았다는 분석이다.


○체면 구긴 가치주펀드

가치주펀드 열풍을 몰고온 한국밸류자산운용의 올해 성적표는 4.17%(17일 대표상품 한국밸류10년투자1C 기준)다. 작년 19.41% 수익률에 훨씬 못 미친다. 지난해 수익률 15.35%로 한국밸류와 쌍벽을 이뤘던 ‘신영마라톤A1’도 연초 이후 수익률이 1.99%에 그치고 있다.

가치주펀드들은 올 들어 주가수익비율(PER)이 낮은 저평가 대형주를 많이 편입했지만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한국밸류10년투자1’의 대형주 비중은 57.73%로 1년 전(51.54%)보다 6%포인트가량 확대됐다. 삼성전자는 연초 16.88%에서 18.46%로, 현대차는 3.36%에서 5.13%로 각각 비중이 늘었다. 결과는 실패였다. 현재 삼성전자 주가는 연초보다 3%, 현대차는 2%가량 하락했다. ‘신영마라톤A1’의 포트폴리오도 엇비슷하다. 펀드 내 대형주 비중이 52.85%로 소형주(34.99%), 중형주(12.17%)보다 높다.

○주가 ‘부익부 빈익빈’ 심화

전문가들은 주가가 오르는 종목에만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심화돼 가치주펀드가 더욱 고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올 들어 괄목할 만큼 주가가 오른 업종은 PER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높아 고평가주로 간주됐던 음식료, 건자재, 화장품 등이다. 올해 예상 이익 기준 PER이 34.5배, PBR이 4.0배에 달하는 아모레퍼시픽은 연초부터 지난 17일까지 주가가 67% 뛰었다. PER 25.4배, PBR 4.3배인 한샘의 주가가 74% 뛴 것도 엇비슷한 사례다.

반대로 미래 예상 수익에 비해 주가가 싼 가치주들은 ‘왕따’를 당하고 있다. PBR이 0.59배에 불과한 현대중공업은 같은 기간 주가가 35% 하락했다. 휴대폰 부품, 화학, 해운업종에도 엇비슷한 종목이 수두룩하다.

서동필 IBK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저평가 대형주들은 글로벌 업황의 영향을 받는 만큼 실적 전망이 불확실하다”며 “투자자들이 불확실성에 지쳐 하나 둘씩 손절매에 나서다 보니 반등의 계기를 잡지 못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치주 투자지표 효용성 논란

이러다보니 PER, PBR 같은 가치주 판별 지표들의 효용성이 떨어졌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PER과 PBR만 믿는 것은 곤란하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며 “인수합병(M&A) 유망주 펀드 등 기존 펀드와 다른 시각으로 가치주를 발굴하는 상품이 등장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국인만 최근 주식을 사고 있기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가치 투자를 중시하는 기관이 ‘팔자’로 일관하다 보니 저평가주가 곤경에 빠졌다는 논리다. 기관과 달리 외국인들은 시가총액 상위주를 묶음으로 사거나, 우량 종목으로 간주한 종목을 기계적으로 반복해서 사는 매매 패턴을 보인다는 설명이다.

송형석/안상미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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