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병무 대표 전면에...엠코르셋 지분 인수 주도
H&Q,산은PE,신한PE,우리PE도 '고전'
이 기사는 07월16일(13:52)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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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세대 ‘토종’ 사모펀드인 보고펀드가 ‘생존’을 위한 치열한 변화를 꾀하고 있다. 4인 공동 대표에서 6인 각자 대표 체제로 지배구조를 바꾼데 이어 최근 사무실도 10여 년 둥지였던 시청 인근 한화빌딩에서 서대문으로 이전했다.
보고펀드는 12일 속옷 전문 중견기업인 엠코르셋의 지분 21.3%를 200억원에 인수하는 본계약을 맺었다. 이 거래는 보고펀드 내부의 변화 이후 첫번째로 결실을 맺은 거래라는 점에서 사모펀드와 연기금 등 펀드 출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 는 “보고펀드는 한국을 대표하는 바이아웃(buy-out) 전문 운용사”라며 “경영권과 무관한 주요 지분 투자로 전략을 바꿨음을 보 여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보고펀드는 이미 몇 가지 징후들을 통해 이같은 변화를 추구할 것임을 드러냈다. 지배구조를 바꾼 것이 대표적인 징후다. 보고펀드는 재정경제부에서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과 은행 매각을 담당했던 변양호 전 재경부 금융정책 국장이 ‘외국 자본에 대항하는 토종 펀드’를 목표로 2005년 설립했다. 창립 당시 멤버는 변 대표 외에 3인이었다. 리먼 브라더스 한국 대표였던 이재우 대표가 실질적인 ‘산파’ 역할을 하고, 모건스탠리 한국지사 기업금융부문 신재하 대표를 창립 파트너로 영입했다. 박명무 김앤장 법률사무소 변호사가 합류한 건 2010년 12월이었 다. 이 과정에서 보고펀드의 지배 구조는 공동 대표 체제였다. 파트너가 3인에서 4인으로 바뀌었을 뿐이었고, 이 시스템은 올 초까 지 유지됐다.
하지만 보고펀드는 창립 10년차인 올해 지배구조에 변화를 가져왔다. 임원이었던 이철민, 안성욱씨 2명 을 파트너로 승격시키면서 6인 각자 대표로 바꿨다. 각자 대표는 말 그대로 각각의 대표가 결제권을 갖고 최종 의사 결정 을 할 수 있다는 의미다. 각각의 대표가 각자 전문화된 영역에서 활동해 결과적으로 시너지를 내겠다는 전략이 내포돼 있다. 집단 의사 결정을 하는 공동 대표와는 확연히 다른 구조다. 연기금 관계자는 “이전 공동 대표 체제에선 사실상 창업을 주도한 변양호, 이재우 대표가 의사 결정을 주도했다면 각자 대표 체제에선 기존 창업자의 영향력이 줄고, 새로운 신규 파트너들의 힘이 세질 수 밖에 없 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모펀드 업계에선 이번 엠코르셋 거래도 박병무 대표 이하 새로운 파트너들이 주도했을 것으 로 보고 있다. 실제 보고펀드는 6인 각자 대표 체제를 유지하고는 있지만 대외적으로 보고펀드를 대표하는 인물로 박명무 대표를 내세 우고 있다. 과거 변양호, 이재우 대표가 등장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대목이다. 기존 4인 공동 대표 체제에서 보고펀드는 동양생명, 노비타(2006년), 아이리버, LG실트론(2007년) 등 주로 경영권을 사고 파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BC카드 주요 지분 에 투자하긴 했지만 보고펀드 전체적인 포트폴리오로 보면 예외적인 사례였다.
투자 전략 뿐만 아니라 경영도 내실을 다지는 쪽으로 급선회하고 있다. 장교동 한화빌딩에서 서대문으로 사무실을 이전한 것이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사모펀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운용사들 대부분이 밖에 비치는 이미지를 고려해 강남 파이낸스, 광화문 파이낸스, 여의도 CCMM 등 임대료가 비싼 건물에 입주해 있다”며 “한화빌딩만해도 서울 중심가여서 보고펀드, 맥쿼리 등이 자리잡고 있었다”고 말했다.
보고펀 드뿐만 아니라 2005년에 펀드를 결성한 1세대 PEF 운용사들 대부분이 생사의 기로에 서 있다. 보고펀드는 아이리버를 반값에 매각한 데 이어 LG실트론 투자 지분을 처리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H&Q 역시 에스콰이아 투자 실패로 고전하고 있다.
연기금 관계자는 “H&Q는 1호 펀드의 성공으로 국민연금으로부터 최우수 운용사로 선정되기까지 했는데 그 직후에 에스콰이아 워크아웃 사태가 터졌으니 타격이 더 크다”고 말했다. 신한PE, 우리PE는 펀드 레이징 시장에서 ‘아웃’ 됐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만큼 펀드 출자자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비독립계 중 가장 규모가 큰 산업은행PE 역시 지난해 4곳의 블라인드 PEF 운용사 선정에 입찰했다가 1곳에만 선정되기도 했다.
박동휘 기자 donghui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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