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 탓에…현대차 '어닝 쇼크'

2분기 기업 실적 희비 엇갈려

영업익 2013년보다 13.3% 줄어…신차 효과 무색


[ 박수진 / 이고운 기자 ] 현대자동차가 올 2분기에 환율하락(원화가치 상승)의 직격탄을 맞아 영업이익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3% 급감했다.

현대차는 24일 서울 양재동 사옥에서 경영실적 발표회를 열고 2분기 매출 22조7526억원, 영업이익 2조872억원의 실적을 거뒀다고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매출은 1.9%, 영업이익은 13.3% 줄어든 것이다.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두 자릿수로 감소하기는 2012년 4분기(-11.4%) 이후 1년반 만에 처음이고, 국제회계기준(IFRS)으로 실적을 집계하기 시작한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것이다.


이원희 현대차 부사장(재경본부장)은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등 신차를 출시하고 전사적으로 비용절감과 수익 개선 노력을 벌였으나 환율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크게 떨어져 실적이 악화됐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상반기 평균환율은 달러당 1105원30전이었으나 올 상반기엔 1048원80전으로 5.1% 떨어졌다. 특히 2분기엔 평균환율이 1030원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설명이다. 브라질 월드컵 마케팅 비용과 인건비 등도 소폭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차는 상반기 전체로는 총 249만6000대의 차를 팔아 44조4016억원(금융 및 기타부문 실적 포함)의 매출과 4조25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차량 판매 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보다 4.4% 늘었지만, 환율 하락으로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0.3%와 5.8% 줄었다.

신형 제네시스와 쏘나타 판매전략에 대해서는 “상반기에 신형 제네시스는 목표 대비 103%, 쏘나타는 110% 팔렸다”며 “미국 등에서 모자라는 물량을 공급하기 위해 울산공장 내 두 차종의 생산량을 늘리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 부사장은 하반기 환율 전망과 관련, “경상수지 흑자가 지속되고 외국인 투자가 계속 확대되는 등 원화강세 요인이 있지만 한국은행과 미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이 바뀔 가능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며 “달러당 1020원 정도로 예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그나마 현대차가 기타 판매관리비용을 크게 줄이면서 영업이익률을 9.2%로 지킨 것은 평가할 만하다”며 “3분기 실적은 파업 여부와 환율 변동, 미국 시장에서의 LF쏘나타 판매 동향이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증권 전문가들은 25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기아자동차에 대해 더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신한금융투자는 기아차의 2분기 매출을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감소한 12조8410억원, 영업이익은 32% 급감한 7814억원으로 전망했다.

최중혁 책임연구원은 “기아차의 해외 생산 비중이 44%로 현대차(64%)에 비해 작아 업종 내 환율 민감도가 높다”며 “원·달러 환율이 10원 하락하면 연간 매출은 0.4%, 영업이익은 2.3% 감소한다”고 설명했다.

박수진/이고운 기자 ps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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