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도 일 못하면 과장 강등…글로벌 외식 기업 만든 철저한 실력주의

입력 2014-07-25 07:01  

Best Practice

외식체인기업
와타미 그룹

현 사장인 구와바라 유타카
외식 총괄하다 해임됐지만
숯불고기 체인 성장시키며
결국 그룹 사장으로 재기

실력을 최우선시 하지만
동시에 따뜻한 가족적 집단
금융위기 때도 정리해고 안해

외식 사업으로 시작해서
농업·의료·발전영역 확장

1100억엔
지난해 말 기준 연 매출

730개
전세계 10개 지역의 점포

4000명
종업원수



[ 강영연 기자 ]
2008년 금융위기가 세계를 덮치던 당시 일본 외식기업인 와타미그룹은 긴급 이사회를 열었다. 파견근로자 해고가 늘고 있던 시기라 회의 결과는 뻔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와타미그룹은 “회사의 경영상태가 악화된다 해도 누구도 해고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만약 직원을 해고해야 하는 상황이 오면 최고경영자(CEO)와 임원들의 급여를 삭감해 해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회사 측은 “사람은 경영자원이 아니다”며 “회사와 사원은 일심동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사람 중심 경영을 바탕으로 와타미그룹은 ‘잃어버린 20년’과 금융위기 속에서도 지속적으로 성장했다. 1984년 자본금 300만엔(약 3030만원)으로 시작한 와타미그룹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연매출 1100억엔(약 1조1100억원)의 글로벌 기업으로 발전했다. 종업원은 4000여명, 세계 10개 지역에서 730개 이상의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사업 분야 역시 외식뿐 아니라 의료, 농업, 발전까지 다양해졌다.

냉철하지만 따뜻한 집단

와타미그룹은 철저하게 실력주의 회사다. 지금의 능력으로 현재의 직무를 수행할 수 없다고 판단되면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누구나 강등한다. 연공서열도 중요하지 않다. 사장으로 일하다 그 직무에 적합한 능력이 없다고 여겨지면 과장으로 강등되기도 한다. 구와바라 유타카 와타미그룹 사장도 외식사업을 총괄하던 2003년 해임된 적이 있다. 매출 부진의 책임을 지고 외식사업 전체 책임자에서 설립된 지 얼마 안 된 자회사 사장으로 강등됐다.

하지만 그것이 끝은 아니었다. 와타미그룹에서는 낮은 평가를 내렸다면 반드시 오명에서 벗어날 기회를 주기 때문이다. 한번 강등당했더라도 일을 못하는 사람이라는 꼬리표를 붙이지 않는다. 재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구와바라 사장 역시 자회사에서 숯불고기 체인인 와타민가를 안정적으로 성장시키면서 와타미그룹 외식사업체 중 세 번째로 큰 회사로 성장시켰다. 결국 그룹 사장으로 재기할 수 있었다.

그만큼 직원들을 믿고 권한을 부여한다. 사람은 스스로 성장하는 존재라고 믿기 때문이다. 와타미그룹의 외식사업 부문 점장들은 연 2억~3억엔의 매출을 담당하고, 사원과 아르바이트 점원 등 30~50명의 직원을 교육하고 관리해야 한다. 점장 한 명이 중소기업 수준의 사업을 담당하는 것이다. 지역 관리자가 되면 1인당 8개 점포를 담당하며 연 20억엔의 매출을 관리한다. 부장은 1인당 50개 점포, 연 100억엔의 매출을 담당하게 된다.

와타나베 미키 와타미그룹 창업자는 “성장할 사람은 스스로 판단해서 도전하고 실패하고 다시 도전하면서 성장한다”며 “회사는 직원이 성장할 환경과 기회를 제공하는 곳일 뿐”이라고 말했다.

고객을 행복하게 하는 서비스

와타미그룹의 목표는 ‘고맙습니다라는 말을 지구상에서 가장 많이 듣는 기업이 되자’다. 와타미가 처음 간병사업에 뛰어들었던 2004년. 당시 간병 서비스는 고객보다는 기업 중심이었다. 대표적인 것인 ‘특수목욕’이란 목욕서비스였다. 거동이 힘든 노인들을 욕조에 눕혀서 따뜻한 물과 비누로 몸을 씻기고 온풍으로 몸을 말리는 것으로 마치 식기세척기 같았다. 몸을 움직일 수 있는 경우도 효율적이라는 이유로 이 방식이 사용되곤 했다.

와타미그룹은 이것을 바꿨다. 특수목욕이 필요한 사람이라도 일반목욕을 시켜서 존중받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게 했다. 기저귀나 휠체어도 권하지 않았다. 튜브로 음식을 섭취하던 사람들에게도 다시 한번 스스로 밥을 먹도록 해 음식을 먹는 즐거움을 느끼도록 했다.

와타미그룹의 또 하나의 특징은 사원 행복을 강조한다는 것이다. 고객이 행복하기 위해선 우선 사원이 행복해야 한다는 생각에서다. 와타미그룹 전 직원들은 ‘꿈 수첩’이란 것을 갖고 있다. 수첩에 꿈을 적고 그것을 실현할 날짜는 적는 방식으로 사용한다. 구체적인 목표를 세움으로서 일에 대한 보람을 느끼고 회사에 대한 자부심을 키울 수 있게 돕는다.

전 직원을 대상으로 일의 보람과 장래의 꿈에 대한 설문조사도 실시한다. 일에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하는 사원의 수와 상태를 파악하고 한 사람 한 사람이 긍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기 위해서다.

끊임없이 변화하는 기업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새로운 분야에 계속 도전하는 것도 와타미그룹의 특징이다. 외식사업으로 시작한 그룹은 농업, 의료, 발전 부문으로 그 영역을 계속해서 확장하고 있다.

와타미그룹은 점포에서 안전한 식재료를 사용하기 위한 목적으로 1998년부터 저농약 채소를 재배하기 시작해 2002년부터는 본격적으로 농업에 진출했다. 현재는 40여종의 채소와 유제품 등으로 생산 품목을 확대하고 있으며 유기농 채소 택배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2004년엔 실버타운을 중심으로 간병사업에 진출했다. 2012년 풍력발전 산업에 진출해 생산된 전력을 그룹 계열사에 공급하는 한편, 지난 5월부터는 시장에서 소매로 전력을 판매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사회공헌 사업에도 적극적이다. 스쿨에이드재팬(School Aid Japan)이라는 법인을 설립, 다양한 지원 활동을 펴고 있다. 가장 중점을 두는 것은 교육이다. 많은 아이들에게 인간성 향상을 위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개발도상국에서 학교 시설 건설, 학교 교육환경 개선, 교재 지원 및 취학이 어려운 아동에 대한 지원을 하고 있다.

강영연 기자 yy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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