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샘암 논란…종양 1cm 넘을 땐 수술해야

입력 2014-07-26 03:38   수정 2014-07-26 09:48

이준혁 기자의 생생헬스
과잉진료 갑상샘암 '시끌' 검진 권고안 곧 나와

방사선 치료 한 적 있거나 가족력 있다면 고위험군
종양 0.5㎝ 미만이더라도 기도·식도 주위에 있을땐 위험

일반인은 특별한 증상 없으면 초음파 검사 받을 필요 없어



[ 이준혁 기자 ]
갑상샘암 수술에 대한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1일 갑상샘암 검진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공개토론회를 열었다. 갑상샘암 검진의 효과와 위해성을 따진 뒤 조만간 갑상샘암 검진 권고안을 내놓겠다고 밝혔다.

갑상샘암에 대한 논란이 일자 이미 수술을 받은 환자, 진단 후 수술을 기다리는 환자, 검진을 받아야 하는 환자 모두 혼란에 빠졌다. 검진과 수술이 꼭 필요한 환자임에도 불안에 휩싸여 진단과 치료를 거부하는 사례도 속출하고 있다.

◆가족력 있다면 정기검진 필수

국립암센터는 특별한 증상이 없는 일반인은 갑상샘암 검진을 위한 초음파 검사를 받을 필요가 없다는 의견을 밝혔다. 하지만 ‘고위험군’이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일각에서 갑상샘암을 ‘착한 암’이라고 부르지만 갑상샘암도 엄연히 암이다. 한 해 300여명이 갑상샘암으로 사망한다.

예컨대 갑상샘암은 과거 방사선 치료를 한 적이 있는 경우 발병 위험이 매우 높아진다. 특히 소아기에서 청소년기 사이에 두경부 조사(照射·방사선을 쐬는 치료) 경험이 있다면 갑상샘암 고위험군에 해당한다. 과거 두경부 방사선 조사를 한 적이 있거나 소아기에서 청소년기 사이에 전신 방사선 조사를 받았다면 갑상샘암 고위험군에 속한다.

가족력도 갑상샘암의 주요 위험인자다. 부모가 갑상샘 유두암이나 여포암을 진단받았다면 자녀에게서 갑상샘암이 발생할 위험도는 아들이 일반인의 7.8배, 딸은 2.8배다. 윤정한 화순전남대병원 내분비외과 교수(대한갑상선내분비외과학회 회장)는 “환자가 가족성 갑상샘 수질암으로 판명이 나면 나머지 가족 모두 검사를 받는 것이 필요하다”며 “가족력이 있는 고위험군은 꼭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0.6㎝ 넘으면 수술 고려

갑상샘암의 대부분은 진행 속도가 느리다. 크기가 4~5㎝ 이상으로 매우 커서 주위 장기를 압박하거나 크기에 관계없이 주위 조직으로 진행된 경우에만 증상이 나타난다. 증상이 나타난 후에는 이미 다른 장기로 전이됐거나 크기가 커진 상태다. 하지만 모든 갑상샘암 환자가 진단 뒤 수술을 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한갑상선학회는 갑상샘암 진단과 치료에 관한 권고안(2010년)에서 종양 크기가 0.5㎝ 이하인 경우 주위 림프절로 진행된 흔적이 발견되지 않는 한 세포검사를 하지 말 것을 권고하고 있다. 갑상샘암 수술을 고려해야 하는 경우는 측면 림프절 전이와 원격 전이가 발생할 수 있는 0.6㎝ 이상일 때부터다. 이때에는 관찰보다 수술이 우선이다. 갑상샘 종양이 1㎝ 이상이라면 십중팔구 수술을 시행한다.

박해민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는 “종양의 크기가 0.5㎝ 미만이더라도 결절(혹)이 기도, 식도, 혈관, 림프절, 성대 신경 주위에 있다면 수술을 고려해야 한다”며 “크기만으로 수술 여부를 정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고려해 판단하는 게 중요한데, 이런 수술치료 가이드라인은 미국도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이럴 땐 꼭 검사받아야

갑상샘 종양은 정상 성인의 평균 4~7% 정도에서 촉진된다. 이마저도 갑상샘 종양의 위치와 크기, 목의 두꺼운 정도, 의사의 숙련도에 따라 촉진(만져서 진찰)되는 정도가 달라진다. 실제로 1㎝ 이상 갑상샘 종양도 의사의 촉진을 통해 발견되는 사례가 채 절반이 안된다. 만져지는 암만 검사하면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 있다.

박정수 연세대 의대 교수(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는 “목 부위에 뭔가가 만져지는데 결절이 크거나 최근에 갑자기 커진 경우, 결절이 커서 호흡 곤란 증상이나 음식물을 삼키기 힘든 경우, 갑상샘에 덩어리가 있으면서 목소리 변화가 같이 있는 증상이라면 갑상샘암 가능성이 높으므로 지체 말고 검사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진행 속도가 빠른 다른 암과 달리 갑상샘암 누적 사망률은 진단 후 5년부터 나타나기 시작하는데 30년까지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면서 “예컨대 진단 후 사망에 걸리는 시간이 평균 15년 정도이므로 최소 15년 이상 관찰 기간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지금 당장은 아무런 증상이나 피해가 없을 수 있지만 갑상샘암 역시 시간이 지날수록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 있기 때문에 정확한 검진을 통해 올바른 치료 계획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준혁 기자 rainbow@hankyung.com

도움말=윤정한 화순전남대병원 내분비외과 교수, 박해린 강남차병원 외과 교수, 박정수 강남세브란스병원 갑상선암센터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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