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시험

입력 2014-08-04 20:46   수정 2014-08-05 05:29

인생에서 피할 수 없는 '시험 릴레이'
순기능 있지만 지나치면 逆기능 불러

안양옥 < 한국교총 회장·서울교대 교수 yangok@kfta.or.kr >



중국 명대의 장편소설 ‘서유기’를 현대적으로 재구성한 일본 애니메이션 ‘드래곤볼’이 큰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다. 7개의 구슬을 모으면 ‘용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는 말을 들은 주인공 손오공이 드래곤볼을 찾기 위해 모험을 떠난다는 줄거리다. 학생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비결 중 하나는 7성구를 모두 모으면 용신이 나타나 소원을 들어준다는 설정 때문이 아니었을까 싶다. 7성구를 다 모은 우리 아이들은 과연 용신에게 어떤 소원을 빌까. 아마 ‘시험 좀 없애주세요’ ‘공부 좀 잘하게 해주세요’가 대부분이 아닐까 싶다. 그만큼 시험 스트레스가 크기 때문이다.

서울시가 2013년 서울시 및 자치구 청소년상담복지센터 25개소를 찾은 9~24세 청소년 73만4692명의 상담 내용을 분석한 결과, 서울 청소년들의 가장 큰 고민은 ‘학업·진로’(15만274명, 20.5%)였다. 학창시절 시험 전날 학교에 큰일이 생기거나 천재지변이 일어나 시험이 취소되는 꿈을 꾸거나 이를 간절히 바란 경험을 가져본 이도 꽤 많을 것이다. 그러나 어김없이 시험은 치러졌다.

누구나 시험 없는 세상을 꿈꾸지만 그런 세상은 오기 어렵다는 사실. 사람들은 점차 커가면서 이를 무의식적으로 받아들인다. 학창시절 중간·기말고사와 고입, 대입이라는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 입사시험, 또 승진시험 등을 인생 곳곳에서 마주친다. 아이들은 “엄마, 아빠는 공부 안 하고 시험도 안 봐서 부럽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러나 ‘인생은 시험의 연속이다’라는 말처럼 부모들도 매일 직장과 가정에서 치열한 시험을 보고 있다.

시험은 자기 진단과 동기유발이라는 순기능도 한다. 그러나 과도한 시험은 많은 역기능을 유발한다. 시험 없는 세상은 없다는 현실을 인정하면서도 시험만능주의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 과도한 입시경쟁 교육으로 지친 아이들에게 시험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시험의 체계화, 단순화가 요구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초학력 형성시기인 초등학교는 진단형 평가 중심으로, 수능 등 결과형 평가가 요구되는 중등학교도 국가기초학력 평가를 하는 방안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다. 학생들의 시험 부담을 덜어줄 방안을 더 고민해야 한다.

안양옥 < 한국교총 회장·서울교대 교수 yangok@kfta.or.k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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