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지선의 '제조업 도전'…유통 넘어 종합 생활문화기업 꿈꾼다

입력 2014-08-10 22:51  

현대百, 위니아만도 인수

2012년 리바트·한섬 인수…KT렌탈 인수에도 관심
백화점·홈쇼핑과 시너지 기대

2020년 매출 20조원 목표…"시너지 크지 않을 것" 시각도



[ 유승호/하수정 기자 ] “2020년까지 그룹 매출을 연 20조원으로 늘리고 이를 위해 대형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사진)은 2010년 6월 창립 39주년 기념식에서 이 같은 내용의 ‘비전 2020’을 발표했다. 이후 정 회장은 유통업의 매출을 늘리는 한편 M&A도 다각도로 진행해 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이 10일 글로벌 사모펀드 CVC(시티벤처캐피털)파트너스와 연 매출 4000억원대의 위니아만도 인수 양해각서(MOU)를 체결함에 따라 정 회장은 스스로 약속한 비전 2020에 한 발 더 다가서게 됐다.

현대백화점이 최근 시도하고 있는 M&A의 특징은 주력 사업인 유통을 뛰어넘어 제조업으로 향하고 있다는 점이다. 2012년 가구 제조업체 리바트(현 현대리바트)와 패션기업 한섬을 연이어 인수했고 올 들어서는 성사되진 않았지만 소형 가전업체 동양매직 인수도 시도했다.

정 회장이 제조업체 인수에 적극 나서는 배경에는 유통업이 성장 한계에 이르렀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대백화점의 지난 2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0.2% 줄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8.2% 감소했다. 현대백화점은 2012년 8월 충북 청주에 충청점을 연 이후로는 신규 출점을 못하고 있다. 롯데, 신세계와 달리 대형마트 사업에도 진출하지 못했고 최근 급성장하고 있는 아울렛 사업에도 백화점 3사 중 가장 늦게 뛰어들었다.

한편으론 유통업과 제조업이 시너지를 낼 것이라는 기대감도 작용하고 있다. 제조업체가 만든 상품을 백화점과 홈쇼핑을 통해 판매하면 각 계열사의 매출을 크게 늘리고 비용도 절감할 수 있을 것이라는 판단이다. 현대백화점은 KT렌탈 인수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위니아만도가 판매하는 김치냉장고 등은 백화점과 홈쇼핑에서 판매하기에 적합한 제품”이라며 “위니아만도는 물론 백화점과 홈쇼핑의 매출 증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평소 임직원들에게 “종합 생활문화기업으로 발전해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한다. 유통업과 제조업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것이다.

정 회장은 위니아만도 인수를 통해 범(汎)현대가 3세로서 입지도 다질 수 있게 됐다. 그는 위니아만도 인수에 나서면서 옛 현대 계열 기업을 되찾아 와야 한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위니아만도는 고(故)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동생인 고 정인영 회장이 창업한 한라그룹의 계열사였다가, 1999년 사모펀드인 CVC에 팔렸다. 당시 이름은 만도기계였다. 정지선 회장은 정주영 명예회장의 셋째 아들인 정몽근 현대백화점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이다.

유통업계와 투자은행(IB) 일각에서는 현대백화점의 위니아만도 인수 시너지가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IB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위니아만도의 주력 제품인 김치냉장고 ‘딤채’는 전체 판매량의 40%가 롯데하이마트에서 팔리고 있다”며 “국내 최대 가전 유통 채널이자 롯데 계열사인 롯데하이마트의 견제를 피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2012년 인수한 한섬이 2년이 지나도록 좋은 실적을 내지 못하고 있다는 점도 시너지 효과에 대한 회의론을 낳고 있다. 한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현대홈쇼핑에 인수된 해인 2012년보다 56.4% 줄었다. 올 1분기 영업이익도 전년 동기보다 19.5% 감소했다.

유승호/하수정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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