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양동근 “마음의 고름, ‘쇼미더머니’ 통해 짰다”

입력 2014-08-14 07:01  


[박윤진 기자] 양동근이 무엇을 하는 사람이냐고 질문을 던졌을 때, 누구는 배우라 답할 것이고 또 누구는 래퍼라 말할 테다. 지켜 보건데 그는 연기에 음악을 또는 음악에 연기를 곁들여 하지 않는 사람이다. 그래서 그 이름을 배우로 수식하건 래퍼로 수식하건 순서는 중요하지 않다. 이는 데뷔 후 28년을 소장한 독특한 아우라와 용기만이 어느 한 쪽에 치우치지 않는 삶을 살게 한 밑천이 돼 줬고. 

그 동안 많은 배우들을 만나 방황의 경험에 대한 이야기를 듣다보면 대부분은 무언가를 채우고자 하는 고민에 시달리며 괴로워했다. 하지만 양동근은 그 반대다. 오히려 비우기 위해 방황했다. 이것이 양동근을 본능적이고, 즉흥적이면서 헐렁하다고 평가하게 한 원인이 됐을 수 있겠지만. 어쨌든 수많은 시선을 뒤로하고 그는 “누가 뭐래도 지금 이 순간이 딱 좋다”고 말했다.

범상치 않은 듯 범상한  

알 수가 없다. 신비롭기 보다는 범상치 않아 보이는 것에 더 가까운 독특한 아우라 때문에. 무난한 삶을 추구하지만 지난 세월 그리 무난하게 만은 흐르지 않았다고 말하는 양동근에게서 미묘한 감정의 통증 같은 게 느껴진다.

양동근은 자신의 삶에 있어 터닝포인트를 ‘아내의 출산’으로 꼽았다. 연기하고 좋아하는 힙합 음악을 하던 시절 일이 밀려오면 오는 데로 다 했다. 사실 사람들하고 소통을 많이 안 하고 살았던 터라 ‘자기 의견’을 품어 또 어필해 본 적도 없었다. 문득 “쉬고 싶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양동근은 아빠가 됐다.

“아이 키우면서 제일 무서운 게 뭔지 아세요?”라고 기자에게 물었던 양동근은 이내 “분유값이요. 으허허허”라고 자문자답 한다. 이상주의자로 갈팡질팡 살다, 현실적인 문제들에 부딪히면서 비로소 느끼게 된 지극히 평범한 고민들이다.

“20대에서 30대로 넘어가면서 굉장히 힘들었어요. 일도 막 들어왔고 그저 열심히 했죠. 아니, 사실 연기는 연기대로 음악은 음악대로 놓치고 가는 부분이 많았어요. 왜냐하면 바쁜 스케줄에 소진됨을 느끼고 진정성을 잃는 것 같고 환멸을 느끼기 까지 했으니까요.”

그러다 아내가 아이를 낳고 그것을 기점으로 내가 일을 하는 이유가 비로소 생긴 거다. 이게 바로 늦깎이 성장통. 그 시절을 되새기며 양동근은 “인생의 밑거름이 됐다.”고 고백한다.
 
연기 하는 양동근


연기하는 양동근은 스릴러, 액션 장르에 대한 남다른 로망이 있었다. “멋있고 또 마초 같은 거요.”라고 말하는 그의 대답을 듣기에 앞서 쭉 살펴 본 필모그래피는 대부분 그런 것들로 채워져 있었다.

2000년 대 초반부터 지금까지 그는 ‘와일드 카드’ ‘바람의 파이터’ ‘Dr. 깽’ ‘히어로’ ‘추적자’ ‘응징자’ 등 다양한 종류의 거친 작품들에 이름을 올렸고 범죄, 스릴러 작품까지 더하면 두 세편은 추가된다. 필모에서는 무겁고 묵직한 무게감이 흐른다.

양동근은 서른 중반을 넘어가면서는 “보고 즐기는 작품”에 눈을 돌렸다고 했다. “많은 사람들이 즐기며 공감할 수 있는 작품을 하고 싶더라고요. 현실이나 일상과 지나치게 동떨어져 있지 않은 인간적인 작품이요. 제가 어렸을 때 인간미에 대해 전혀 몰랐거든요.”라고 말하면서.

줄곧 맡아온 작품들은 육체적으로 한계에 밀어붙이는 작품들이다. 본의 아니게 실제 삶에도 피로도가 쌓였을 것이다.

“‘그래도 저는 이 악물고 해야 한다’는 생각을 늘 했고 그게 마음의 고름이 됐죠. 근데 지금은 시원하게 다 짜냈어요. 어떤 것 때문이냐고요?”

초지일관 YDG


‘힙합 구조대’ ‘예수님’ 별의 별 수식어가 다 붙는다. 래퍼 서바이벌 Mnet ‘쇼미더머니3’에 심사위원으로 출연 중인 YDG 양동근에게 말이다. 독특한 건 알겠는데 심사위원으로서 행하는 선택들이 이해가 안 될 때도 많다. 여기저기서 볼멘소리가 터져 나와도 자신의 생각을 무조건 밀고 나가는 게 YDG의 스타일이다.

출연 프로듀서들이 두 명씩 한 팀으로 짝을 이룬 데 반해 양동근은 홀로서기를 해 원하는 팀원을 얻고 한 치 앞도 예상할 수 없는 상황들을 혼자 감당한다. 2인석 좌석에 덩그러니 앉아 있는 모습이 이따금씩 비춰 질 때가 있는데 그 빈 자리가 결코 쓸쓸하거나 고독하게 보이지 않는다.

앞서 살짝 언급했듯 양동근이 고름을 시원하게 짜 버린 계기는 바로 ‘쇼미더머니3’ 때문이었다.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는 자신이 없었다고. “준비된 대사는 잘 해요. 그런데 즉흥적인 연출을 해야하는 예능은 부담스러워요. 그런데 못한다고 계속 도망치긴 싫었고 심사숙고 끝에 출연을 결정지었죠.”

열정, 스킬, 심사 등 모든 면에서 위축이 됐다. 사실 ‘못 하겠다’라는 생각으로 시작을 했다면서 “가장 큰 문제는 제가 선택장애가 있다는 거에요. 항상 누군가에게 선택을 맡기고, 결정짓게 했는데 아이를 낳고 책임감이 생기고 그래서 부딪혀 상처가 날지언정 이제는 스스로 견뎌야 한다는 생각을 했죠. 십 수 년 간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찬 고름은 도전이라는 새 기회를 빌려 시원하게 짜낸 거죠.”라고 말했다. 

하나도 잘해내기 어려운 세상이다. 양동근은 자신의 아픔, 고민을 몽땅 힙합 음악에 실어 내며 고집스럽게 하고 있다. 분명 어려운 순간도 많았을 텐데 말이다.

“저는 원래 춤을 췄어요. 마이클 잭슨부터 시작해 듀스, 박진영 등 춤추는 가수들을 따라하고 정말 신나게 즐겼죠. 말로 설명할 수 없을 만큼이요. 그러다가 업타운, 드렁큰 타이거의 음악을 접하고 두 번째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기분을 느꼈죠. 워낙 어렸을 때부터 일을 했고 현장 가서도 있는 듯 없는 듯 어디 구석에서 조용히 있었고요. 그런 상황들을 겪으면서 억눌림이라는 게 몸 속에 쌓였던 모양인데 음악을 들으면서 한 순간에 폭팔시켜 버린죠. 음악을 하면서 어려운 순간 보다는 힘이 되는 순간이 많았어요.”

양동근은 마지막으로 자신이 힙합과 한 지난 세월을 사진첩에 비유하며 추억했다. “늘 음악을 하면서 ‘무엇을 달성해야 겠다’라든지 특별한 목표를 두지 않았어요. 때에 맞는 그만한 음악을 하면서 즐기면 된다는 생각이었죠. 20대 때는 20대의 이야기, 30대 때는 30대의 이야기를 하면 되고 사진첩, 일기장처럼 자연스럽게 기록 되는 거죠.” (사진제공: bnt worl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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