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 고흐 박물관·부티크 호텔…예술이 숨쉬는 도시

입력 2014-08-18 07:01  

[ 이동미 기자 ] 지난 10년 동안 암스테르담은 건축과 디자인을 선도하는 유럽의 도시로 주목받아왔다. 문화에 대한 개방적이고 자유로운 사고는 더 넓은 이해와 관용, 예술에 대한 새로운 시각과 도전을 갖게 했다. 특히 시각 디자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에 올라서 있는데, 단순하면서도 파워풀한 디자인의 특징은 ‘더치 디자인’이란 말까지 탄생시켰다. 큼지막한 타이포그래피와 기하학적 문양을 담은 벽화마저 정교한 모양새를 띠는 시각 디자인의 천국이 바로 암스테르담이다.


위대한 화가들의 도시

반 고흐와 렘브란트라는 거장의 이름은 암스테르담을 더욱 예술적으로 만드는 존재다. 암스테르담을 찾는 여행자 중에는 순전히 반 고흐의 작품을 보기 위해 오는 사람도 많다. 유화 200점, 소묘 500여점, 700통 이상의 편지, 고흐가 모은 우키요에와 회화를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은 반 고흐의 작품에 관한 한 세계 최대 규모라 할 수 있다.

1885년 개관한 국립미술관은 암스테르담 사람들의 자부심이 대단한 대표 미술관이다. 2개의 탑이 있는 외관 앞 부분이 인상적인 미술관 건물은 네덜란드 건축가인 P. 카이퍼스(Pierre Cuypers)가 설계했다. 당시만 해도 유럽에서 이처럼 미술관을 위한 전용 건축은 없었다고 전해진다. 카이퍼스가 설계한 네오 고딕 양식의 미술관 외부에는 네덜란드 미술사를 상징하는 루카스 반 레이덴, 렘브란트, 얀 스텐 등 대표 화가의 부조와 조각이 장식돼 있다. 17세기 네덜란드의 황금시대에 활약했던 렘브란트와 베르메르의 작품들은 이 미술관에서 가장 중요한 컬렉션으로 꼽힌다.


아르누보 스타일의 카페와 부티크 호텔

박물관과 미술관에 가야만 예술을 만날 수 있는 건 아니다. 번화한 레이체 광장 앞에 있는 ‘암스테르담 아메리칸 호텔’의 카페에서는 아르누보 시대의 아름다움을 경험할 수 있다. 호텔은 문을 연 지 이미 100년이 넘었고, 높은 천장에서 길게 늘어뜨린 대형 램프와 커다란 아치형 창문을 덮고 있는 색색의 스테인드글라스는 현재의 시간을 잊게 한다.

그런가 하면 오랫동안 음악학교로 쓰이던 19세기의 건축물은 몇 년 전 고급스런 부티크 호텔로 변모했다. 이탈리아의 건축가이자 디자이너인 피에로 리소니가 맡아 완성한 컨저버토리움 호텔. 자신이 직접 제작한 모던 스타일의 깔끔한 가구와 아시안 빈티지 러그 등을 사용했고, 전체적으로는 단순하면서도 직선적인 면을 많이 뒀다. 호텔의 로비는 마치 가구 전시장을 방불케 한다. 멋진 디자인의 소파와 조명, 테이블이 가득해 암스테르담의 현대적인 디자인을 엿볼 수 있다.


기발한 네덜란드 디자인 브랜드, 드로흐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디자인 그룹 중에는 드로흐가 있다. 일상생활에서 흔히 사용하는 제품을 실험적인 동시에 실용적인 디자인으로 만드는 데 일가견이 있는 브랜드다.

투명한 플라스틱 판에 전구가 들어 있어 벽에 붙일 수 있는 ‘스티키 램프’나 디자이너 테요 레미가 우유병을 모티브로 만든 ‘밀크 보틀 램프’, 욕실 매트에 발을 끼울 수 있는 슬리퍼를 덧댄 ‘걷는 욕실 매트’ 등은 장난기 있고, 유머러스하면서도 실용적인 드로흐의 대표작들이다.

이처럼 드로흐는 사고의 기발함과 엉뚱함으로 디자인의 개념을 확장하고 논쟁을 자극하며 즐거움과 영감을 준다. 2012년에는 드로흐 매장 바로 옆에 호텔까지 개장했다. 단 한 개의 객실과 7개의 각기 다른 공간들로 채워진 이곳은 드로흐에서 생산하는 제품과 드로흐와 콘셉트가 비슷한 타 브랜드의 제품을 함께 선보이는 드로흐 숍을 비롯해 갤러리, 간단한 식사를 할 수 있는 카페, 자연 식물과 인공 장식이 공존하는 동화 정원, 세계의 뷰티 제품을 선보이는 뷰티 숍, 아방가르드한 패션 숍, 야외생활에 필요한 가구와 소품으로 공간을 구성하고 있다.

맨 꼭대기층에는 ‘원앤온리 베드룸’이라는, 드로흐의 제품들로 꾸며진 객실이 준비돼 있다. 다른 쇼룸들과 달리 무료로 둘러볼 수 있어 더 반갑다. 17세기에 지은 옛 건물은 이제 드로흐라는 이름 아래 진행되는 많은 활동, 상품 디자인과 전시, 강의 등을 즐길 수 있는 문화의 집으로 재탄생했다.

■죽기 전에 가봐야 할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 아트와 디자인이 만나는 곳

반 고흐 미술관 (vangoghmuseum.nl)

거의 독학으로 그림을 배운 고흐는 화가가 되기로 결심한 이후 10년 동안 놀랄 만큼 작풍을 바꾸었는데, 그 변화를 연대별로 살펴볼 수 있는 미술관이다. 네덜란드 시기의 ‘감자 먹는 사람들’, 파리 시기의 ‘자화상’, 아를 시기의 ‘노란 집’과 ‘해바라기’ 등 반 고흐의 진품을 눈앞에서 감상하는 자체가 감동스럽다.

암스테르담 아메리칸 호텔 카페 (americanhotelofamsterdam.com)

아르누보 스타일의 카페 내부가 고풍스럽다.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긴 리딩 테이블과 바가 운치를 더한다.

드로흐 호텔 (droogdesign.nl)

단 한 개의 객실과 숍, 갤러리, 카페, 뷰티와 패션 숍 등 7개의 각기 다른 공간들로 채워졌다.

암스테르담=이동미 여행작가 ssummersun@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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