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슨홀 미팅 개막…첫날부터 치열한 '금리논쟁'
[ 이심기/장진모 기자 ]

재닛 옐런 미국 중앙은행(Fed) 의장의 ‘잭슨홀 미팅’ 연설을 하루 앞둔 21일(현지시간)에도 뉴욕 증시는 거침없는 상승세를 이어갔다. S&P500지수는 올 들어 28번째 최고가 경신 기록을 세우며 사상 최초로 2000선 고지에 바짝 다가섰다. 다우지수도 약 한 달 만에 17,000선을 되찾았다.
◆Fed 두렵지 않다…거침없는 미 증시
잭슨홀 미팅은 미국 와이오밍 잭슨홀에서 열리는 Fed 연례회의를 뜻한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인 Fed 이사진과 지역연방은행 총재들이 모두 참석해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논의한다. 올해는 21일 개막해 23일까지 사흘간 열린다.
뉴욕 증시는 21일 잭슨홀 미팅의 핵심인 옐런 의장의 연설을 듣지도 않고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다우지수는 0.36% 오른 17,039.49로 마감하며 17,000선을 회복했다. S&P500지수는 0.29% 상승한 1992.37을 기록, 아직 한 번도 넘어서지 못한 2000선을 8포인트만 남겨뒀다. 나스닥도 0.12% 오른 4532.10으로 끝났다.
앨런 루스킨 도이체방크 이코노미스트는 경제전문방송인 CNBC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10년간 잭슨홀 미팅이 열리기 직전의 주가 상승으로는 사상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위크는 이날 온라인 기사에서 “이달 들어 미 증시로 유입된 자금이 9000억달러에 달한다”며 “뚜렷한 경기회복 징후에도 불구하고 시장은 앞으로 상당 기간 초저금리 수준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금융전문매체인 배런스는 “강력한 경기회복 지표를 확인한 증시가 Fed조차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노동부가 발표한 지난주 신규실업수당 청구건수는 29만8000건으로 직전 주보다 1만4000명 줄었다. 시장조사업체인 마르키트의 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 예비치도 58.0으로 기대치를 넘었다. 7월 기존주택 판매도 515만채(연율 기준)로 작년 9월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달아오른 금리 조기인상 논쟁
21일 개막한 잭슨홀 미팅에서는 초반부터 매파(통화긴축)와 비둘기파(통화확장) 성향의 FOMC 위원들 간 시각차가 극명하게 드러났다.
찰스 플로서 필라델피아연방은행 총재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미국 노동시장을 가로막는 걸림돌이 더는 많지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금리 인상을 너무 오래 주저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금리 인상이 지체되면 Fed가 견고한 성장과 물가상승에 대처하기 위해 더 급격히 움직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또 다른 매파로 분류되는 에스터 조지 캔자스시티연방은행 총재도 블룸버그TV 회견에서 “노동시장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기 때문에 금리를 올려도 미국 경제가 충분히 견딜 수 있다”고 말했다.
반면 존 윌리엄스 샌프란시스코연방은행 총재는 “내년 여름까지 기준금리를 현재 수준에서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그는 “미국의 고용시장 상황이 개선되고 있긴 하지만, 금리 인상은 내년 중반 정도가 적절해 보인다”고 말해 금리 조기인상 주장에 선을 그었다. 또 다른 Fed 간부들도 금리인상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회복이 지속될 것이라는 보다 명확한 증거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전했다.
이날 잭슨홀 미팅에는 그동안 단골로 참석해온 골드만삭스 등 월가 대형 은행과 헤지펀드 최고경영자(CEO), 수석이코노미스트 등이 모두 배제됐다. 대형은행이 통화정책 관련 정보에 대한 접근 기회를 갖는 것은 일종의 특권이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란 해석이다. 엘비라 나비울리나 러시아 중앙은행 총재도 당초 참석하기로 했다가 막판에 불참키로 했다. 최근 미·러 간 관계악화 탓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뉴욕=이심기/워싱턴=장진모 특파원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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