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리포트] 6조弗 주무르는 금융시장 '큰손'

입력 2014-08-24 21:36  

항만 등 기간산업에도 투자
정치·외교적 영향력 확대



[ 김은정 기자 ]
“수조달러짜리 ‘괴물’이 글로벌 금융시장을 위협하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은 빠르게 덩치가 커지고 있는 국부펀드를 이렇게 표현했다. 국부펀드들의 투자전략이 비슷해 부동산 등 특정 자산에 대한 자금 유출입이 한꺼번에 발생하거나 갑작스럽게 투자정책이 바뀔 경우 자산 가격에 큰 영향을 미쳐 금융시장에도 충격을 줄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글로벌 국부펀드 규모는 빠르게 늘고 있다. 국부펀드 통계를 집계하고 있는 미국의 국부펀드연구소에 따르면 30여개에 달하는 글로벌 국부펀드의 자산 규모는 작년 말 기준 약 6조1060억달러(약 6217조1292억원)에 달한다. 투자은행(IB) 모건스탠리는 글로벌 국부펀드 규모가 2015년에는 12조달러, 2022년에는 28조달러까지 불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국부펀드는 학술적으로 정립된 개념은 아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통용되는 말로 이 용어를 가장 처음 사용한 사람은 미국계 자산운용사 스테이트스트리트글로벌의 펀드매니저 앤드루 로자노프로 알려져 있다. 그는 2005년 유가 상승과 국제수지 흑자로 규모가 증가하고 있는 산유국과 아시아 국가들의 외화자산에 국부펀드라는 이름을 붙였다.

국부펀드를 최초로 만든 국가는 쿠웨이트다. 쿠웨이트 정부는 1953년 오일달러를 적극 운용하기 위해 쿠웨이트투자청(KIA)을 설립했다. 쿠웨이트가 매년 벌어들이는 석유 수입의 10% 이상이 KIA로 들어가고 있다.

국부펀드는 전통적으로 선진국 국채 등 비교적 안정적인 자산에만 투자했다. 하지만 저금리 기조로 국채 수익률이 떨어지면서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위험자산에도 적극 투자하기 시작했다. 주식은 물론 부동산, 파생상품, 헤지펀드, 사모펀드까지 투자 보폭을 넓히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에는 선진국 기업의 인수합병(M&A)과 에너지·원자재 개발에도 손을 뻗치고 있다. 국부펀드를 발판 삼아 정치·외교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모습도 나타나고 있다.

일부 국부펀드가 대규모 자금을 바탕으로 다른 나라의 항만·공항 등 기간산업까지 사들이려고 하면서 국부펀드가 각국의 보호주의나 민족주의를 자극할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실제 2007년 중국 국부펀드인 중국투자공사(CIC)가 미국 사모펀드 블랙스톤의 지분 10%를 인수할 때 미국 내에서 많은 정치적 논란이 있었다. 블랙스톤이 미군이 사용하는 위성기술을 제작하는 방위산업체 등에 투자하고 있어서였다.

CIC는 2012년 말에는 영국 히드로공항 지분 10%와 프랑스 인공위성 서비스업체인 유텔셋의 지분 7%를 인수했다. 포르투갈 정부로부터 국영 전력업체 에네르기아스 드 포르투갈의 지분 21%를 사기도 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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