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재연 정치부 기자) 추석을 맞아 여야 국회의원들의 발길이 엇갈렸습니다. 여당 국회의원들은 통상의 명절 때처럼 지역행사에 참석하는 등 지역구 챙기기에 열을 올린 반면 야당 의원들은 대부분 일정을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 가족을 위로하는 데 할애했습니다.
추석연휴기간 중 엇갈린 여야 의원들의 행보는 향후 극한대치를 예고합니다. ‘추석민심’과 ‘세월호민심’을 각각 받아든 여야 의원들이 정기국회에서도 서로 치고받을 가능성이 큽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국민공감혁신위원장은 추석 당일인 8일 광화문에서 세월호 참사 유가족들과 함께 합동 차례를 지냈습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와 국민대책위가 주최하는 ‘국민 한가위상, 세월호 가족과 함께 음식 나누기’ 행사의 일환이었습니다.
박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즐거워야 할 명절 한가위지만 마음이 무겁다”며 “유가족들의 슬픔이 멈추는 날까지 그분들과 함께 하겠다”고 했습니다.
이날 행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드리는 편지’, ‘아이들에게 쓴 편지’, ‘진실의 배 띄우기’, ‘국민들 음식 올리기’ 순서로 진행됐습니다. 박 위원장 말고도 조정식 사무총장, 박범계·유은혜 원내대변인, 윤후덕 비서실장, 노웅래·민병두·이목희·정청래·홍영표·김경협·김현·윤관석·전순옥·홍익표 의원이 세월호 사고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이 자리에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18일째 단식을 하는 정청래 의원도 있었습니다. 정 의원은 ‘유민아빠’ 김영오 씨가 지난달 22일 병원에 실려가자 자신이라도 광화문 광장을 지키겠다며 무기한 단식을 시작했습니다. 난생처음으로 추석에 고향에 내려가지 못했다는 정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들은 가장 슬픈 명절을 맞았다”며 “주변의 고통도 한 번쯤 둘러보는 따뜻한 추석이 되기를 바란다”고 했습니다.
지난 달 병원에 실려갔던 김영오씨는 이날 다시 광화문에 나와 단식 중인 정 의원을 만났습니다. 김 씨는 정 의원에게 단식을 멈출 것을 요청했으나 정 의원은 “유민아빠의 아픔을 제가 어찌 다 알겠나. 절반이라도 해야 마음이 편할 것 같다”며 며칠 더 단식을 이어갈 뜻을 밝혔습니다. 추석 이후까지 그의 단식은 계속될 것 같습니다.
김영환, 부좌현, 전해철 의원 등 안산 지역구 의원들 역시 이날 오전 안산 합동분향소를 찾아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기리고 유가족들을 위로했습니다. 이날 유가족들은 자녀들이 생전에 좋아했던 음식을 하나씩 준비해 기림상을 차리고 헌화를 했습니다.
추석 전날인 7일에는 진도가 지역구인 김영록 새정치연합 원내수석부대표와 우윤근 정책위 의장, 박지원 의원, 이개호 의원 등이 진도 실내체육관을 찾아 실종자 가족을 위로했습니다. 이날 박 의원은 “추석을 맞아 실종자 가족들은 잊혀지는 것을 두려워하고 있다”며 “새정치연합 의원들이 부모된 심정으로 실종자를 수습하는 데 끝까지 함께하겠다는 의지를 전달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주영 해양수산부 장관은 이번 추석에도 팽목항을 찾았습니다. 지난 1일 139일 만에 정부세종청사로 복귀한 이 장관은 세월호 유가족 식사준비에 동참하고, 식사를 마친 뒤에는 직접 설거지를 했다고 합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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