루블화 폭락·자금이탈 가속…망가지는 러시아 경제

입력 2014-09-22 21:36   수정 2014-09-23 03:51

서방 제재로 타격 가시화

블랙스톤, 러서 사업 철수
엑슨모빌, 북극유전 시추 중단
식료품·車 등 물가 뜀박질



[ 김은정 기자 ]
우크라이나 사태를 둘러싸고 러시아에 대한 서방 국가들의 경제 제재가 가속화하면서 러시아 금융시장과 실물경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루블화 가치는 지난 19일 국제 외환시장에서 사상 최저 수준인 달러당 38.47루블에 거래됐다. 올 들어 루블화 가치는 17% 이상 폭락했다. CNN방송은 “러시아 은행들의 달러와 유로 거래가 금지될 수 있다는 불안 때문에 투자자들이 루블을 팔고 자금을 국외로 옮기고 있다”고 전했다. 러시아 정부는 연말까지 1100억달러(약 114조5100억원)에 달하는 투자자금이 해외로 빠져나갈 것으로 예상했다.

헤지펀드도 빠르게 러시아 금융시장을 이탈하고 있다. 미국 월가 최대 사모펀드(PEF)인 블랙스톤은 러시아에서 고용한 투자 전문가들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러시아에서 사업을 철수하기로 했다는 분석이다. 유럽부흥개발은행(EBRD)도 러시아에서 새로운 투자를 중단했다. EBRD는 러시아 경제가 올해 제로(0) 성장에 그치고 내년에는 0.2% 위축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러시아에서 대규모 사업을 추진했던 글로벌 기업들도 투자 계획을 백지화하고 있다. 미국 정유회사 엑슨모빌은 러시아 북극해 지역 원유시추 작업을 점진적으로 중단하기로 했다. 엑슨모빌은 러시아 국영기업 로즈네프트와 공동으로 러시아 북극해 유전을 개발해왔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미국과 유럽연합(EU) 등의 경제 제재로 투자자들이 러시아에 등을 돌리고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 실물경제도 직접적인 타격을 입고 있다. 러시아는 식료품과 자동차 등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어 루블화 가치 하락은 수입 가격 상승으로 직결된다. 러시아 정부가 유럽산 식료품 수입까지 금지하면서 물가는 더욱 뛰고 있다.

우크라이나 정부와 친러시아 반군은 이달 초 휴전협정을 맺었지만 소규모 총격전이 벌어지는 등 혼란이 이어지고 있다. 미국과 EU, 일본, 영국, 캐나다, 호주 등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을 장악한 반군을 지원한다는 이유로 러시아에 대한 전방위적 경제 제재를 가하고 있다.

한편 21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중심가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정부의 우크라이나 개입 정책을 비난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로이터통신은 2012년 푸틴 대통령의 3기 정권이 출범한 이후 최대 규모 시위라고 보도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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