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 전도사' 기업들 '마음의 문' 연 소비자

입력 2014-09-25 07:10  

사랑받는 기업 소통하는 기업

난청 고쳐주고 생계용 트럭 지원하고…
필요한 곳에 적극적으로 손 내밀어
500대 기업 사회공헌 금액 3조2494억



[ 주용석 기자 ]
#1. 인천 아시안게임 개막일인 지난 19일. 태어난 지 얼마 안돼 난청 진단을 받았던 아홉 살 김하정 양이 엄마와 함께 성화 봉송 주자로 나섰다. 영유아 때 난청을 겪으면 언어 발달에 지장이 생겨 제대로 말을 배우기 어렵다. 서둘러 인공 와우(달팽이관) 이식 수술을 해야 했지만 당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았다. 이 수술은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아 엄마 하정양 씨의 마음은 새까맣게 타들어갔다.

그러던 중 하씨는 우연히 삼성전자의 ‘세상의 소리를 선물합니다’ 캠페인을 접하게 됐고 하정이는 첫 수혜자가 됐다. 생후 1년5개월 만에 인공 와우 이식 수술과 재활 치료를 받은 하정이는 청력을 회복했다. 하씨는 “(하정이가)수술 후 1~2개월간은 낯선 소리 자극에 놀라거나 두려워하면서 울거나 떼쓰는 시간이 대부분이었다”며 “재활 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면서 ‘엄마’라고 말을 하기 시작했을 때 감동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2. 세 아이의 아빠인 박용민 씨(41). 20대부터 가전제품 서비스센터에서 일한 경험을 살려 충남 천안에서 출장 수리 일을 하고 있다. 하지만 어머니의 오랜 병 치료로 가정 형편이 좋지 않은데다 지인으로부터 구입한 2000년식 트럭은 고장이 잦아 애를 먹고 있다. 작년에 트럭 수리비로만 400만원을 썼다. 그러던 박씨에게 지난 3월 행운이 찾아왔다. 현대자동차의 창업차량 및 창업자금 지원 캠페인(기프트카 캠페인)을 통해 신형 1t 트럭과 창업자금을 지원받게 된 것. 박씨는 “가족들과 함께 이웃과 행복을 나누며 열심히 살아가겠다”고 다짐했다.

기업의 사회 공헌 트렌드가 바뀌고 있다. 복지 단체에 찾아가 기부금만 전달하고 끝나는 사회 공헌은 이제 옛말이 됐다. 요즘 기업은 ‘감동 전도사’가 되려고 노력한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을 찾아가 직접 손을 내민다. 난청을 이겨내고 성화 봉송 주자가 된 하정이나 생계용 트럭을 건네받고 활짝 웃는 박씨의 이야기도 그런 사례다.

기업의 ‘전공’을 살린 나눔 활동도 늘고 있다. 롯데제과가 운영하는 ‘닥터 자일리톨 버스’가 대표적이다. 자일리톨 껌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대한치과의사협회와 함께 전문 의료단을 구성해 치과 치료를 받기 힘든 지역을 방문해 구강 검진과 스케일링 서비스를 제공한다. 자일리톨 껌이 충치 예방 효과가 있다는 점에 착안해 시작한 활동이다.

파리바게뜨를 운영하는 SPC는 장애인과 청소년들에게 제빵 기술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고 하나투어는 지난 9년간 ‘희망여행 프로젝트’를 통해 소외 이웃 3300여명에게 여행 상품을 선물했다.

임직원의 봉사 활동도 활발해지고 있다. 포스코는 매달 셋째 주 토요일을 ‘나눔의 토요일’로 정해 월평균 5000여명의 직원이 복지시설 등을 찾는다. 임원들도 매달 포항과 광양·경인지역의 협력 중소기업을 방문해 경영 애로 사항을 듣고 법률·세무·인사노무에 관해 각종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SK는 대기업 가운데 처음으로 ‘프로보노 봉사단’을 발족했다. 프로보노는 원래 사회적 약자를 위한 무료 법률 상담을 뜻하는 말이지만 최근에는 전문 인력의 재능 기부란 뜻으로 폭넓게 사용되고 있다. SK 프로보노 봉사단은 경영, 마케팅, 정보기술 등 분야별 전문인력 200여명이 참여해 도움이 필요한 기관에 도움을 주고 있다. 지난해까지 314개 기관, 413건의 자문에 응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지출하는 금액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국내 매출 상위 500대 기업과 주요 회원사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벌인 결과 기업의 사회공헌 금액은 1996년 92개사 3067억원에서 2012년에는 225개사 3조2494억원으로 16년 만에 10배 넘게 늘었다. 기업 한 곳당 사회공헌 지출액은 33억원에서 144억원으로 4배 이상 증가했다.

기업들이 사회공헌에 적극적인 것은 기업 안팎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기업 스스로도 사회 공헌을 통해 ‘사랑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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