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마株 안쫓아…시장 주도하는 리포트가 목표"
"애널 리포트 너무 어려워…설명력 중요 "
시작부터 그의 몸가짐은 꼼꼼했다. 반듯한 양복 차림에 두 손에 꼭 쥔 수첩. 그 옆엔 잉크가 약간 샌 볼펜이 놓여 있었다. 최근 증권가에서 화제의 보고서들을 잇따라 내놓고 있는 IBK투자증권 스몰캡팀의 유욱재 팀장(사진·46)의 첫 모습이다.
올 초 국내 증시에 부각됐던 사물인터넷주(株)들에 대해 이미 지난해 8월 리포트를 시장에 내놔 투자자들에게 나침반 역할을 했고, 셰일가스 관련 중·소형주를 시장에 가장 먼저 소개한 IBK스몰캡팀.
원피를 수입가공하는 피혁업체를 발굴해 60% 가량이 넘는 주가 상승률을 뒷받침하고, 아무도 관심을 두지 않던 보냉제 회사를 찾아가 투자자들에게 과감히 소개한 유 팀장과 팀원들은 "시장을 주도하는 리포트를 내고 싶다"고 말했다.
일주일 내내 출근해 코스닥 상장사 1500여개를 놓고 '다음 시장의 흐름은 무엇일까?'를 연구한다는 유 팀장을 지난 26일 서울 여의도 IBK투자증권 본사에서 [한경닷컴]이 만났다.
◆ 생소했던 '사물인터넷株' 국내 시장에 처음 소개
유 팀장은 1994년 삼성증권에 처음 입사하며 증권가와 인연을 맺었다. 첫 임무는 지점영업이었다. 이후 이 증권사의 리서치센터 투자전략팀, 운용본부, 법인영업직 등을 거치며 두루 경험을 쌓았다.
이후 IBK투자증권으로 자리를 옮겨 트레이딩 본부에서 팀장을 지냈고, 다시 리서치센터로 와 현재까지 스몰캡팀장을 맡고 있다. 이런 다양한 경험이 시장에 새로운 이슈를 던질 수 있는 시각을 갖추게 했다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그는 "저도 그렇고 팀원들도 그렇고 대부분 증권사에서 경력이 리서치 부서에만 쏠려 있는 게 아니라 운용본부, 법인영업 등 다양하다"며 "이러한 경험이 다양한 시각으로 종목에 접근하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IBK스몰캡팀은 2012년 여의도 증권가에서 화제가 됐던 리포트 '백문이 불여일견'을 발간한 주인공이다. 이 리포트는 당시 500여 곳이 넘는 중소형 기업들을 탐방해 100개사를 분석한 보고서였다. 다른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에게도 '이런 곳이 있었느냐'는 얘기를 들었다는 게 유 팀장의 얘기다.
연초 증시에서 가장 이슈였던 사물인터넷 관련주들에 대한 리포트 역시 이 같은 '땀의 결과물'이다. 유 팀장은 사물인터넷주들이 국내 증시에서 수면 위로 떠오르기 전 이미 지난해 8월 관련 기업들을 시장에 소개했다(어보브반도체, MDS테크 등).
그는 "최근 화장품주 처럼 증시를 주도하고 있는 기업들을 탐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만 이미 다녀와서 보고서를 낼 때쯤이면 한발 늦는 것"이라며 "사물인터넷, 셰일가스 등 국내 증시에서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지만 시간이 지나 시장의 이슈로 떠오른 종목들을 발굴하자는 것이 IBK스몰캡팀의 철학"이라고 설명했다.
◆ 시장 소외 '피혁회사' 리포트…주가 상승률 60%↑
최근 IBK스몰캡팀 때문에 화제가 되고 있는 리포트는 원피를 수입해 가공하는 피혁회사 삼양통상(김인필 연구원)의 보고서다. 이 보고서가 나온 지난 7월부터 삼양통상의 주가는 최근까지 두달여 만에 무려 60% 이상 급등했다.
이밖에도 특수전원장치사업을 하고 있는 다원시스(최광현 연구원),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신근호 연구원), 차량 내 가스 포집장치를 생산하는 코리아에프티(김인필 연구원) 등의 보고서가 발간된 이후 이 종목들의 주가 상승률이 높았다.
그는 "해당 종목들의 주가 상승이 보고서 때문이라고 직접적으로 얘기하긴 어렵다"면서도 "영업환경이 기조적으로 변하는 기업, 생산시설에 투자한 기업들을 찾아다니다보면 다른 사람들이 주목하지 않았던 종목들을 찾기도 한다"고 말했다.
탐방을 다니다보면 소위 '촉이 오는' 기업이 있다는 게 유 팀장의 설명이다. 단순히 수치 상으로 파악할 수 없는 부분들을 기업 담당자의 설명이나 회사 분위기를 통해 알 수 있다는 얘기다.
유 팀장은 "경영계획의 목표치를 늘어놓는 실무자가 있는 반면 부풀려 얘기하는 담당자들도 있다"며 "이러한 것들을 균형 있게 소개하기 위해선 경쟁사에 의견을 종합해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귀뜸했다.
◆ "애널리스트들 리포트 너무 어려워…설명력 중요"
증권사에서 발간하는 기업분석 보고서들은 대부분 다양한 수치와 전문적인 표현들 때문에 일반 투자자들이 쉽게 볼 수 없는 것이 사실이다. 유 팀장 역시 이를 지적했다.
그는 "연구원들이 보고서를 쓰다보면 자기 만의 매너리즘에 빠져 자기만 아는 사실을 리포트에 담는 경우가 있다"며 "보고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기업의 현실을 투자자들에게 '잘' 설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제목 한 줄을 쓰더라도 이 내용이 무엇인지 투자자들이 잘 알 수 있어야 하는 데 구구절절 긴 것들이 너무 많다"며 "그렇게 쓴 리포트는 대부분 한두번 보면 식상하고 오히려 소박한 리포트가 오래 기억에 남는다"고 말했다.
IBK스몰캡팀은 많은 기업들을 탐방가기로 유명하다. 탐방을 다녀왔다고 해서 모든 기업의 리포트를 작성하는 것은 아니란 게 그의 설명이다.
유 팀장은 "스몰캡팀에서 다뤄야 할 기업들만 1500개가 넘는다"며 "15곳 정도를 방문해야 1곳의 리포트를 쓸 수 있을까 말까 하는 데 이것이 가장 큰 어려운 점"이라고 토로했다.
'팔로워(Follower·따르는 사람)보단 선도자가 되자'라는 목표로 스몰캡팀을 이끌고 있는 유 팀장은 앞으로 일반 투자자부터 기업 CEO까지 쉽게 읽을 수 있는 가장 '현실적인 리포트'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그는 "백지에서 리포트를 써내려가기 시작할 때 다수의 투자자가 공감할 수 있는, 내가 봐도 투자하고 싶은 보고서를 쓰려고 한다"며 "현장을 많이 다니면 리포트에 생동감이 묻어나기 때문에 그런 부분을 투자자들이 좋아해주는 것 같다"고 얘기했다.
한경닷컴 노정동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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