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 기피했나, 깊이 팠나…현대차, 입사지원자에게 회사가 갈 길을 묻다

입력 2014-10-09 20:50   수정 2014-10-10 10:47

인사이드 스토리 - 역사관·통찰력 먼저 본 현대차그룹 인적성 시험

14개 계열사 동시에 HMAT
현대車는 고난도 역사에세이
이공계 수험생 "허 찔렸다"



[ 공태윤/최진석/이도희 기자 ] 현대자동차 2014 하반기 공채 역사에세이 문제

문제1. 몽고와 로마 등 두 제국이 발전할 수 있었던 이유와 <u>현대차가 세계화 및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 두 제국에서 배워야 할 점</u>에 대해 쓰시오.

문제2. 신사임당은 살아생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다. 사후에 아들 율곡 이이 등 사림이 정권을 잡고 신사임당을 존숭하면서 부각되었다. <u>본인의 관점에서 역사상 저평가되었다고 생각되는 인물</u>에 대해 쓰시오.

현대자동차가 20대 젊은이들에게 역사적 관점에서 현대차의 미래를 어떻게 열어갈 것인지를 물었다. 9일 서울 부산 전주 광주 대구 등지에서 치러진 그룹 하반기 신입사원 공개채용의 2차 관문인 ‘현대차 직무적성검사(HMAT)’ 역사에세이 문제를 통해서다. 현대차는 경영현장에서 인문학의 중요성이 부각되자 지난해부터 역사에세이를 인·적성검사에 추가했다.

◆예상 밖 역사에세이 문제

이공계 지원자를 대상으로 이날 인·적성검사를 실시한 현대차는 두 가지 역사에세이 문제를 냈다. 이 중 하나가 현대차의 성장을 위해 몽고와 로마 제국에서 배워야 할 점을 물은 것이다. 역사적 인물이나 문화유산 등에 대한 의견을 물었던 2013년 하반기, 2014년 상반기 문제와는 확연히 달랐다.

‘가장 훌륭한 인물’이 아닌 ‘저평가된 인물’에 대해 기술하라는 두 번째 문제에 대해서도 수험생들은 허를 찔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서울 신천동 잠실고에서 시험을 마치고 나온 응시생들은 “다소 의외의 질문이었다”는 반응을 보였다. 중앙대 전기전자과 4학년 강모씨(26)는 “이전까지는 역사 그 자체에 집중한 문제를 출제했지만 이번에는 현대차의 미래와 연관시킨 점이 인상적이었다”며 “몽고와 로마 제국에 대해 깊이 있게 알진 못해도 현대차의 세계화 전략을 나름대로 썼다”고 말했다. 한양대 기계공학과 박모씨(27)는 “수양대군에 대해 썼는데 논리 전개를 제대로 했는지 자신이 없다”며 고개를 저었다.

역사에세이와 관련, 현대차 관계자는 “지원자의 역사관과 인문학적 깊이를 종합적으로 따져 그룹의 인재상인 도전과 창의, 열정, 협력, 글로벌 마인드 등 다섯 가지 항목에 적합한지를 판단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차 결시율 낮고 기아차 높아

서울 필동 동국대에서 치러진 기아차 적성검사를 마친 박모씨(29)는 “문제 유형이 상반기와 크게 다르지 않았지만 ‘도식이해’ 영역은 대비가 안돼 당혹스러웠다”고 말했다. 김모씨(28)도 “공간지각 영역 문제가 다소 낯설었다”고 했다. 서울 잠실고에서 HMAT를 치른 홍익대 기계과에 재학 중인 박모씨(23)는 “5교시 도식이해 영역에서 상반기에는 공간지각에 대한 부분이 나왔는데 이번에는 도형추리 문제가 나왔다”며 “유형이 매번 바뀌니 기출문제로 준비해도 어렵다”고 털어놨다.

현대차그룹은 올 하반기 현대차, 기아차, 현대모비스 등 14개 계열사에서 2460명의 대졸신입사원을 뽑는다. 지원자는 15만명 이상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은 각 사가 치르던 HMAT를 이번부터 그룹사가 통합해 같은 날 치렀다. 현대차는 결시자가 드물었던 반면 기아차의 결시율은 30% 정도라고 응시자들은 전했다. 서류전형 중복 합격자들이 현대차로 몰린 탓이다.

공태윤/최진석/이도희 한경매거진 기자 isk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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