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 '영원한 블루칩' 손석희...그를 향한 정치권의 시선

입력 2014-10-21 16:19  

(손성태 정치부 기자,국회반장) 언젠가 여권 중진의원과의 술자리에서 차기 대권주자들을 화제로 삼은 적이 있다. 이미 대선주자 반열에 올라선 거물 정치인 뿐만 아니라 잠재적 대선주자인 ‘잠룡(潛龍)’급 인사들까지 차례로 ‘입도마’에 올랐다.

각자가 쌓아온 정치적 자산과 함께 리더십 등 주관적 평가에 이어 일면식이라도 있었던 기자들이 ‘개인적인' 품평을 더하면서 ‘대통령 감‘을 놓고 갑론을박이 벌어졌다.

그때까지 주로 경청했던 중진 의원은 “‘깜'은 그렇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며 “그 시대와 국민이 요구하는 인물이 대통령 후보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무현 전대통령이나 비록 본선에 나서지 못했지만 ‘안풍(安風)’으로 혜성 같이 등장했던 안철수 의원 등을 그 사례로 꼽았다. 이어 “지금은 생각하지도 못하는 전혀 의외의 인물이 등장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불과 2년여 남겨둔 시점에서 정치부 기자들 머리 속에 입력조차 안된 인물을 떠올리는 게 쉽지 않았다. 기자는 단도직입적으로 “한 명만 예를 들어보세요"라고 물었다. 중진 의원은 한참 뜸을 들이더니 “손·석·희"라고 말했다. 모두 허를 찔린 표정이었지만 “말도 안돼"라고 반응한 이는 없었다.

21일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최민희 의원(새정치민주연합)은 다소 ‘뜬금없는’ 국정감사 자료를 냈다. ‘뜬금없다'고 한 것은 최 의원이 이미 언론인 영향력 측면에서 독보적인 존재인 손석희 JTBC 앵커겸 보도부문 사장의 상업적 영향력을 추켜세우고 있어서다.

최 의원이 21일 공개한 한국방송광고진흥공사 자료에 따르면 손 앵커가 진행했던 MBC 라디오 프로그램 ‘시선집중'의 광고매출은 그가 JTBC로 자리를 옮겨간 이후 절반 이하로 줄었다. 지난해 5월 손 앵커가 JTBC 보도부문 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시점을 기준으로 이전 16개월과 이후 같은 기간의 광고매출을 비교한 것이다.

최 의원에 따르면 ‘시선집중'의 광고매출은 손 앵커가 진행하던 16개월(2012년2월~2013년 5월)동안 69억9880만원이었다가 이후(2013년5월~2014년 9월) 32억5834만원으로 급감했다. 광고시장 경기 등을 감안하지 않고 단순비교했을 때 MBC는 손앵커 이탈만으로 37억4046만원에 달하는 손해(기대매출 대비)를 입은 셈이다.

최 의원은 이 같이 광고매출이 급감한 원인으로 청취율 하락을 꼽았다. 손 앵커 진행 당시 ‘시선집중’의 청취율은 8.1%(2013년 5월 기준)였으나 진행자가 바뀐후 5.8%(2013년 7월), 지난 3월에는 3.8%까지 떨어진 것으로 조사됐다.

국정감사에서 손 앵커의 광고효과가 제기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왔다. 보수편향적인 여타 종편방송과 달리 진보진영에 우호적인 JTBC 진행자에 대한 헌사(獻辭) 성격이 짙다는 추측이 그 중 하나다. ‘종편 저격수'로 불리는 최 의원은 야당에 대한 종편 및 지상파방송의 편파방송을 감시하는 역할을 떠맡고 있다.

손 앵커는 언론인 영향력 측면에서 이미 독보적인 존재다. 최근 한 매체는 방송과 신문을 통털어 JTBC의 매체 영향력이 KBS와 수위를 다툰다는 조사결과를 내놨다. 신생 종합편성채널의 이 같은 약진은 ‘손석희 효과’를 빼고는 설명이 안된다. 손 앵커 개인에게 포커스를 맞추면 언론인 중에는 경쟁자를 찾기가 힘들다.

한 매체가 최근 조사한 영향력 부문에서 손 앵커의 지지율은 60.9%로 2위 방상훈 조선일보 사장(4.4%)을 압도했다. 그의 개인적 매체영향력은 지난해 같은 조사보다 13% 포인트 가량 높아졌고, 10년째 부동의 1위를 지키고 있다.

손 앵커가 과거 몇 차례 정계입문 권유를 단칼에 거절하면서 분명한 입장을 밝혔는 데도 불구하고 정치권이 그를 ‘영입 1순위'에 올려놓고 있는 이유다.

손 앵커를 잘 아는 지인은 “정치에 별 뜻이 없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중적 인지도와 호감도만으로 현실정치에서 버티기 힘들다는 한계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고 전했다.

하지만, 보수와 진보 양진영을 아우른 지지층을 확보한 손 앵커의 정계 입문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다는 게 정가의 분석이다. 한 중진 의원은 정계의 속성을 이렇게 표현했다. “정치세계에서 집단의지(시대의지)는 항상 개인의지에 앞섰고, 끝까지 ‘러브콜’을 마다했던 사례도 찾아볼 수 없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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