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막내리는 '2014 국감'…"시장이 실실 쪼개고", "기가 막혀 웃었다"

입력 2014-10-26 21:30   수정 2014-10-27 03:47

27일 막내리는'2014 국감'…막말·면박주기 되풀이된 3주일

정책 대신 말싸움…
강기정 "한글 모르냐" 고함…한선교 "무슨 위원장이 저래"

공격 vs 수비
박영선 "말 바꾸기 부총리"…최경환 "소설을 써 제끼니…"

톡톡 튀는 질의도
"카투사 특목고, 육군은 일반고"…"영업비밀? 대학이 룸살롱인가"



[ 이정호 기자 ]
지난 7일 시작된 올해 국정감사가 3주간의 일정을 마치고 27일 끝난다. 사상 첫 분리 국감 무산과 짧은 준비 기간 탓에 정책과 민생, 대안이 사라진 맥 빠진 국감이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피감기관장과 기업인 증인에 대한 의원들의 일방적인 호통치기, 면박주기는 물론 반말 비속어 등 막말 논란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는 지적이다. 국감장에서 나온 의원과 피감기관장들의 발언을 통해 국감을 돌아본다.

○고성·막말로 얼룩진 3주 국감

지난 23일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서는 ‘노인 폄하 발언’ 구설에 오른 설훈 위원장(새정치민주연합)이 여당 의원들의 사과 요구를 거부하자 한선교 새누리당 의원이 “무슨 위원장이 저래”라고 발끈했다. 이에 설 위원장은 한 의원을 향해 “무슨 위원이 저래”라고 맞받아쳤다.

8일 정무위원회 국감에선 강기정 새정치연합 의원이 기업 증인 채택을 놓고 승강이를 벌이는 여야 간사에게 “능력 없고 하기 실으면 자리를 내놓고 나가라”고 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김용태 새누리당 의원이 “무슨 말을 그렇게 하나”라고 따지자 강 의원은 “한글 못 알아 먹느냐”고 고함을 쳤다. 22일 판교 환풍구 붕괴 사고에 대한 안전행정위원회 긴급 현안보고에서는 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이 답변 중 실소를 지어 보인 이재명 성남시장에게 “지금 실실 쪼개고 있냐”고 몰아세웠다. 이에 이 시장은 “실실 쪼갠 게 아니고 기가 막혀 웃었다”고 답해 국감장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도 했다.

○“소설 쓰니까…” 읍소와 항변 사이

“이거 누가 합니까. 청와대 얼라(어린이란 뜻의 사투리)들이 하는 겁니까.” 한때 핵심 친박근혜계로 분류됐던 유승민 새누리당 의원은 7일 외교통일위원회 국감에서 청와대와 정부를 향해 날선 비판을 쏟아내 주목받았다.

유 의원은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 총회 방문 기간 벌어진 ‘중국경도론’ 보도자료 취소 해프닝과 관련해 “일관된 국가안보 전략이 없으니까 대통령이 미국에 가서 ‘중국 경도’를 말하는 그런 자료가 나온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음날에는 인천 아시안게임 폐회식 참석차 방문한 북한 대표단의 박 대통령 면담 거절에 대해 “국가안보실장, 통일부 장관, 외교부 장관, 비서실장이 다 모여 기껏 짜낸 꾀가 이거밖에 안 되느냐”며 “청와대 면담 카드를 그렇게 값싸게 써도 되느냐”고 질타했다.

피감기관장들의 읍소와 적극적인 항변도 눈길을 끌었다. 24일 기획재정위원회 국감에서는 박영선 새정치연합 의원이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향해 ‘말 바꾸기 부총리’라고 비판하자 최 부총리는 “세상 만사를 너무 의혹의 눈초리로만 보지 말고 좀 도와 달라”고 했다. 최 부총리는 또 지식경제부 장관 시절 추진한 해외 자원개발 사업 실패를 책임져야 한다는 야당 의원들의 공세에 맞서 “하도 소설을 써 제끼니까(대니까) 무엇부터 답변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재치 있는 질의도

일부 의원은 간혹 적절한 비유와 재치 있는 질의를 통해 피감기관의 정책 변화를 유도하기도 했다.

한기호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0일 국방위원회 국감에서 자격시험을 치르는 부대와 일반 부대의 형평성 문제를 언급하며 “시중에 카투사는 특목고, 공·해군은 자사고를 나온 사람들이 가고 일반고를 나온 사람은 육군에 가서 전방부대에 배치된다는 말이 있다”고 했다. 유기홍 새정치연합 의원은 13일 교육부 산하 기관 국감에서 “뉴라이트 아닙니까? (아니라고 하자) 그럼 레프트라이트입니까? 올드라이트?”라고 말했다.

안민석 새정치연합 의원은 23일 국립대 국감에서 입시 현황 사전 자료 제출 요구에 피감기관들의 미온적인 답변을 지적하면서 “대학이 룸살롱인가 영업비밀이 있게…”라고 지적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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