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들의 수다 24] “男子관객 견인은 내가!” 띠동갑 연하도 끌어당기는 ‘언니’ 배우 김성령 ①

입력 2014-10-30 09:00  


[조나영 기자] 한 여배우가 어색한 영어발음과 부끄러운 말투로 대화를 이어나간다. 금요일 밤, 우아한 배우 김성령은 애교 많고 쑥스러운 애슐리로 변한다. 미스코리아 진 출신으로 연예계에 빛나는 보석처럼 데뷔하여 <상속자들> 탄이 엄마, <역린> 혜경궁 홍씨, <표적> 정형사 등 시대와 신분, 직업을 넘나드는 역할을 소화하고 이제는 예능까지 접수한 자타공인 제 2의 전성기를 맞이한 여배우 ‘김성령’. 깊은 연기와 여전한 미모로 꽃중년 여배우의 범주를 아우르면서 친근한 언니로 다가가고 있는 그를 만났다.


충무로와 대학로를 넘어 칸으로~
매년 5월은 프랑스의 작은 도시 ‘칸’이 바빠지는 달이다.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칸 영화제’가 열리기 때문. 2007년, 이창동 감독의 <밀양>으로 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후 세계의 영화인이 우리나라에 주목했고 이후 많은 작품들이 진출했다. <하녀>의 이정재, 전도연, <돈의맛>의 윤여정, 김효진, 김강우 등 많은 영화인이 칸으로 향했다. 올해에는 <도희야>의 김새론, 배두나, 송새벽에 이어 <표적>의 유준상, 김성령이 칸 영화제에 진출해 대한민국 영화의 위상을 드높이고 돌아왔다.

우리에게 낯익은 얼굴이 등장하자 현지 취재진의 셔터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칵테일 파티에서는 섹시한 레드드레스, 본 레드카펫에서는 고혹적인 블랙드레스. 김성령이란 배우가 역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미스코리아 출신임을 다시 한번 확인 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한국에서 지켜보는 팬들은 세계적인 영화제에서 한국의 미를 뽐내는 그의 당당하고 아름다운 모습에 더 매료되었고 현지 기자들도 다를 바가 없었다. 레드 카펫을 밟으며 엄청난 플래시 세례 속에서 남몰래 감격의 눈물을 삼켰다는 그. 더욱 빛나는 피부와 당찬 애티튜드로 한국의 중년 여배우 ‘김성령’은 자신의 그녀의 존재감을 당당히 알렸다.

움직이는 배우
40편이 넘는 작품과 함께 연기 인생을 동행하며 그는 카멜레온 같은 배우로 성장했다. 한 가지 이미지에 갇혀있는 정적인 여배우가 아니었다. 대중이 ‘김성령’을 통해 보고 싶어하는 이미지를 캐치하고 도전적인 자세로 여러 장르의 작품에 임했다.

1991년 영화 <누가 용의 발톱을 보았는가>로 여배우로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이 작품으로 대종상 영화제와 백상예술대상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그는 평생에 한번만 받을 수 있다는 신인상을 수상하며 미스코리아에서 배우로 자신의 영역을 한 걸음 더 넓혔다. 20대의 그는 굵직한 사극 드라마와 청춘 스타들과 함께한 현대극의 균형을 맞추며 커리어를 쌓아갔다.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김성령의 인생에 중요한 변화가 왔다. 결혼을 하고 가족을 꾸리게 된 것. 그의 일을 열렬히 응원해주는 아군을 만나 안정된 환경 속에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더 풍부하게 만들었다. 다수의 작품에서 주연을 맡으며 주연배우로 성장했을 뿐만 아니라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며 배우로서의 자리를 굳건히 했다. 2000년대를 쉼 없이 달려오며 그는 자신만의 이미지를 구축했다.


2010년대, 제 2의 전성기가 시작됐다. 탄탄한 연기력을 바탕으로 무슨 배역을 맡든지 대중의 입에 오르내리도록 하는 능력을 발휘했다. 맡은 배역마다 독특한 매력으로 작품의 분위기를 살렸다. 장르를 불문하고 무슨 캐릭터를 맡든지 그의 옷을 입혔다. 물론 항상 주연으로 연기한 것은 아니다. 비중이 작은 역할을 맡은 적도 있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했고 흔히 말하는 신스틸러로 자리매김했다. 쏟아지는 시나리오와 이어지는 캐스팅 제안으로 행복한 고민을 계속하는 중이다.

2014년이 약 두 달 남은 지금, 이번 해를 돌이켜보면 올해는 그에게 큰 수확이 많은 해였다. <역린>과 <표적>이 앞다투어 좋은 성적을 냈고 <표적>으로 칸 영화제에 진출했다. <미스 프랑스>로 6년만에 연극 무대에 다시 올랐고 1인 3역을 맡으며 참아온 연기 혼을 불태웠다. 연극은 100번 째 공연을 마지막으로 찬사를 받으며 5개월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미스코리아 진으로 연예계에 진출한 후, 그는 앞으로의 미래에 어려움은 없을 것만 같았다. 시원한 내리막길에도 걸려 넘어질 수 있는 돌멩이 하나는 있는 법. 1998년 드라마 ‘대왕의 길’ 제작발표회 당시, 질문 세례를 받는 동료배우 옆에서 그는 “어떤 역을 맡은 누구냐”는 질문을 들어야만 했다. 그는 미스코리아 진 타이틀을 얻고 작품을 이어가며 얼굴을 비춰왔지만 쉽게 잊혀질 수 있는 연예계의 생리에 많은 상처도 받았다고 한다. “미스코리아 진이라는 자부심이 컸는데 이렇게 잊혀질 수 있구나 했죠. 나름 꾸준히 연기활동을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말이에요.” 그러나 그는 위기를 기회로 생각하여 더 굳은 결심을 했다. 배우로 인정받고 싶다는 욕심을 갖게 되고 자신의 분야에서 최선을 다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다짐했다.

“연기가 천직인 것 같다. 연기자의 길을 한번도 후회해본 적 없다”

데뷔 27년차의 그는 드라마와 영화계를 종횡무진하며 다양하고 독특한 캐릭터로 대중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1991 데뷔 이후 최근 하정우 감독의 <허삼관매혈기>까지 그는 성격대로 부지런했다. 이에 그치지 않고 화면 속의 여배우는 <미스프랑스> 연극 무대 위로 올라가 손 뻗으면 잡힐 듯한 소극장에서 관객들과 가까이 소통했다.

“대중은 드라마에서는 화려하고 럭셔리한 캐릭터를 선호하시고 영화에서는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캐릭터를 원하시더라” 그는 다수의 드라마에서 고급스러운 재벌가 안주인 역할이나 고풍스러운 왕비 역, 프로페셔널한 커리어 우먼을 맡아 연기했다. 스크린 속 김성령은 더 다양했다. “상궁, 월매, 점쟁이도 했었고 이번에 <표적>에서는 형사도 했었어요. 한번도 제의 받아 본 적 없는 캐릭터를 영화에서 많이 할 수 있었죠”

수 많은 연기 경력으로 깊은 내공을 자랑하는 배우 ‘김성령’. 가면 갈수록 연기가 어렵다며 겸손함을 보이지만 한편으로는 나이 들수록 연기를 잘하고 싶은 욕심이 더 생긴다며 연기에 대한 끝없는 열정을 보여주었다.


커리어에 비례하는 꽃중년의 美
2014년 여름, 나오는 일기예보마다 최고 온도를 경신했다는 연이은 보도가 이어졌다. 숨막히는 더위를 중년의 김성령이 파격적인 화보로 식혀주었다. 나이를 잊은 란제리 화보로 많은 사람들의 감탄을 자아냈다. 한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해 “저거 다 보정이에요”라며 겸손한 자세를 보여주었지만 김성령이 아니면 누구도 못했을 화보 분위기에 방송 이후 또다시 검색어 순위에 올랐다. 우아하면서도 시크한 여배우 동시에 언제나 섹시한 여배우. 타고난 피부와 그만의 고혹적인 분위기로 여배우의 로망 화장품 광고까지 섭렵한 그. 불혹의 나이를 무색하게 하는 미모로 젊은 후배들의 기를 누르는 광고 대세로 떠올랐다. 다른 여배우와 차별화 된 그만의 이미지를 구축한 것이다.

“허술한 탄이 엄마, 촬영 내내 즐거웠다.” <상속자들> 탄이 엄마 ‘한기애’로 분한 김성령은 통통 튀는 상큼함으로 신스틸러 역할을 했다. 귀여운 자존심을 부리며 온갖 있는 척은 다하지만 마음 약하고 아들밖에 모르는 허당 엄마 ‘한기애’는 세련되고 고급스러움 뿐만 아니라 러블리함까지 갖춘 김성령이었다. 나이를 잊은 미모와 귀여운 말투로 연하의 로망에 등극하며 팬층을 넓혔다. <상속자들> 이후 허당끼 가득한 그의 재미있는 모습에 광고계가 주목했다. 광고 섭외 1순위를 차지하고 있는 피겨여왕 김연아와 함께 통신사 광고에도 진출했다. 매력적인 미소와 귀여운 말투, 백치미 가득한 능청스러운 연기가 합쳐져 그의 이미지뿐만 아니라 광고효과도 톡톡히 올랐다.

요즘엔 어디를 가나 플래시 세례가 그를 따라다닌다. 많은 중년의 여성들이 그의 패션, 액세서리, 헤어스타일, 화장품에 주목한다. 포털 사이트 검색 창에 김성령을 입력하면 ‘김성령 코트’ ‘김성령 립스틱’ ‘김성령 헤어스타일’ ‘김성령 구두’ 등 그의 모든 아이템이 관련되어 검색된다. 시간과 장소, 목적에 따라 다양하고 세련된 그의 미모와 패션감각이 대중의 인기를 배로 증가시켜 주고 있다. (사진출처: 열음엔터테인먼트, 방송 ‘라디오 스타’ 캡처, 영화 ‘역린’, ‘표적’, ‘궁녀’, ‘누가 용의 발톱을 봤는가’ 포스터 및 스케치, 드라마 ‘야왕’, ‘일지매’. ‘대왕의 길’ 캡처, 뮤지컬 ‘미스프랑스’ 포스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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