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당주·공모주·가치주 '펀드 3총사' 부상…美금리 오르면 추가수익 뱅크론펀드 관심

입력 2014-11-05 07:00  

시장 앞서가는 부자들의 펀드 투자


[ 김일규 기자 ]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실질금리가 사실상 ‘마이너스’가 되면서 은행 정기예금이 급속히 줄고 있다. 예금에서 탈출한 돈은 발 빠르게 펀드 등 주식 관련 상품으로 이동하고 있다. 국내 투자 펀드로는 배당주, 공모주, 가치주펀드 등이 크게 주목받고 있다. 해외 상품으로는 미국 마스터합자회사(MLP)펀드, 글로벌 인컴펀드, 미국 뱅크론펀드 등이 눈에 띈다.

배당주·공모주·가치주 펀드 자금 ‘쏠림’

부자들이 가장 크게 관심을 보이는 상품 중 하나는 배당주펀드다. 기업소득환류세제 도입 등 기업의 배당성향을 높이려는 정부의 정책 의지 때문이다. 배당주펀드의 자금 유입 속도도 빠르다. 지난 6월 말 3조4856억원이던 배당주펀드의 설정액은 지난달 말 약 6조원으로 두 배가량으로 늘었다. 매달 5000억원에서 1조원 안팎의 자금이 배당주펀드로 들어오고 있다.

부자들이 배당주펀드에 주목하는 이유는 크게 네 가지다. 우선 저금리 기조에 따라 배당 매력이 높아졌다. 저성장 국면에서 기업들에 대한 배당 압력이 증가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고령화가 급속히 이뤄지면서 현금 흐름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데, 배당주는 ‘배당’이라는 현금 흐름을 꾸준하게 제공한다. 배당소득세 부담이 줄어드는 것도 장점으로 꼽힌다. 정부는 소액주주에 대한 배당세율을 종전 14%에서 9%로 낮추고, 대주주 등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자에 대해서는 25% 세율로 분리과세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한다고 발표했다.

공모주펀드도 최근 부자들에게 관심받는 상품이다. 삼성SDS, 제일모직 등 기업공개(IPO)를 앞둔 대기업들이 있어서다. 공모주펀드 설정액은 지난 6월 말 1조2410억원에서 지난달 말 약 1조8000억원으로 6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슈퍼 리치의 투자 성향이 좀 더 적극적으로 바뀌고 있다고 분석했다.

자산운용사들도 다양한 상품을 출시하며 부자들의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공모주펀드와 함께 최근 눈에 띄는 것은 공모주의 10%를 우선 배정받을 수 있는 분리과세하이일드펀드다. 1000 대 1을 훌쩍 넘는 청약 경쟁률을 뚫어야 하는 일반 투자자나 전체 기관의 수요 예측에 참여해야 하는 공모주펀드보다 공모주 투자에 유리하다고 평가받는다.

가치주펀드도 주목받고 있다. 가치주는 대기업 실적 개선이 당분간 어려울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 대형주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낼 것으로 부자들은 보고 있다. 가치주펀드는 연초 이후 2조3000억원이 순유입되며, 설정액 기준 지난달 10조원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주식형펀드의 5분의 1 규모다. 3년 넘게 이어오고 있는 박스권 증시에서 가치주펀드가 시장 수익을 크게 웃돌면서 ‘대세 투자상품’으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가치주펀드란 기업 가치가 저평가된 주식을 발굴해 장기간 투자한 뒤 수익을 창출하는 펀드다.

올해 가치주펀드가 거둔 평균 수익률(5.12%)은 코스피지수 상승률(-1.91%)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단기 성과를 넘어 1년 수익률 6.91%, 2년 수익률 19.13%, 3년 수익률 38.24% 등 장기 성적이 부각되면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해외 펀드는 셰일, 인컴, 뱅크론 ‘각광’

미국의 셰일가스 인프라 관련 MLP 주식을 담아 수익을 내는 MLP펀드는 10%가 넘는 고수익으로 부자들의 자금몰이를 주도하고 있다. ‘한국투자미국MLP’ ‘한화에너지인프라MLP’는 설정 이후 16~18%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셰일가스 시장이 커지면서 추가적인 인프라 확대가 기대되고 있어서다. 펀드 수익률과 별도로 분기마다 배당금을 챙길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다양한 자산군에 분산 투자해 위험을 줄인 글로벌 인컴펀드 역시 안정적인 수익을 가져다줄 후보로 꼽힌다. 인컴펀드는 매매 차익보다는 배당이나 채권 이자 등을 주요 수익원으로 삼는다. 올 들어 6% 넘는 수익률을 내면서 주목받고 있다. 글로벌 투자 환경의 불확실성이 여전한 가운데 안정적 수익을 내는 이들 펀드가 ‘은행 이자+α’의 수익률을 내는 중위험·중수익 상품으로 다시 자금몰이에 나섰다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특히 외국계 운용사들이 굴리는 글로벌 인컴펀드가 인기를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인컴펀드는 특히 올 들어 성과 개선이 돋보인다. 낮은 물가상승률과 저금리로 인해 안정적인 인컴을 창출하는 상품 수요가 커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글로벌 주식 투자에 관심이 높은 투자자도 주식의 큰 변동성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글로벌멀티애셋인컴펀드로 접근하는 게 유리하다는 진단이다.

작년 5월 국내에 상륙한 뱅크론펀드에도 부자들의 돈이 빠르게 몰리고 있다. KB·한국투자·이스트스프링·프랭클린템플턴 등이 운용하는 10여개 공·사모형 뱅크론펀드에 총 3000억원이 넘게 유입됐다. 거의 대부분 올 들어 들어온 자금이다.

뱅크론펀드는 미국 유럽 등의 변동금리부 대출채권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구조다. 3개월짜리 리보(국제 금융거래의 기준이 되는 런던 은행 간 적용 금리)에다 가산금리를 더하는 방식이어서 현지 시중금리가 뛰면 추가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미국 중앙은행(Fed)이 2008년 12월 이후 고수해온 ‘제로(0) 금리’ 정책을 접고 내년 상반기 중에는 금리 인상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대두되면서부터 인기를 끌고 있다.

뱅크론펀드의 목표 수익률은 연 5~6% 선이다. 다만 뱅크론펀드는 해외 투자상품이기 때문에 수익이 났을 때 15.4%의 소득세를 내야 한다. 이 펀드 수익을 포함해 한 해 동안 벌어들인 금융소득이 2000만원(과표 기준)을 초과하면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에도 포함된다.

통일 등 테마펀드도 눈길

올해 신규 펀드 가운데 통일, 기업 지배구조 등 테마펀드 출시가 잇따르고 있는 점도 눈길을 끈다. 건설, 소비재 등 통일 수혜주에 장기 투자하는 ‘신영마라톤통일코리아’는 지난 3월 출시된 이후 484억원이 몰렸다. 누적 수익률도 8.34%를 기록 중이다.

주요 기업의 지배구조 변화가 시장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기업가치 확대가 예상되는 종목과 지주회사 중 배당 확대 기대가 높은 종목에 투자하는 ‘신한BNPP기업지배구조’도 단숨에 356억원의 자금을 모았다. 전문가들은 신생 펀드는 설정 당시 시황에 맞는 전략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단기 수익률을 노려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연말정산 시즌이 다가오면서 소득공제장기펀드로 자금 유입도 늘어나고 있다. 소장펀드에 가입하면 연간 600만원 한도 내에서 납입액의 40%(최대 240만원)를 소득공제받아 연말정산 때 최대 39만6000원을 돌려받을 수 있다. 투자한 펀드가 원금 손실만 보지 않으면 연 6.6%의 수익 효과가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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