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정책도 '한국판 아베노믹스'

입력 2014-11-07 21:39   수정 2014-11-08 03:51

외환당국 "원·엔 동조"에 원·달러 환율 1100원 육박
이주열 총재 "엔화 약세, 손 놓고 있는 것 아니다"

원·달러 환율 급등세…7거래일 만에 46원 ↑
시장 "1100원 곧 돌파"



[ 마지혜 기자 ]
원·달러 환율이 1100원 선에 바짝 다가섰다. 지난 6일 주형환 기획재정부 1차관의 원·엔 동조화 발언에 이어 7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엔저(低)에 대응하겠다고 밝힌 것이 영향을 끼쳤다. 이를 두고 정부가 ‘원저(低)’를 유도하기 위한 ‘한국판 아베노믹스’를 가동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9원90전 오른 1093원70전에 거래를 마쳤다. 7거래일 연속 상승해 지난해 9월6일(1093원) 이후 1년2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날 장중 한때는 11원30전 오른 1095원10전까지 치솟았다. 원·엔 환율은 오후 3시 기준 100엔당 948원24전을 나타냈다.

원·달러 환율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지난달 29일 양적 완화 종료를 선언한 것을 계기로 30일부터 상승세를 타기 시작했다. 미국 금리인상에 대한 전망이 구체화 되면서 원화 약세 흐름이 완연해 진데다 일본의 기습적 추가 양적완화 발표로 원화의 대응도 필요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다. 이날 종가는 지난달 29일과 비교하면 46원40전(종가 기준) 올랐다.

실제로 엔저에 대응해 원저를 가속화 하겠다는 외환당국의 잇따른 개입성 발언들이 터져나왔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한국일보 주최로 열린 ‘2014 차이나 포럼’에 참석한 뒤 기자들과 만나 “(엔저 대응에) 제약과 한계가 있긴 하지만 손을 놓고 있는 것은 아니다”고 말해 엔저에 대한 경계감을 드러냈다. 지난 6일에는 주 차관이 “엔화와 원화가 동조해서 움직이도록 하고 있다”며 당국의 엔저 대응을 시사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당국의 이 같은 대응을 엔화가치를 떨어뜨려 수출 경쟁력을 높이고 경기를 부양하려는 일본 아베 총리의 아베노믹스정책과 같은 맥락으로 인식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이 일본 기업들과 가격경쟁을 벌일 수 있도록 맞대응 전략을 내놓은 것이라는 분석이다.

최근 한국은행은 엔저 등에 따른 한국의 수출전선이 심상치 않다는 점을 반영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당초의 3.8%에서 3.5%로 크게 낮춰잡았다. 지난 3분기 수출도 전 분기보다 2.6% 감소했다. 2008년 4분기(-4.3%) 이후 가장 가파른 하락세다. 엔저와 세계 수요 부진 탓에 대기업의 수출 실적이 악화됐다.

그 여파로 제조업 생산은 전기 대비 0.9%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제조업 성장률이 뒷걸음질친 것은 2009년 1분기(-2.4%) 이후 처음이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원화가치가 엔화가치에 연동하는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주 차관과 이 총재의 발언은 원·달러 환율의 추가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심리를 높였다”고 말했다.

유럽이 추가 양적 완화에 나서기로 한 것도 환율 급등에 기름을 부었다.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는 6일(현지시간) “필요하다면 비전통적 양적 완화 조치를 추가로 사용할 수 있다는 데 정책위원회가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한국시간으로 7일 밤 발표되는 미국의 10월 고용보고서에서 고용지표들이 시장의 기대대로 호조를 보일 경우 다음주 원·달러 환율은 1100원 이상으로 오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마지혜 기자 look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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