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냐 신세계냐 그것이 문제 … "유통업, 상품이 아니라 경험을 판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 인터뷰

입력 2014-11-23 09:29  

"삼성전자 휴대폰을 쓰고 현대차를 타고 롯데·신세계의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에서 물건을 산다."

서용구 한국유통학회장(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사진)은 23일 한경닷컴과의 인터뷰에서 소비자들의 소비 형태를 이같이 묘사했다. 소비자들이 점차 롯데나 신세계 같은 유통기업들을 재계 1,2위인 삼성전자나 현대차 만큼이나 크게 느끼고 있다고 분석했다.

롯데나 신세계그룹이 '옴니채널'을 통한 통합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소비자들에게 미치는 파급력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옴니채널은 온·오프라인 판매망을 연계해 소비자가 일관된 '소비 경험'을 얻게 하는 마케팅 방식. 지난 18일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사장단 회의에서 2015년 경영화두로 옴니채널을 꼽았다.



서 학회장은 "옴니채널이 중요해진 이유는 소비자들에게 온·오프라인의 경계가 희미하기 때문" 이라며 "소비자는 매장에서 구경만 하다가 집으로 가는 길에 스마트폰으로 바로 구매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물건이 서울에서 팔렸는지 부산에서 팔렸는지 또는 온라인이냐 오프라인이냐를 따지는 건 기업 입장일뿐 소비자는 상관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소비자의 경우 신세계 계열의 백화점·대형마트·편의점·할인점 등에서 소비 경험을 살 것인지, 롯데 계열에서 할 것인지가 가장 중요한 선택이 될 것이라고 서 학회장은 말했다.

스웨덴의 종합가구기업 이케아는 소비 경험을 성공적으로 판매한 대표적인 사례다. 생활용품부터 소파·침대, 조립식 집까지 판매한다. 매장 내에서 판매하는 음식류 역시 큰 매출원이다. 이케아는 다음달 18일 국내 1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다.

최근 논란의 대상이 된 이케아는 가구기업이라기보다 '이케아 라이프스타일'이란 매력적인 생활방식을 판매하는 기업이라고 서 학회장은 정의했다.

그는 이케아가 주는 소비 경험에 대해 "이케아 소비자는 잡지책을 보듯 제품 카탈로그를 즐기고, 복잡한 동선으로 짜여진 매장에서는 놀이동산에 온 것처럼 먹고 보고 소비한다"고 분석했다.

유통기업들이 소비 경험에 주목하는 배경은 불황 탓이다. 불황이 지속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거나 닫혔다. 돈을 쓰더라도 좀 더 가치 있는 상품(경험)에 쓰는 게 중요해졌다. 올해 유통업계에도 이런 현상이 반영됐다.

유통업계에서 화두가 된 용어는 옴니채널 외에 '고메(gourmet·식도락)' '그로서런트(Grocerant)' '직구·직판(직접구매·직접판매)' 등이다. 고메와 그로서런트는 둘 다 식품판매와 관련한 말이다.

서 학회장은 "최근 백화점들이 앞다퉈 국내외 유명 맛집을 식품매장에 유치하는 것은 단순히 식품 판매를 높이기 위해서가 아니다" 며 "맛있는 음식을 사고 먹는 경험을 연계해 다른 상품 판매를 늘리고 나아가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는 '이케아식 마케팅 전략'과 유사하다"고 언급했다.

올해 화두가 된 또 다른 용어는 소비력이 큰 중국인 관광객을 뜻하는 '요우커'다. 이들은 한국에 40만~50만 원짜리 단체관광 상품으로 찾아와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수천만원씩 쓰고 돌아간다.

서 학회장은 "요우커가 올해 내수 시장에 미친 소비 규모를 8조~13조원으로 추정, 내년에는 20조 원에 달해 전체 시장의 10%를 차지할 것" 이라며 "요우커나 일본, 러시아 관광객이 국내 내수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요우커에 비해 주춤한 일본인 관광객에 대해선 "한일 관계 악화, 환율 문제 등이 악영향을 끼치면서 주춤거리고 있지만, 일본인 관광객은 여전히 충분한 구매력이 있는 소비자" 라며 "부산·경주·제주 등을 중심으로 새로운 '쇼핑상품'을 개발해야 할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한국유통학회는 '2015년 유통 키워드 30'으로 모바일쇼핑, 고령화, 감성소비, 요우커, 동남아 VIP관광객, 여성, 실버세대, 1인가구, 해외 직구, 옴니채널, 프리미엄, 충동구매, 신 소비계층, 오동남(오빠 같은 동안 남자), 초니치(超+Niches), 그로서란트, 자체 브랜드(PB) 상품, K드럭스토어, 몰링, 가정간편식(HMR)시장, 솔로모, 작은 사치, 역직구(직판), 탈(脫)국경·연령·시장, 홈케어 상품, N분의 1직업, 키덜트족, 나오미족 등을 꼽았다.

▲1964년 제주 출생 ▲1986년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1996년 영국 옥스포드대학 경영학 박사 ▲1997년 산업연구원(KIET) 유통산업 담당 수석연구원 ▲2000년~ 숙명여대 경영학부 교수 ▲2005년~ 숙명여대 호스피탈리티 경영전문대학원 H.MBA 주임교수 ▲2008년 중소기업진흥공단 글로벌 마케팅 브랜드 평가위원 ▲2009년 대통령 직속 국가브랜드위원회 자문위원 ▲2012년 한국상품학회 부회장 ▲2014년 한국유통학회 회장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
기사제보 및 보도자료 open@hankyung.com




[한경닷컴 하이스탁론 1599 - 0313] 또 한번 내렸다! 최저금리 3.2% 대출기간 6개월 금리 이벤트!
[한경닷컴 캡스탁론 1644 - 1896] 한 종목 100% 집중투자가능! 최고 3억원까지 가능!




[한경+ 구독신청] [기사구매] [모바일앱]  ⓒ '성공을 부르는 습관' 한경닷컴,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뉴스

    top
    • 마이핀
    • 와우캐시
    • 고객센터
    • 페이스 북
    • 유튜브
    • 카카오페이지

    마이핀

    와우캐시

    와우넷에서 실제 현금과
    동일하게 사용되는 사이버머니
    캐시충전
    서비스 상품
    월정액 서비스
    GOLD 한국경제 TV 실시간 방송
    GOLD PLUS 골드서비스 + VOD 주식강좌
    파트너 방송 파트너방송 + 녹화방송 + 회원전용게시판
    +SMS증권정보 + 골드플러스 서비스

    고객센터

    강연회·행사 더보기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이벤트

    7일간 등록된 일정이 없습니다.

    공지사항 더보기

    open
    핀(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