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안정목표 수정하라…'비현실적' 지적"

입력 2014-12-07 13:15  

한국은행이 설정한 물가안정목표가 비현실적이어서 시장과의 소통을 저해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삼성선물은 7일 '한국은행의 물가안정목표제'라는 보고서에서 "한국은행의 2013~2015년중 물가안정목표는 전년동기 대비 소비자물가상승률 기준 2.5~3.5%로 설정돼 있다"며 "그러나 물가상승률은 2012년 5월 2.5%를 기록한 이래 단 한번도 한국은행의 적정 물가 범위내에 들어온 적이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은행은 '한국은행법'에 의거 정부와 협의해 3년간 적용할 중기 물가안정목표를 설정하고 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물가상승률 목표를 제시하고 정책금리 조정 등을 통해 이를 달성하려는 통화정책 운용 방식이다.

박동진 삼성선물 연구원은 "최근 글로벌 수요 부진과 유가 하락을 고려할 때 내년 물가상승률 역시 목표범위에 진입할 가능성이 낮다"며 "물가안정목표와 실질물가간 격차가 심화되는 이유는 예상하지 못한 원자재가격의 하락도 일조했겠지만, 근본적으로 전망이 현실을 적절하게 반영하지 못함에도 3년 동안 물가목표를 수정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주열 총재도 지난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적정물가 수준이 내려갔음을 인정한 바 있다.

박 연구원은 "한은은 내년까지 달성 가능성이 희박한 물가안정목표를 유지함으로써 정책당국과 시장간의 효율적인 통화정책 소통을 저해하고 있다"고 판단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는 1.0% 상승해 지난 2월 이래 처음 1.0%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물가 하락으로 인한 통화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것으로 봤다.

실질물가 수준과 물가안정목표의 격차는 디플레이션(경기침체) 우려를 심화시키는 요인이기도 하다. 때문에 현재의 낮은 물가는 금리인하 필요성의 근거로 제시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은 지난달 25일 '일본의 90년대 통화정책과 시사점' 보고서를 통해 한국에서 일본과 유사한 형태의 디플레이션이 발생할 가능성을 제기하고, 한국은행이 추가로 금리인하에 나서야 한다고 압박했다.

이재준 KDI 연구위원은 "저인플레이션의 지속으로 시장 참가자들의 인플레이션 기대가 낮아져 굳어지지 않도록 물가안정목표(2.5~3.5%)를 준수하기 위한 통화 당국의 적극적인 의지 표명과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통화 당국이 잠재성장률 하락에 따른 자연 실질금리의 하락세를 반영하지 못하거나 기대 인플레이션의 하락을 감지하지 못한 가운데 금리 정책을 수행하면 디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인플레이션 기대가 하락하면 금리인하의 경기 부양 효과가 희석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재준 연구위원은 "현재 명목 정책금리가 2%로 역사상 가장 낮은 수준이지만 물가도 사상 최저 수준이므로 실질금리는 금융위기 당시보다 높은 수준"이라면서 "현 상황에서도 금리를 추가로 낮출 여지가 있고 좀 더 낮춰야 한다"고 했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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