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새출발 '윤수영號 키움자산운용'…"저금리 대응은 '감' 대신 '과학'"

입력 2014-12-08 13:42  

[ 강지연 기자 ]
"과거 자산운용사들의 투자는 대부분 펀드매니저의 개인적인 감에 의존했습니다. 이제 실질적인 시스템으로 계량화된 과학적 투자를 선도해야 합니다."

윤수영 키움투자자산운용 대표는 '과학적'이란 단어를 많이 사용했다. 이달부터 업계 8위 대형 운용사를 이끌게 된 그의 고심이 묻어있는 단어다.

업계 50위권인 키움자산운용은 우리자산운용과의 합병으로 지난 1일 '수탁고 22조1000억원, 자기자본 820억원'의 키움투자자산운용으로 새 출발했다. 윤 대표는 이번 합병을 계기로 펀드매니저의 감에 의존하던 기존 운용방식에서 벗어나 수치로 결과를 보여줄 수 있는 계량화된 과학적 투자를 실시한다는 계획이다.

새로 출범한 키움투자자산운용의 운용전략과 목표를 듣기 위해 지난 5일 서울 여의도에서 윤 대표를 만났다.

◆ 저금리 대안은 '에너지 자원·해외 부동산'

"저금리 시대가 도래하면서 국가 경제도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습니다. 1% 수익률이 천금 같이 귀해진 시대가 온 것입니다. 조금의 수익이라도 관리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의 요구가 많아졌습니다."

윤 대표는 출범과 함께 과학적 투자를 위한 인력 보강에 나섰다. 국민연금 주식운용 부서에서 선임운용역을 역임했던 장본용 주식운용본부장을 주축으로 세우고, 우리자산운용 인덱스운용팀을 알파운용팀으로 변경했다. 주식뿐 아니라 채권, 해외 부동산, 대체제 등 수익을 낼 수 있는 모든 자산들을 다루는 팀이다.

대체제 중 가장 큰 관심을 쏟아 있는 부분은 에너지 자원과 해외 부동산이다.

특히 에너지 자원 부문은 지난 2~3년간 공을 들여 전문 인력 8명을 구성했다. 국제 유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지금이 해외 에너지에 투자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는 설명이다.

유가가 높을 때에는 투자규모가 커졌지만 유가가 급락한 현재 에너지 기업, 송유관 시설 및 발전소 등 전력 관련 기업에 투자하기에 유리한 여건이 조성됐다는 것. 윤 대표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가 배럴당 60달러 밑으로 떨어지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키움자산운용은 인허가 자체가 증권 단종에만 가능했지만 종합자산운용사가 되면서 부동산이나 실물 벤처투자까지 투자를 확대할 수 있게 됐습니다. 2015년 국내 저금리 상황에서 탈피하기 위해 4~8% 정도의 안정적인 수익이 날 수 있는 해외 국채. 해외 부동산, 에너지 자원 등에 고루 투자할 것입니다."

해외 진출에도 속도를 낼 예정이다. 중국의 외국인투자적격제도(RQP)를 통해 중국 자본시장에 직접 투자하고, 선진국 국채와 이머징마켓 국채를 리밸런싱하며 사들일 예정이다. 우수한 해외 운용사와 손잡고 해외 기업에 투자하는 계획도 갖고 있다.

"그간 국내 금융사들이 해외 진출에 번번히 실패한 이유는 사업부터 진출했기 때문입니다. 해외 투자부터 시작한 후 비즈니스 진출을 진행해야 합니다. 저희는 해외 진출을 위해 먼저 투자를 늘려나갈 것입니다."

◆ "내년 코스피지수 2100~2200선까지 오를 것"

내년 국내 주식시장은 올해보다 한 계단 올라설 것으로 전망했다. 코스피지수는 2100~2200선까지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부동산 등 다른 자산가치에 비해 가격이 많이 떨어졌기 때문에 그만큼 투자 매력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내년 국내 경제가 1998년 외환위기 시절로 회귀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지만 이는 과도한 우려입니다. 최근 국제유가 급락에 대한 불안감도 높지만 제조업 비중이 높은 국내 기업에는 호재가 될 수 있습니다. 유가 하락은 생산비용을 줄일 수 있는 요소입니다. 주식시장도 나쁘게만 볼 필요가 없습니다."

국내 금융시장의 흐름을 좌우할 환율은 '강(强)달러' 요약할 수 있다. 내년 달러가치 상승이 이어지며 다른 통화들은 상대적인 약세 흐름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의 최고 1200원대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1050원대로 다시 내려올 가능성이 높다. 한국 무역수지는 흑자 행진을 지속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 한국시장은 선진국 대비 높은 수익을 거둘 수 있는 안정적인 투자처라는 게 윤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러한 경제 상황에서는 '분산 투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아베노믹스, 미국 중앙은행(Fed)의 출구전략 등 최근 경제는 정치의 영향을 많이 받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될 것인지 예측하기가 힘들다는 이야기입니다. 이때 리스크와 수익에 대해 철저히 계량적으로 관리하고, 한 곳에 집중하지 않는 전략을 짜야 합니다."

내년 Fed의 금리 인상에 발맞춰 각국의 금융위기 우려가 커질 수 있다. 여기에 국내 저금리 상황이 맞물리면 투자 리스크가 커질 수 있다. 이때 특정 대상에만 집중 투자할 경우 리스크가 더욱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분산 투자는 기관뿐 아니라 개인 투자자에게도 중요합니다. 개인 투자자들이 해외 투자에 대해 나쁜 경험을 갖고 있는 이유도 특정 투자처에 붐이 일 때 매번 투자 쏠림 현상이 일어났기 때문입니다. 개인들은 환경 변화에 맞춰 신속히 대응하기가 어렵습니다. 이제 자산운용사가 대외 환경에 맞춰 발빠르게 대처하는 역할을 해줘야 합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ali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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