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은미 토크 콘서트' 고3학생 황산 테러에 '일베' 반응이…경악

입력 2014-12-11 13:51  


'신은미 토크 콘서트 황산 테러 일베'

고3 학생이 재미교포 신은미 씨(53)의 토크 콘서트에서 테러를 시도해 충격을 주고 있다.

'종북 논란’의 당사자인 재미교포 신은미 씨와 황선 전 민주노동당 부대변인(40)이 진행한 통일 토크 콘서트가 한 고등학생의 ‘황산 테러’로 중단됐다. 문제의 고등학생인 오모 군(19·익산 모 고교 화공과 3년)은 한 인터넷 애니메이션 커뮤니티에 사건 전날 범행을 예고하는 글을 올린 것으로 확인됐다.

오 군은 범행 전날(9일) '드디어 인생의 목표를 발견했다'는 제목의 글에서 자신이 사용할 인화물질을 모은 사진과 함께 "신은미 폭사 당했다고 들리면 난줄 알아라"라는 글을 올렸다. 또한 그는 도시락까지 촬영한 사진과 함께 '봉길센세의 마음으로'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신은미 토크 콘서트는 지난 10일 오후 익산시 신동성당에서 열렸다. 토크 콘서트가 한 시간 가량 지난 오후 8시반 경 관람석에 있던 오 군이 갑자기 일어났다. 신은미 씨가 "'북한 대동강 물이 너무 맑다'고 했더니 일부 언론에서 내가 지상낙원이라고 말했다고 왜곡했다"고 말한 직후였다. 오 군이 "북한이 지상낙원이라고 했습니까"라고 묻자 신은미 씨는 "그런 말 한 적 없다. 질문은 있다가 끝나고 한꺼번에 받겠다"라고 답했다.

그러자 오 군은 품 안에서 황산과 질산칼륨 등이 섞인 가연성 액체가 담긴 양은냄비를 꺼내 불을 붙였다. 오 군은 불이 붙은 냄비를 양손에 들고 앞쪽으로 나가다 옆 사람의 제지를 받았고 냄비가 바닥에 떨어지면서 '펑' 하는 소리와 함께 불꽃이 튀었다.

주변 관객들이 불을 끄고 오 군을 제압하면서 큰 화재로 번지는 걸 막았지만 강연장은 한동안 연기가 가득하고 관객들이 긴급히 대피하느라 아수라장을 이뤘다. 이 불꽃으로 맨 앞자리에 앉아 강연을 듣던 원광대 이모 교수가 옷과 팔에 불길이 옮아 붙으면서 화상을 입었다. 또 30대 시민단체 직원도 화상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심각한 폭력 행위에도 일베 게시판은 현행범으로 붙잡힌 오 군을 '열사'라고 칭하는 등 지지하는 글이 넘쳐났다. 그중 상당수는 "적에게 폭탄을 던진 게 죄냐", "19살 어린 의사가 종북을 척결했다", "빨갱이XX들은 죽여도 괜찮다" 등 범죄에 대한 의식이 전혀 없어 추가 모방범죄까지 우려되는 내용이었다.

뿐만 아니라 "열사님이 잡혔어, 이제 없어! 하지만 내 등에, 이 가슴에, 하나가 되어 계속 살아가!!",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한 민주화 운동", "이건 익산민주화운동이다", "애국심을 높이 평가해 사면 및 복권 그리고 최연소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겠다. 익산의 별" 등 오 군을 찬양하는 글도 이어졌다.

이 사건을 수사 중인 전북 익산경찰서는 오 군이 TV 프로그램에서 인화물질 투척 장면을 보고 범행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11일 밝혔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신 오 군이 제대로 이야기를 못하고 있지만 TV에서 범죄 방법을 봤다고 진술했다"며 "정확한 범행 동기는 11일 언론 브리핑을 통해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주변에 있던 관객들은 오 군이 술 냄새를 풍겼고 강연 도중 품에서 술을 꺼내 마시기도 했다고 전했다. 오 군은 위험물 기능사 자격증도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또한 서울지방경찰청 보안수사대는 신은미 씨에게 같은 날 오후 2시까지 경찰에 출석해 달라고 변호인을 통해 통보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22일 보수단체 ‘활빈단’이 신은미 씨가 북한을 찬양했다며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해 해당 수사를 맡았다. 하지만 미국시민권자인 신은미 씨는 오는 12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어서 소환 통보에 응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11일에는 부산에서 토크콘서트가 예정돼 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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