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넬 마네킹이 아령 든 이유는…

입력 2014-12-12 13:32  


[ 오정민 기자 ] 지난달 서울 소공동 롯데백화점 에비뉴엘의 샤넬 매장 쇼윈도. 로커에 가방과 스카프가 걸려 있고, 바닥에는 역기와 아령이 디스플레이 돼 있다. 레깅스와 스웨트셔츠를 입은 한 마네킹은 아령을 들고 운동하는 자세를 취했다. 좀처럼 꺼지지 않는 '스포티즘(sportism)' 열기가 샤넬 마네킹도 운동하게 했다.

12일 패션업계에 따르면 최근 몇 년간 업계를 주름잡은 스포티즘 기조가 꾸준히 이어질 전망이다.

고가 브랜드 패션쇼에서는 스웨트셔츠, 야구 점퍼, 네오프렌 톱을 보는 것이 어렵지 않다. 샤넬, 구찌, 프라다 등 해외 유명 디자이너 브랜드는 각종 스포츠에서 영감을 받은 레깅스, 스포츠샌들 등의 아이템을 내놓은 지 오래다.

그동안의 스포티브룩이 활동성을 강조한 중성적인 아이템이 많았다면, 최근에는 보다 세련되게 풀어내는 분위기다. 기능성 소재 뿐 아니라 반짝이(글리터), 레이스, 트위드 등의 소재를 운동화, 스웨트셔츠에 가미하는 식이다. 스타일 측면에서도 원피스와 아노락 점퍼를 믹스 매치하는 등 클래식한 아이템을 스포티한 아이템과 함께 입어 보다 부드럽고 귀여운 느낌을 준다.

내년 봄·여름 시즌에는 이 같이 보다 부드럽고 세련된 스포티즘 기조가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한국에 첫 매장을 연 제조·직매형 의류(SPA) 브랜드 COS는 내년 1월 처음으로 스포티즘을 적용한 컬렉션을 출시한다.

미니멀하고 클래식한 고유의 브랜드 성격에 신기술을 적용한 소재와 스포티즘 기조를 가미했다. 스포티한 골든올리브 색 면 아노락에 같은 소재의 스트링 스커트를 매치해 포멀한 느낌을 더하는 식이다.

H&M은 마이애미와 팜스프링에서 착안한 라운지웨어가 주류인 봄·여름 컬렉션을 내년 3월 출시한다. 전반적으로 스포티즘 무드가 반영된 컬렉션으로, 드레스로 연출할 수 있는 오버사이즈의 테니스셔츠, 드레이프 스타일의 파자마 재킷 등이 눈에 띄는 아이템이다.

지난 10월 개최된 2015 봄·여름 서울패션위크에서도 디자이너들은 편안한 니트와 스웨트셔츠, 점프슈트 등의 아이템을 보다 드레시하고 세련되게 풀어냈다.

정해진 H&M 홍보팀장은 "스포티즘은 거스를 수 없는 전 세계적인 유행 기조"라며 "여가시간이 늘어나면서 생활에서 스포츠와 야외활동의 비중이 커지고 있고, 이 같은 흐름이 패션 컬렉션에도 녹아들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선 한동안 스포티즘과 함께 멋 부리지 않은 듯 자연스런 스타일링을 추구하는 놈코어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두영 신원 디자이너는 "사회의 경쟁이 심해지면서 반대로 힐링과 편안한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하는 기조가 대두됐고, 이는 패션에도 영향을 줬다"며 "편안함과 활동성을 키운 스포티즘 유행이 한동안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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