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송·유틸리티株 '맑음'…중장기론 車도 혜택, 정유·화학·조선·태양광 관련株 당분간 '시련'

입력 2014-12-15 07:00  

유가하락, 수혜주와 피해주 구분 잘 해야

항공주, 연일 강세 이어져
대형항공사 前고점 넘긴 부담

한전 등 유틸리티株
원가절감에 따른 이익

해양플랜트 발주 줄어들면
조선·철강업체도 피해 불가피



[ 이고운 기자 ] 원유 수입국인 한국에 유가 하락은 기본적으로 호재다. 경상수지 흑자를 늘려주고 물가를 내려 소비증가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디플레이션 위기에 처해 있는 지금 거시 상황을 감안하면 유가 하락을 반길 수만은 없는 입장이다. 이미 인플레이션 정책을 펴고 있는 이웃 일본이 바로 그런 경우다. 또 세계 증시에 유가 하락이 악영향을 미칠 경우 한국 증시도 같이 출렁일 수밖에 없다.

○유가 하락 당분간 지속 전망

유가 하락은 당분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많다. 지난 6월만 해도 배럴당 100달러 선(WTI 기준)이었던 국제유가는 이미 40% 이상 급락했다. 그런데도 글로벌 투자은행들은 더 떨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일례로 모건스탠리는 내년 유가가 배럴당 43달러까지 떨어질 것이라는 예상을 내놓기도 했다. 유가가 증시를 좌우하는 최대 변수로 등장하는 분위기다.

○미소짓는 운송, 유틸리티주

대표적인 유가 하락 수혜주로 운송주가 꼽힌다. 지난달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원유 감산 합의에 실패한 후 항공주 주가는 날개를 달았다. 항공사 비용 중 항공유 비중이 30~40%로 높기 때문이다. 유가 하락은 상당한 원가 절감으로 이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대한항공은 조현아 전 부사장이 일으킨 이른바 ‘땅콩 회항’ 파문에도 불구하고 연일 1년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2012년 10월 말 이후 2년여 만에 종가 기준 5만원대에 올라섰다. 아시아나항공도 이달 들어 30% 이상 상승했다.

저가항공사 진에어를 자회사로 두고 있는 한진칼, 저가항공인 제주항공을 거느리고 있는 AK홀딩스도 최고가 경신 대열에 합류했다. 흥아해운 등 일부 해운주도 역시 원가 절감 기대 덕에 수혜주로 분류된다.

전문가들은 유가 하락세가 지속되는 동안에는 운송주들이 계속 주목받을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짧은 기간에 주가가 급등했기 때문에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부담스러워진 종목은 차익실현 매물이 몰릴 가능성도 있다고 지적했다. 홍진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진정되면 운송업종 내에서도 주가가 차별화될 것”이라며 “대형 항공사는 밸류에이션 수준이 전(前)고점 이상으로 올라가기에는 경쟁 심화 등의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한국전력 등 유틸리티주 역시 원가절감 기대에 따른 수혜주로 꼽힌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동차 업종도 혜택을 볼 수 있다. 박중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낮은 유가가 장기간 지속되면 자동차 판매가 늘어날 수 있다”며 “저유가 상황이 오래 이어졌던 1994년 미국의 자동차 판매는 9% 늘어 시장 예상보다 좋았다”고 말했다.

○정유·화학, 조선, 보험주 등은 유의해야

대표적인 유가 하락 피해업종은 정유주다. 유가 하락 여파가 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되기 때문이다. 유가가 더 떨어지면 어닝쇼크 발생으로 힘겨운 실적발표 시즌을 맞을 우려도 있다. 화학주는 정유주보다 상대적으로 충격이 덜하긴 하지만 유가 하락에 따른 제품가격 약세로 역시 피해를 볼 수 있다.

이희철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유가 하락세가 내년 1분기 중 진정된다면 정유주 실적 개선이 가능하겠지만 당분간은 보수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가가 추가로 하락하지 않을 것이라는 시장 전망이 우세해질 때까지 ‘시련’이 불가피하다는 얘기다.

조선주도 타격이다. 유가 하락으로 해양플랜트 발주가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사 중 HMC투자증권, KDB대우증권이 조선업종에 투자의견을 중립(Hold)으로 냈다. 이들 업체의 철강 수요가 줄어들면 철강업체들도 실적감소로 애먹을 수 있다.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도 대표적인 피해업종이다. 국내에서는 OCI, 한화케미칼 등이 해당된다. 겨울철 차량운행 증가로 사고율이 높아지면 보험사의 이익규모도 줄어들 수 있다.

그러나 주가 급락으로 저가 매력이 생겼기 때문에 유가 동향에 따라 주목받을 여지는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박성훈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국제 유가가 급락하면서 세계 에너지 산업의 주도권을 놓고 미국과 OPEC 국가가 벌이는 힘겨루기가 진정될 여지도 있다”고 말했다. 박 연구원은 “유가 하락 영향으로 수혜주와 피해주의 수익률 격차가 급격하게 확대된 상황이기 때문에 유가 안정 여부에 따라 가격 매력이 중요해질 가능성도 커졌다”고 말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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