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라일-신한·외환·농협, MBK-하나, KKR-국민·산업·우리은행과 협상
이 기사는 12월12일(04: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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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4대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칼라일과 국내 최대 PEF인 MBK파트너스 등이 국내 2위 대형마트인 홈플러스 인수전에 뛰어들 채비를 갖추고 있다.
11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칼라일과 MBK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AEP) KKR 등 국내외 대형 PEF들은 최근 대주주인 영국 테스코그룹에 홈플러스 인수의사를 비공식적으로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PEF는 홈플러스만을 인수하거나 홈플러스를 포함한 테스코의 아시아 사업부 전체를 사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전해진다. IMM PE와 미래에셋 PE 등 토종 PEF들도 홈플러스를 사들이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작 테스코 본사는 홈플러스 매각여부를 확정하지 않고 있는데도 PEF들은 이미 국내 시중은행들과 인수금융 조달을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인수금융이란 대형 인수·합병(M&A)에 나선 PEF들이 막대한 인수대금 가운데 일부를 시중은행에서 빌리는 자금활동을 말한다.
홈플러스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알려진 칼라일은 신한은행 외환은행 농협 등과 협의를 진행하는 것으로 파악됐다. KKR은 국민은행 산업은행 우리은행, MBK는 하나은행과 협상을 벌이고 있다.
IB업계 관계자는 "테스코 본사가 홈플러스 매각을 결정하면 바로 인수전에 뛰어들기 위해 실탄을 확보해 놓으려는 것"이라고 말했다.작년말 현재 홈플러스의 국내시장 점유율은 29.5%로 이마트(32.9%)에 이은 2위다. 매각가격이 7조~10조원으로 예상된다.
아시아 사업부 전체를 판다면 인수가격은 천문학적인 수준으로 뛸 전망이다. 홈플러스를 비롯해 태국 중국 말레이시아 인도 등 테스코의 아시아 사업부 2551개(한국은 631개) 매장이 지난해 올린 매출만 195억달러(약 21조6363억원)에 달한다. 아시아 사업부 전체를 인수하는 거래에는 호주 최대 대형마트인 울워스 등도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홈플러스가 M&A 시장에 매물로 나올 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태국 사업부를 팔 가능성이 더 높다는 분석도 나온다. 태국 사업부의 매출은 65억달러, 영업이익은 3억9900만달러로 홈플러스의 70%와 75% 수준이지만 연평균 5% 이상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 매각가격은 비슷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특히 '태국의 삼성그룹'으로 불리는 CP그룹 등 태국 대기업 두 곳이 인수의사를 밝히고 있어 PEF들이 경쟁할 가능성이 높은 홈플러스보다 좋은 값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거의 유일한 대기업 인수후보로 꼽히는 현대백화점은 인수의지가 높지 않고, 롯데쇼핑과 GS리테일은 홈플러스를 분리매각할 경우에만 인수전에 뛰어들 의사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IB업계 관계자는 "태국 사업부 매각에 실패하면 차선책으로 홈플러스나 아시아 사업부 전체를 매각할 것"이라며 "아시아 사업부를 싱가포르 주식시장에 상장할 가능성도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테스코는 2억6300만파운드(약 4600억원) 규모의 분식회계 사실이 드러나면서 올 상반기 순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92% 줄어들었다. 분식회계 여파로 신용등급 하락과 채권은행의 채무상환 압박이 이어지고 주가가 폭락하자 50억~60억파운드(약 8조7000억원~10조4300억원)의 자본확충에 나서야 하는 상황에 몰리게 됐다. 이 때문에 홈플러스 등 주요 자산을 팔 것이란 전망이 끊이지 않고 있다.
정영효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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