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어려울 때 큰 투자 나선 하림, 잘한다!

입력 2014-12-22 20:46   수정 2014-12-23 04:59

하림그룹이 팬오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가 됐다. 부진한 경기에 강추위까지 겹쳐 움츠러들기만 하는 연말에 들려온 모처럼 반가운 소식이다. 하림이 벌크선사 부문 국내 1위 해운사인 팬오션을 인수한다는 것은 여러 면에서 그 의미가 작지 않다.

우선 막대한 시너지가 기대된다. 하림은 닭고기 회사로 알려졌지만 실제로는 사료가 주력이다. 전체 4조8000억원의 매출 중 사료부문이 1조4000억원, 닭고기는 1조1000억원이다. 사료 원료의 95%를 수입하는데 운송비 등락이 원가의 큰 비중을 차지한다. 팬오션 인수 시 이런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다. 팬오션은 2007년 곡물수송량 세계 1위 해운사였다. 법정관리 중인 팬오션은 하림 물량과 다른 기업의 공동 구매 물량 등을 합해 연간 2조원 정도의 추가 일감이 생길 것이란 전망이다. 기업 회생에 탄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하림의 팬오션 인수는 곡물 구입·운반, 축산·가공, 유통에 이르는 전 과정의 통합도 가능케 할 것으로 보인다. 이 회사 김홍국 회장이 “카길과 같은 곡물 메이저가 되겠다”고 밝힌 것도 이를 염두에 둔 것이다.

국내 중견기업 간 M&A라는 점에서도 뜻깊다. 당초 팬오션의 인수자로 해외 사모펀드 한 곳이 유력했지만 하림 측이 인수가를 높이면서 거래가 성사됐다. 외국펀드 인수 시 수익 극대화만을 내세워 회사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일각의 우려가 말끔히 사라졌다. 기업 구조조정을 촉진할 수 있는 모범 사례라는 점에서도 긍정적이다.

기업가 정신의 전형도 보여줬다. 하림 창업주 김 회장은 농고 재학 중 닭 4000마리로 양계사업을 시작, 지금의 하림을 일군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기업인이다. 팬오션 인수도 그런 도전의 연장이다. 김 회장은 최근 나폴레옹 모자를 26억원에 낙찰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그는 한경과의 인터뷰에서 “나폴레옹은 1%의 가능성에도 도전한 긍정적인 사람”이라며 “모자가 아닌 정신을 샀다”고 말했다. 제2, 제3의 하림이 앞으로도 계속 나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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